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담긴 만화편지

<청소년의 햇살> 2025년 7-8월합본호 #연의편지

by 편지큐레이터

나는 가끔 ‘편지’라는 단어를 검색창에 넣어봐. 편지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있는지 찾아보는 거지. 그러던 어느 날 『연의 편지』라는 책을 발견했어. 특별판으로 제작됐다는 표지가 정말 예뻤어. 고장 난 버스를 개조해서 만든 ‘아지트’ 같은 공간이었는데, 너무 따뜻해 보였어. 나는 아름다운 표지에 반해서 이 책을 읽기로 했지. 그런데 이 책, 만화책이더라! 야호!(원래 웹툰으로 나왔다가, 인기가 좋아서 종이책으로 출간을 한 거래.)


주인공은 이소리야. 중학생인데, 지극히 일상적인 날을 지내던 어느 날, 삶의 전환점을 맞이해.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친구를 돕다가, 자신이 괴롭힘을 당하는 표적이 되고 말지. 그래도 소리는 괜찮았어. 자기의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여름방학을 지내고 있을 때 도와주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어. 전학을 간다는 소식이었지. 소리는 당황했어. 학교에 혼자 남겨진다고 생각하니까 두려웠거든. 그래서 소리는 자신도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살아가기로 결심해. 할머니와 함께 사는 곳을 떠나, 아빠와 함께 살던 예전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 거야.


소리가 새 학교인 ‘청량중학교’에 도착한 날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첫 등교를 하는 날이었어. 소리는 너무 긴장됐어. 낯선 교실, 처음 보는 친구들 사이에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지. 예전처럼 책상이 욕으로 가득할까 봐, 아이들이 자기를 보고 낄낄대며 웃을까 봐 무서웠거든. 소리는 교실 안에서 온 신경을 곤두세운 채 앉아 있었어. 그러다 우연히 책상 밑에 붙어 있는 편지 한 통을 발견하지. 편지는 누군가 새로 전학 온 소리를 위해서 써 놓은 거였어. 편지에는 학교 지도와 같은 반 아이들의 얼굴이랑 이름이 담긴 카드가 있었어.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정보들이 적혀 있었지. 편지 봉투에는 ‘1’이라는 숫자가 있었고, ‘편지를 더 읽고 싶다면 두 번째 편지를 찾아’달라는 추신이 있었어. 소리는 편지에 적힌 힌트를 따라 다음 편지를 찾아 나서기 시작해. 그러다 ‘동순’이라는 아이를 만나게 되고, 함께 편지를 따라가며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있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맞춰나가.


『연의 편지』는 편지라는 매개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이야기야. 누군가에게 건넨 작은 호의가 그 사람에게 살아갈 힘을 준다는 걸 알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지. 소리와 동순이가 계속해서 편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추리소설처럼 박진감이 넘치고, 전체적인 스토리 속에 담긴 사연은 따뜻하고 흥미로워. 『연의 편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 상처를 안고 있지만, 그 상처를 감추기보다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해가.


이 책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건, 그림이었어. 연의 기억과 편지가 담긴 아지트, 책상 밑에서 발견한 작은 접힌 쪽지, 여름 햇살에 반짝이는 나무와 마법을 부릴 줄 아는 할머니가 있는 정원까지. 정말 이 세상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장면들이 아름다웠거든. 말풍선에 담긴 말과 다정한 그림들, 그리고 작은 스케치에도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이었어.


혹시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너도 한 번 편지를 써보는 건 어때? 꼭 글이 아니어도 괜찮아. 그림이 편하다면 그림으로, 만화로 그려서 말풍선에 너의 마음을 담아도 돼. 중요한 건 ‘전하고 싶은 진심’이 있다는 거니까. 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연의 편지』를 펼쳐 봐. 너에게도 누군가를 살게 할 따뜻하고 다정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야.


7_8월_연의편지.jpg 책 : 『연의 편지』(조현아․손봄북스‧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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