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채소, 빨간 반찬
네 번째 꾸러미. 날씨는 어느덧 따뜻해지고 꾸러미는 푸릇푸릇해졌다.
3월 4주 꾸러미 구성
유정란, 우리콩두부, 얼갈이배추, 집장, 미나리, 깍두기, 아욱.
푸릇푸릇한 채소들과 함께 빨간 발효 반찬들 그리고 계란과 두부. 색깔의 조합이 예쁘다. 봄나물의 맛을 충분히 보면 여름 무더위를 잘 견딘다는 설이 있으니, 이른 봄에만 맛볼 수 있는 봄나물을 잘 챙겨 먹으라는 다정한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커다랗고 싱싱한 아욱의 꽉 차게 부드러운 맛이 너무 좋다. 아욱 된장국을 딱히 좋아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단백질 섭취를 위해 미나리 팍팍 넣고 주꾸미 무침. 3월은 또 주꾸미가 제철이라고 한다. 그리고 처음 보는 음식, 집장. '지난겨울에 담아 미리 잘 삭혀두었습니다. 전라도 대표 발효음식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이거 뭔지 몰라서 검색해봄. 약간 쌈장 같은 건 줄 알았는데 맵게 삭힌 장아찌에 가까움. 양배추 삶아서 밥이랑 싸 먹었다. (꽤 매웠다)
세상에 내가 겉절이를 하다닛! 얼갈이 된장국도 참 좋아하는 편인데 아욱국이랑 겹쳐서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겉절이로 만들었는데, 싱싱한 얼갈이의 살풋한 단맛이 너무 좋았다! 간이 약간 세게 되어서 두부랑 같이 먹음. 같이 먹은 반찬은 단백질용 소고기 숙주볶음.
맛이 강한 산뜻한 봄나물은 역시 오일 파스타가 맛있다. 미나리 넣고 들들 볶은 상큼하고 가벼운 파스타. 버섯의 향과도 잘 어울린다.
이번 꾸러미 재료는 아니지만, 지난번 보내주신 김치가 맛있게 익어서 김치 요리의 스테디셀러 김치볶음밥을 해보았다. 좀 더 팍 익혀서 김치찌개 먹고 싶었지만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맛있어 맛있어.
사실 깍두기는 이런저런 반찬으로 잘 먹었는데 사진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아서 한 컷. 양배추 양고기 덮밥과 곁들여 먹었다. 배추김치는 좀 익혀먹어야 할 만큼으로 왔는데 깍두기는 꽤 익어서 왔다. 며칠 두니까 맛있게 익었어 헤헤. 김치를 대량 사긴 그렇지만 또 없으면 서운한 작은 살림에 이렇게 자주 다양한 김치들이 오니까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