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

있을 때 잘하자

by HeeSoo

어느 날 부모님과 함께 광장시장에 나들이를 나갔을 때였다.

엄마가 걷기 할 때 신을 신발이 필요하다고 하시길래 근처 매장을 들어갔다.


엄마는 이것저것 둘러보시는데 아버지는 가만히 앉아만 계셨다.

"딸내미가 하나 사준다는데 당신도 골라요."

"아니야, 난 괜찮아."

아버지가 거부하셨다.


"에이. 언제 또 이런 기회 올 지 모르니까 얼렁 고르세요."

"당신도 이리 와서 같이 골라요." 엄마와 함께 아버지를 재촉했다.


이왕이면 두 분이 커플로 골라서 신어보시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그렇게 신발 두 개와 엄마가 고른 챙 있는 모자 하나...


얼마 뒤 집에 가서 보니 그렇게 싫다하시던 아버지는 요즘 그 신발만 신는다고 엄마가 그러셨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이런 게 부모님의 마음이구나... 좋아도 갖고 싶어도 싫다고 표현하는 마음...'


자식 돈 쓰는 게 아까워서 그러셨으리라...




자식이 제짝을 찾아 결혼하는 것만큼 기쁘면서도 섭섭한 일이 없을 것이고 또 반대로 이혼할 때만큼 마음이 아픈 일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힘든 상황을 겪을 때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도 단 하나의 내 편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부모님'이셨다. 어찌 보면 자식이 신경 쓸까 마음 아픈 티도 못 내면서 누구보다 더 가슴 졸인 분들이 그분들이 아녔을까?


그 시간들이 지나가고 어느 날, 밝게 웃는 내 모습을 보시며 좋아하시던 부모님의 얼굴이 생각난다.

이제 우리 딸이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나 보다고 생각하셨을 것 같다.


"전에 너 얼굴 보면 속상했어. 스트레스 때문에 인상 쓰고 얼굴은 반쪽이고.. 너는 몰랐지?

지금은 얼굴이 아주 피셨네요. 피부도 다시 좋아지고."

엄마가 밝게 웃으며 말을 건네셨었다.


어차피 어떤 선택이든 부모님을 위한 선택은 아니었다. 누구보다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선택이 결국 또한 부모님을 위한 것이 었단 생각이 든다. 결국 자식인 내가 편안하고 행복해야 부모님의 마음도 편안하다는 것을 이제라도 알았으니 말이다.


점점 나이 들어가면서 어느 순간 키가 작아진 듯한 부모님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옴을 느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그분들을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앞으로는 전화도 좀 더 자주 하고 전보다 자주 찾아뵈려고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이번 주말은 부모님과 점심 약속을 했다.

기뻐하실 부모님 얼굴을 생각하니 내 입가에도 웃음이 맴돈다.



Cover photo from https://dasforyou.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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