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5월 9일
엄마 이름 옆에 선명하게 적혀 있는 ‘사망’ 두 글자.
엄마가 죽었으니 당연한 건데도, 이상하게 늘 하던 것처럼 엄마에게 전화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엄마, 나 오늘 폐쇄 가족관계 증명서 그거 뽑았어.
어. 그래. 수고했다. 밥은?
아직 안 먹었음. 배고파. 계란말이 해줘.
이런 시시콜콜한 대화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전날 직접 통신사에 가서 엄마 번호를 해지했는데도 말이다.
엄마는 평생 그 번호를 써왔다. 근데 이제 그 번호가 다른 누군가의 번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오늘 아침 병원에 갔다. 정신과 상담은 종합병원에서 받는다. 종합병원이었기에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았다. 이런 생각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냥 기분이 이상했다. 저 사람들은 뭐가 그렇게 잘 나서 저렇게 오래 사시는 걸까? 나도 참 속이 좁아진다.
엄마 나 못됐지. 나 혼내줘.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