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내기

생각이 많을 때

by HeeSoo
언제부턴가 고민이나 생각이 많을 때면, 뜬 구름 잡듯이 멍 때릴 때면 집안 구석구석 청소를 하는 버릇이 생겼다.
거실, 부엌, 화장실, 이 방 저 방을 오가며 쓸고 닦고 땀을 흘리며 청소를 한다.
그러면서 이 생각 저 생각이 꼬리를 문다.
어쩔 땐 솔질, 걸레질에 집중을 하느라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역시 육체적 노동을 통해 땀을 흘리는 것만큼 사람을 참 단순하게 만드는 것도 없는 것 같다. 하하하


한때, 어릴 적엔 사람들을 만나 술 한잔을 하며 이야기를 하며 풀어내려 애쓴 적도 있었다. 그러나 마흔을 넘긴 나이가 되니 그런 자리보다는 음악을 들으며 혼자 만의 시간을 갖거나 또는 너튜브 검색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들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익숙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코로나 이후에 삶의 방식이 달라지다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전에 상담사에게 들었던 말이 문득 생각이 났다.


'생각은 진실이 아니에요...'


생각은 어찌 보면 그저 나의 추측이고 상상이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른다.

이제 뜬 구름 잡는 생각은 그만 접고 앞으로의 삶의 목표와 방향성에 대해 끄적여 본다.

알고는 있다. 삶도 인생도 생각대로 마음먹은 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는 걸...

그래도 어느 정도의 방향성이나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되지 않나...


그래서, 요즘 시작한 것이 '비워내기'이다.

거실과 방을 가득 메우고 있던 덩치 큰 살림살이들을 정리 중이다.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손때 묻은 묵은 것들은 비워내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했다.

하나 둘,, 다른 주인을 찾아간 살림살이들이 빠지고 나니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 속에서 지금 여유롭게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어느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 자고 일어난 이불부터 정리하세요.'

참, 사소하지만 마음에 와닿는 말이었다. (물론 이불 개기는 시작한 지 좀 오래되었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는 비워내기가 끝나고 나면, 나머지 것들을 마저 다 비워내고 나면

나의 머릿속도 좀 비워질까?

그럼,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내 삶을 이끌어 가게 될까?


물론 알 수 없지만,

어렴풋이 짐작을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작게나마 나의 일상에 작은 변화들이 생길 것 같다는 것이다.

뭐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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