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결혼 생활

뭘 자꾸 참으라는 건지...

by HeeSoo
애초에 그녀에게 잘못된 배우자를 고른 선택을 한 것을 탓하는 것이라면 그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땐 사랑하니까 오래 만났으니까 이런 생각으로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하지만, ‘요즘엔 이혼한 사람이 많긴 해. 그래도 다들 다 참고 살아. ‘

전후 상황, 앞뒤 다 자르고 이 말부터 내뱉은 이들이 주변에 너무 많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아마도 이런 말들로 인해 그동안 이혼한 이들을 색안경 끼고 바라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언제부터 누가 참고 살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을까?


참고 사는 미덕..

요즘은 고통도 참지 말라며 진통제를 주는데..


어디까지가 참고 살아야 하는 기준일까? 양말을 뒤집어 벗어 놓는다던지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야 살아가다 보면 맞춰질 수도 있고 어느 한쪽이 포기를 할 수도 있는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그 기준은 객관적일 수 없다는 게 사실이 아닐까?'


부부 당사자들 사이의 문제나 가족 간의 문제를 들어내 놓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집안일이니까 한국사회에서 집안일이 밖으로 새어나가는걸 창피스럽게 생각하는 문화가 있으니까...

그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가슴에 상처로 남은 모든 것들을 말로 또는 글로 풀낼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이 말로 답변한다.


“참고 사는 건 맞는 말이지. 그 수준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른 거고 나 자신을 잃어가면서 까지 참는 건 아닌 것 같아. 이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난 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해. 그 길을 가보지 않고 깨달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 생활이 더 행복하고 이혼하길 잘했다고 생각해.”


오히려 요즘 그녀는 나와 잘 맞는 사람, 언제 어느 순간 갑자기 화를 낼지 몰라 눈치 보지 않고, 서로 대화가 잘 통하고 배려해 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누군가는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안다. ‘고 조롱할 수도 있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게 나 인 것을… 인생에서 큰 경험을 제대로 해보았고 그를 통해 깨달은 바가 있고 앞으로 다음 배우자는 잘 고르면 되지… ‘



삼국지에서 조자룡이 유비의 두 아내를 구출하지 못했을 때 유비는 다음처럼 얘기했다고 한다.


부모는 천륜이지만 아내는 옷과 같다.


지금으로 따지면 배우자는 갈아입을 수 있는 옷에 빚대어 표현한 것이다. 이 말인 즉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단 뜻이겠지..

즉, 반대로 피 한 방울 안 섞인 관계이기 때문에 그만큼 잘해야 된다는 말도 된다.


김달님의 너튜브 영상 중에서 은사님이 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만약 결혼하고 나의 아내와 부모님이 말싸움을 넘어서는 정도의 큰일이 생겼을 때, 나중에 부모님 앞에 거 무릎을 꿇고 빌지언정 그 앞에서는 무조건 아내의 편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번 금이 간 부부 사이는 다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건 좀 극단적인 경우라고 한다면 얼마 전 친구네 부부의 대화 방식을 보면서 이런 점은 참 좋다고 느낀 것이 있었다.

남편이 저녁을 먼저 먹으려고 밥을 떠놨다가 외식을 하게 되면서 빼놓았던 전기밥솥의 전원을 다시 켜는 걸 잊은 모양이었다.

아내가 "여보, 이거 밥솥 코드가 빠져있네."라고 말하자,

남편이 답했다.

"아, 자기야 미안해. 내가 아까 밥을 다시 부어놓고는 전원 켜놓는걸 깜박했네. 자기가 다시 켜줘."

아내인 친구는 다시 전원을 켰다.


어찌 보면 너무 지극히도 평범하고 당연한 대화 같지만 그녀의 눈에는 너무 색다르고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지금까지 친정이나 전 시집에서의 부모님들 모습에서나 그녀의 짧았던 결혼 생활에서 보기 어려웠던 대화법이었던 것이다.

'이런 것이 슬기롭게 결혼생활을 해나가는 방법이 아닐까?'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가 너무 쉽게 화를 내는 사람의 대화법에 치쳐서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을 찾게 된 것도 이런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굳이 자신들이 행복할 때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이 일상속에 물들어 있어 당연히 느껴지기 때문일 것 같기도 하고 그걸 듣는 이들도 그 이야기를 반기지 않기도 하고 말이다.

힘들 때 하는 푸념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가끔 이렇게 슬기롭게 살아가는 부부들의 이야기도 공유하고 나누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든 결혼이든 많은 관계들 속에서 슬기롭게 살아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cLzanauS29k&list=PLgfBOsqsXz82pFlM2YjtFws7F3JcfoJN7&index=21&t=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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