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간다

영화를 싸게 보는 꿀팁

by 헤세Hesse

나의 취미생활 중 하나는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는 것이다. 영화가 재미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의 영화 보기는 대부분 만족스럽고 나에게 행복감을 준다. 일단 영화관에 머물고 있는 것 자체가 좋다.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아늑함은 다른 공공장소에서는 찾기 어렵다. 그리고, 아무리 머릿속이 복잡하더라도 영화를 보는 동안만큼은 다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다른 어떤 것에도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핸드폰을 그냥 내버려 두는 시간일 것이다. 이러한 시공간적 만족감이 나에게는 무엇보다 큰 것 같다.


영화 보기는 혼플(혼자 플레이)하기에 적합하다.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사람들이 북적이는 놀이공원, 워터파크 등을 갈 때와는 달리 영화를 보는 것은 굳이 동반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영화를 보는 동안의 대화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불필요한 것에 가깝다. 그러므로, 말없이 혼자 있는 뻘쭘함을 느낄 이유가 없다. 사람들의 시선도 스크린을 향하고 있을 뿐, 주위사람들을 바라보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영화가 시작할 때 관람객이 어느 정도 되는지, 영화가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 어디 나가는 사람은 없는지 주위반응을 살펴볼 때 정도이다.


나는 한국영화를 좋아한다. 거의 한국영화만 보는 편이고, 한국영화는 대부분 다 보는 것 같다. 2022년 작년 한 해 27편의 영화를 영화관에서 봤는데, 아바타 리마스터링과 아바타:물의 길 등 6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영화였다. 노래도 팝송보다는 K-pop을 좋아하는 걸 보면 나는 정서적으로 전형적인 신토불이형인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외국영화는 자막을 함께 보는 편이다. 그러려면 영상에서 자막으로, 또 자막에서 영상으로 순간순간마다 시선을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영화관의 장점인 넓고 큰 스크린의 웅장함이 오히려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온전히 영화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반면, 나는 러닝타임이 2시간을 훌쩍 넘는 영화는 웬만해선 안 본다. 큰 마음먹고 아바타:물의길(192분)을 보기는 했는데, 다시 한번 2시간 내외의 영화만 보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아무리 영화가 재미있어도 2시간 10분을 마지노선으로 하여 그 이상은 힘든 것 같다. 화장실도 가야 하는 생리적 현상을 억제하기 어렵고, 집중력이 약해지는 정신적 한계가 있으며 무엇보다 오랜 시간 앉아있어야 하는 신체적 불편함의 정도가 커진다. 그래서 나는 러닝타임이 2시간 반이나 3시간에 가까운 영화는 뮤지컬처럼 5분 또는 10분의 인터미션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영화는 2시간 이내로 만들어 주시기를 영화 관계자분들에게 부탁한다.


나는 3가지 옵션으로 만원 미만의 가격을 지불하고 영화를 본다. 우선, 스피드 쿠폰을 이용한다. 스피드 쿠폰은 코로나로 인해 영화관에 관람객이 줄어들면서 도입된 이후 정착된 제도로써, 원래의 가격에서 8천원~1만원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선착순이라 영화광인 나도 8천원을 할인받아 본 게 다다. 주중에는 영화가 13,000원이고, 금요일을 포함하여 주말에는 14,000원이니 8천원짜리 스피드 쿠폰을 적용받으면 주중에는 5천원, 주말에는 6천원의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문화가 있는 날'에 영화를 본다.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하는 날로써,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이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영화 시작시간을 기준으로 오후 5시에서 9시까지의 영화를 7천원에 볼 수 있다. 2021년 8월 전까지는 5천원, 2021년 8월부터는 6천원이었는데 2022년부터는 7천원으로 인상되어 아쉬움이 조금 남는 가격이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


마지막으로, 작은 영화관을 찾는다. 작은 영화관은 CGV나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가 없는 작은 도시나 군 단위의 지자체에서 주로 운영하는 영화관이다. 스크린이 조금 작은 편이기는 하지만, 2023년 올해부터 천원 인상된 가격인 7천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 나는 강원도 본가에 가는 주말에 자주 이용하는데,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국에 82개나 되는 작은 영화관이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일반영화 외에도 독립영화나 예술영화까지 접할 수 있는 작은 영화관은 디트릭스 사이트(www.dtryx.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영화 예매까지 가능하다.


영화를 정가보다 싸게 보는 것이 내가 영화를 통해 얻는 만족감과 행복감이 큰 이유 중에 하나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끼는 감정의 정화는 선뜻 다음 영화를 기약하게 하는 주된 이유이다. 신기하게도 영화관을 나설 때면 자고 일어난 것처럼 머리가 맑고 나른한 느낌인데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가 선사하는 하나의 선물이다. 무언가에 몰두함으로써 뇌의 한 부분이 초활성화될 때, 나머지 뇌의 영역은 온전히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평소에 논리적인 사고를 많이 하는 나도 영화를 볼 때만큼은 나를 온전히 내려놓고 감성적인 사고에 빠져드는 가 보다. 물론, 그렇다 보니 내용이 심오하고 스토리 전개가 복잡한 영화는 그 흐름을 놓치게 되는 역효과가 있지만... 그래도 나는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또다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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