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좋아 수확물이 풍성한 철이라는 지금, 이번엔 조금 익숙한 채소들이 많이 왔다.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요리해 먹는 게 가끔은 더 새롭고 재미있다. 익숙한 채소가 왔을 때, 내가 마트에서 구입하던 것들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고. 모든 것들이 마트에서 보던 것들보다 작거나 크거나 혹은 거친 모양이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색깔이 너무 좋고, 채소의 결에서 느껴지는 그 단단한 수분감이 좋다.
6월 3주 꾸러미 구성
양상추가 왔으니 역시 샐러드를 열심히 먹어야지. 두부도 직접 만든 것이라 그런지 치즈처럼 고소하다. 샐러드만 단독으로 먹을 때는 아끼는 나무 볼을 꺼내본다 히히. 양상추는 우리가 생각하는 동그란 모양은 아니고 자유분방하게 자란 시골 아이처럼 생겼지만, 훨씬 아삭하고 신선하고 수분감이 많다!
마침 대파를 한가득 사둔 참이었는데 대파가 또 왔다. 꾸러미의 매력은 역시 어떤 것이 올지 미리 알 수가 없다는 것... (수요일이 배송일이고 월요일에 알려주신다) 대파를 소비하기 위해 대파가 당당하게 메인이 되는 음식을 골라보니 돼지고기 대파 구이.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 오븐에 굽굽, 뭐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다. 대파는 아주 크진 않아도 단단하고 신선하다.
대파 소진 음식 2번인 육개장. 처음으로 끓여본 육개장인데 나름대로 나쁘지 않네. 고기랑 숙주랑 고사리랑 가득 넣고 바글바글 끓여서 땀 흘려가며 훌훌 먹었다. 집에서 끓인 육개장답게 간은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하게.
맘먹고 차려낸 손님상! 브로콜리 수프와 닭튀김 샐러드, 새우 버터구이와 라자냐를 냈다. 솔직히 요즘 제일 어려운 요리는 수프다. 뭔가 맛있으면서도 계속 완벽하지 않은 느낌. 강한 향신료나 식감의 도움 없이 오롯이 혼자 해내야 하는 요리라, 잘 안되었을 땐 그게 너무 크게 느껴진다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