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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 Oct 27. 2022

여행 짐 쌀 때도 제로 웨이스트

 

 배스킨라빈스의 상징이었던 분홍색 스푼을 더 이상 매장에서 만날 수 없다. 비 오는 날 실내에 들어갈 때 물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되었던 비닐봉지도 보기 힘들다. 스포츠를 관람할 때 흔들던 플라스틱 재질의 응원용품도 이제는 사용이 금지된다. 슈퍼마켓에서 더 이상 무상으로 비닐봉지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나 스타벅스에서 머그컵을 사용해야 하는 것 등은 이미 익숙해졌다. 


 2019년 환경부에서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영향으로 일상에서도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다음 달 24일부터는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가 보다 강력해진다. 당연했던 일상이 달라지는 데는 적응 초기 불편한 점이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당연해지는 날이 올 것이다. 


 이번 개정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달리지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숙박업소에서 제공하던 일회용 위생용품이다. 이미 일부 고급 호텔이나 리조트 등을 중심으로 기존 무상으로 제공하던 일회용품을 다회용 물품으로 교체하거나 아예 제공하지 않는 움직임이 보인다. 


@롯데호텔 앤 리조트 일회용품 제공 중단을 알리는 공지사항 홈페이지 캡처


 여행 짐도 무거운데 샴푸, 린스, 바디워시, 칫솔, 치약 일일이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무상으로 제공해주니 편리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면 아쉽지만 따로 챙겨 가야지 어쩌겠는가. 미래를 위한 일이라니 불편해도 조금 감수하는 수밖에. 


 개인적으로 위생용품을 챙긴답시고 또다시 소형용기를 구매하거나 일회용품을 돈 주고 구매해서 다닌다면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이 참에 아예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여행용 짐 꾸리기를 고민해보면 어떨까. 짐도 무겁지 않으면서 쓰레기도 나오지 않고, 간편하게 챙길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그 간편한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째, 비누를 적극 활용한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를 대신해서 올인원 비누를 챙긴다.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비누가 있다면 일부만 칼로 잘라서 가져가도 된다. 틴케이스에 담아 간다면 불필요한 비닐 사용도 막을 수 있다. 비누 하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씻을 수 있다. 액체가 담긴 무거운 통을 가지고 다니거나 일회용 용기에 덜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으니 좋다. 따로 여행용 제품을 구매할 필요도 없다. 


 둘째, 고체 치약을 챙긴다. 


 치약은 고체 타입으로 필요한 만큼만 덜어 가져 갈 수 있다. 아직 고체 치약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 사용자라면 소용량을 구입해 여행 갈 때만 써보는 건 어떨까. 무게도 가볍고, 정량을 모두 쓴 후에는 빈손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좋다. 칫솔은 대나무 칫솔을 챙긴다면 더 좋겠다. 


 셋째, 화장품은 샘플을 챙기지 않는다. 


 미니멀을 실천한 이후 샘플은 받지 않지만 종종 택배 배송으로 오는 경우는 받아둔다. 이런 제품을 따로 모아두지 않는다. 샘플을 서랍 속에 보관하고 있다가 잊어버리고 쓰레기가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대신 본품을 개봉하기 전에 샘플부터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잊어버리고 안 쓰는 일이 없어지고, 미니멀 라이프도 실천할 수 있다. 여행 짐을 챙길 때도 집에서 쓰고 있던 샘플과 본품을 섞어서 가지고 간다. 여행지에서는 하나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모두 가져와 집에서 다시 쓰면 되니 숙박하며 내가 버린 쓰레기는 제로. 

@ 여행 가면서 챙겼던 세면도구. 간단하다. 




 하나도 어려울 게 없지 않은가. 다음 달 당장 시행되지는 않겠지만 숙박시설에서 일회용품을 제공하는 일은 점차 줄어들 것이고, 머지않아 법적으로도 금지되는 날이 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앞으로 여행 갈 때는 앞에서 제안한 대로 가볍게 세면도구를 챙겨보면 어떨까. 여행지에서도 실천하는 제로 웨이스트. 


 우리가 불편해지는 만큼 지구는 편안해질 것이다. 



* 타이틀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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