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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 Jun 17. 2021

재택근무 일상

 

  호치민은 락다운에 들어가서 대부분 회사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5월 3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됐다.. 연장돼서 아마 이번 달 내내 재택근무할 것 같다..)  말레이시아도 MCO라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14일까지 MCO 였는데 28일까지로 연장됐다고 한다..) 요즘은 말레이시아 컨트리 매니저인 데스몬드한테 세라핀이랑 같이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팀 미팅 참관도 하고 있다.  



  아침부터 말레이시아 동료 웨니의 줌 미팅에 들어갔다. F&B 클라이언트였는데 그 회사에는 3명 담당자가 참석했다. 그중에 1명 팀 리더인 말레이시아 중국계 남자가 있었다. 말 많고 재밌는 사람이었다. 


웨니: 안녕, 다들 참석했지? 그럼 미팅을 시작할게. 데스몬드는 이따가 참석하기로 했어. (스크린 쉐어하며) 일단 회사 소개를 할게. 

팀리더: 웨니! 카메라 켜! 아 참, 안 보이잖아. 


  웨니는 카메라를 끄고 있었고 클라이언트 사이드는 다 켜고 있었다... 나는 참관만 하는 거여서 (사실 쌩얼이라..) 카메라를 켜지 않았다. 


웨니: (카메라를 켜며) 음.. 그럼 시작할게.

팀리더: 웨니, 집이야? 

웨니: (무표정으로) 응. 

팀리더: 아 웨니, 근데 그 창문.. 배경이 뒤에가 눈부시잖아. 커튼 좀 내려~ 줌 미팅은 이래서 문제야. 집중이 안돼 @#$%^&** 아니면 배경 사진 다른 걸로 바꾸던지. 

웨니: (무표정으로 비디오 배경을 하얀색 집 거실 사진으로 바꾸며) 음.. 그럼 일단 첫 번째는..

클라이언트 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mute 한 채로) ㅋㅋㅋㅋㅋㅋㅋㅋ


  웨니가 무표정인 모습이 귀엽고 웃겼다. 어쨌든 미팅은 잘 끝났다. 



  재택근무가 시작되고.. 가끔 침대에 누워서 드라마 보면서 일할 수 있는 점? 은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대체로 바쁘니까 그냥 출근 시간이랑 퇴근 시간 맞춰서 일하게 된다. 집에만 있으니까 너무 답답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큰 집으로 이사 갔었어야 했는데.. 답답해서 가끔 저녁에 나가서 걸어 다니긴 하는데 어차피 문 연 곳도 없고 거리에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그래서 요즘엔 저녁에 넷플릭스로 드라마 보고 가끔 친구 한 명 정도 만나서 산책하러 간다. 저번 주에는 사이공 펄 근처에서 산책했고 이번 주는 살라! 





   오랜만에 퇴근 시간 직전, 세라핀과 통화했다. 싱가포르 HQ도 예전부터 계속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있는 세라핀도 집에서 일하고 있는데 답답하다고 했다. 나는 세라핀이 좋다. 솔직하고 직설적이고 유쾌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사람이다. 그녀와의 대화를 적고 싶지만 너무 private 해서 적을 수가 없다.. 


세라핀: 사실 그 이메일은 말이야..


  내가 저번 달 받았던 이메일의 진실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ㅇ_ㅇ;; 


나: 세라핀, 얘기해줘서 고마워. 근데.. 난 누군가 나에 대해서 뭐라고 하든 평가하든 신경 쓰지 않아. I really don't care..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이 제일 중요하지. 

세라핀: 풋, 나도 마찬가지야. %^&**(((*&&^ (자기 얘기를 함..)

나: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고 하루하루 배워가고 있어. 그리고 그게 다야.  

세라핀: 맞아. 나도 그래.


  제슬린에 대한 얘기도 했다. 


  제슬린이 그만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제슬린과 같이 일하면서 즐거웠다. 디렉터면서 항상 겸손하고 배우려는 자세와 실수를 해도 그럴 수 있지,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지? 하고 넘어가는 긍정적인 마인드도. 정말 닮고 싶은 사람이다. 이커머스 회사로 이직했다고 한다. 확실히 요즘 대세는 이커머스인 것 같다. 



  세라핀과 나는 결국 코로나 얘기를 하면서 대화를 끝마쳤다.. 




  비록 재택을 하고, 오피스가 달라서 스크린으로 밖에 볼 수 없지만... 회사 동료들이 다 좋은 사람들이라서 함께 일하는 게 정말 즐겁다. 우리는 서로 competition 하지 않고 같이 growing 하고 있다. 직급이 있지만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 돕고 이끌어준다. 



  호치민 락다운이 얼른 끝나서 운동하러 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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