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떠나기 전, 친한 친구인 J는 나를 엄청 말렸다. (나는 친한친구 모임이 있었는데 J를 포함해서 모두들..)
J: 넌 지금 번아웃인거야. 어느나라건 뭘 하던 그런 문제가 아니야. 넌 지금 그냥 지친거야.
그런가, 하고 대답했지만.. 정말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한국에 오니까 확실히 알았다. 번아웃에.. 자존감도 자신감도 많이 낮아졌다. (왠지 모르겠지만.. 힘들고 지쳤었고 내 모습이나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감정적이기도 했다.
한국에 와서 책도 읽고 친한 친구를 만나고.. 이것 저것 배우러 다녔더니 조금씩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완전히 괜찮아지진 않았다, 아직..) 새로운 취미를 만들었고 새로운 곳들에 갔다. 미뤄왔던 치료들 (치과, 피부과)을 시작했다. 운전 강습도 시작했다. 모든 게 조금씩 이성적으로 판단이 됐다. 잘 돌아왔다, 지금은 한국에 있는 게 정말 잘하는 것 같아, 하고 혼자 생각해보지만.. 오늘같이 가끔씩 베트남이 너-무 그리운 날이 있다.
베트남에서 만난 사람들, 친구들- 이 그립다... 그치만 다들 잘 지내겠지..? 생각해보니까 베트남에 있을 때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사실 그때 자존감도 자신감도 너무 떨어져 있어서, 만나지 못했고 그 손을 잡아주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항상 긍정적이고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베트남에서 힘들고 지쳐서 누군가한테 마음을 여는 게 너무 어려웠다.. 조금만 더 여유있게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땐 하루 하루 살기 벅차서 여유가 없었다.
다시 돌아온 한국.. 자신감이랑 자존감을 얼른 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