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광고 제안서를 썼을 때의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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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보니까.. 한심하다..ㅇㅅㅇ;;; 어떻게 저렇게 일했지.. 지금은 그만둔 제슬린에게 왓츠앱으로 그동안 고마웠다고 얘기했다..
어쨌든 그 이후로 나는 많은 제안서들을 썼다. 하지만 제안서를 쓰면서 항상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 조지(사장)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 조지, 그거 알아? 한국이랑 일본은 제안서 수준이 높대. 그러니까 내 생각엔 한국과 일본 클라이언트들은 제안서에 대한 기준(standard)이 높은 것 같아.
조지: 우리 회사는 어느 나라 회사니?
나: 싱가포르.
조지: 그렇지. 우리 회사는 한국 회사가 아니야. 우리는 international 회사니까 제안서도 international standard 에 맞춰서 하자 - 어때?
나: (그러면 되는구나..) 그래.. ㅇㅅㅇ
하지만 이 대화 후, 나는 데스몬드에게 제안서 쓰기에 관련된 트레이닝을 받게 되었다 - 역시 조지와의 대화에서는 이렇다. 내가 대수롭지 않게 말한 것도 조지는 꼭 기억해서 피드백이든 해결책이든 뭔가를 제시한다.
예전에 조지는 제안서 쓰기를 설명할 때 이 3가지를 강조했다 - Job, Like, Budget. 여기서 Like가 나오는 이유는 완벽한 제안서는 없다는 거겠지? 제안서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다. 누군가 엄청 좋아하는 제안서가 누군가에게는 worst 제안서일 수도 있다. 제안서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
데스몬드는 이렇게 말했다.
데스몬드: 제안서는 심플하게 가야 돼. 복잡하게 디자인 이것저것 넣고 폰트 바꾸고 그러지 마. 중요한 건 아이디어와 전략이야. 그리고 니가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제안서를 써봐. (just plan it like you are telling a story)
이렇게 말한 데스몬드는 디자인도 전공했다.. ^0^
데스몬드의 말을 듣고, 부족했던 부분이 채워지는 것 같았다. 스토리텔링이라는 비유가 좋았다. 하나의 ppt를 하나의 책이라고 생각해보자. 한 장씩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는 것처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짜임새 있고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것. 하지만 물론 너무 감성적이면 안된다. 숫자와 전략도 써야 하고 특히 제일 중요한 - budget 부분은 꼼꼼히 잘 써야 한다.
한동안 정말 심플하게 제안서를 쓴 적이 있었다. 그러다 한국식 제안서 스타일이 궁금해서 한국 책인 <기획의 정석> 과 <제안서의 정석> 을 읽었다. 확실히 한국 제안서 스타일이 훨씬 이쁘고 세련됐다. 세련된 ppt 디자인과 폰트들과 섬세한 스토리텔링, 형식이 없는 제안서에 형식을 부여함 (who/why/what/what else/how to/ if) 요즘엔 한국식으로도 만들어보고 있다. 역시 나는 한국인인가 보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