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병은 서서 생각한다
행정학교 입교 3일 차 저녁. 이곳 시설은 정말 완벽하다. 그러나, 현실로 다가온 자대 배치의 두려움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기훈단 성적보다 이곳 성적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듯한데, 이곳의 평가시스템은 상당히 운의 작용을 많이 받는다. 초반에 정하는 (추가) 근무자는 가위바위보로 선발되는데 그로 인한 추가 점수의 영향력이 막대하다. 2주 뒤 치르게 되는 각종 시험에서는 무조건 다 맞을 각오로 공부해야 함은 물론, 연극 준비나 포스터, 표어 준비도 열심히 해야 한다.
2주라는 짧은 기간은 되려 7명밖에 되지 않는 호실원들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미래가 없는 관계는 일반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몸이 고된 훈련이 거의 없어서 전우애를 느낄 계기가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니 전우애는 이러한 정신적 스트레스 상황을 함께 견디는 데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까? 유일한 비교 대상인 기훈단과 비교하자면, 이곳은 동일한 특기생들이 배속지를 놓고 경쟁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관계적 측면에서 회의적이게 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관계를 쌓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