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음, 높고 낮음, 조절 방법들
저번 ep에서는 스토리에서 설득력을 어떻게 챙기는지 알아봤습니다. 왜라는 질문 앞에 설정이라는 대답을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었죠. 이번에는 그 설정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이 이어지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하죠.
“설정에 대한 모든 것”
먼저, 설정은 스토리를 만드는 데 있어서 필수입니다. 설정들이 모여 전개를 만들고, 절정과 위기를 만들며 결말까지 이어질 테니까요. 그것들의 기반, 즉 작은 나사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럼 그중에서는 큰 나사도 있고 작은 나사도 있겠죠. 큰 나사는 큰 톱니바퀴에 들어가 큰 작동을 만들 거고, 작은 나사는 작은 작동을 만들 겁니다. 스토리에 들어갈 설정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설정에 강도를 생각하면 되는데, 간단하게 생각하여 정도를 맞게 맞춰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본격적인 예시를 들어보죠, 한 악당이 있습니다. 이 악당은 아주 사악하고 끔찍한 짓을 벌입니다.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기까지 하죠. 그러면 여기서, 이 악당이 왜 악당이 되어 나쁜 짓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넣어야겠죠. 이유에 해당할 설정에 두 가지 답안을 먼저 봅시다. 한 답안은 악당이 어릴 때부터 따돌림을 비롯한 폭행, 폭언과 핍박을 당해왔고, 그게 해결되지 못하고 쌓이고 쌓여 끝내 되돌리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비가 오는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트럭이 물웅덩이를 밟아 자신에게 흙탕물이 튀었다, 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앞선 이유에 대한 알맞은 설정은 무엇일까요?
다른 판단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자겠죠. 이 판단은 다름이 아닌 우리가 했습니다. 즉, 인간이 했죠. 인간은 무엇으로 판단을 할까요? 당연히, 자신이 자라오며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로 할 겁니다. 우리는 그걸 개인의 삶이자, 경험이라고 부르고요. 이렇듯, 삶을 살아온 인간이 느끼기에 이유에 대한 더 합당한 설정은 전자였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이게 맞지”하는 생각이 드는 설득력이 있는 설정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면 여기서, 판단을 하고 전자의 설정을 넣는 건 작가입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죠. 한 편, 이 이야기를 소비하는 쪽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사람이면 마땅히 느낄 판단으로 설정을 넣었고, 그 설정에 사람이라면 마땅히 느낄 공감을 한다는 거죠. 이게 설득력의 기반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반대로, 후자의 설정을 넣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물론 후자의 이유로 악당이 되었다고 해도 공감할 사람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보다는 적겠죠. 이유는, 전자가 끔찍한 악당짓이라는 무게에 짝이 맞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정도가 같기에, 알맞은 설정이 될 수 있는 거죠.
다른 예시를 들어볼까요? 한 인물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고 있습니다. 감정이 벅차오르는 탓에 말도 못 하고 그저 감동하고 있죠. 이 행동에 대하여 왜를 던지고, 그에 맞는 이유를 넣어봅시다. 마찬가지로 설정은 두 가지 답안이 있습니다. 하나는, 평생 바라며 노력했던 끝에 향하던 목표에 도달했다, 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친구에게 선물을 받았다, 입니다. 마찬가지로 설정을 넣는 입장에서 먼저 봅시다. 어떤 답안이 더 알맞고, 행동과 정도가 맞나요?
자연스럽게, 전자일 겁니다. 그러면 이제는 이야기를 소비하는 입장에서도 봅시다. 그래도 자연스럽게 전자겠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보통의 경우들을 전재한다면 그러할 겁니다. 이는 모두 인간이 판단한 거고, 그 판단의 이유는 느껴지는 설득력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행동에 맞는 이유인 설정을 넣을 때, 그 무게와 정도를 생각하고 알맞게 넣어야 합니다.
예시는 전부 큰 설정이었지만, 당연히 정도와 무게를 맞춘다면 사소한 일에는 사소한 설정을 넣어야 합니다. 무엇이든 설득력을 챙기기 위해서는 행동에 대한 설정이 너무 과해서도, 너무 작아서도 안되니까요. 다만, 설정이 행동을 과분하게 설명하는 게, 적은 것보다 낫습니다. 이유는, 설정이 행동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그 행동은 그 시점에서 실패한 행동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과분한 경우엔 그 넘치는 걸 추후에 이어지는 행동으로 더 풀어낼 수 있습니다. 여러 그릇에 나눠서 담는다는 느낌이죠. 부족하면 한 그릇도 제대로 못 채우는 거겠고요.
물론 설정이 행동을 설명하지 못해도, 추후 전개와 추가를 통해 설명이 보충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앞선 과분한 경우에 비해 어렵습니다. 계속 설득력을 추가하며 설정이 추가되고, 설명이 길어지게 되면 엉키기 쉽기 때문이죠. 물론 어느 쪽도 틀렸다고 말할 수 없기에, 장단을 따지고 자신이 더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게 맞습니다. 추가적으로, 인물에 대한 질문 말고도 질문을 던지고 설정을 대답하는 게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스토리 전개의 사건과, 결말에 대한 것들이겠죠.
왜 이 사건은 이곳에 이런 식으로 왔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그에 응당한 이유로 설정을 넣거나 설명을 이어볼 수 있겠죠. 이런 경우에는 인물의 행동보다는 아무래도 더 크고 복잡한 이유와 설정이 나옵니다. 작품 전체 시간선을 보았을 때, 결말은 이 정도 시간선에 있으니, 그 직전까지 몰아치는 절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 사건이 초반에 깔리면서 세계관을 설명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요. 이렇듯 설득력을 챙기면서도 전체적으로 구조와 설계를 따지는 질문이 됩니다.
모든 질문과 설정은, 서로 알맞은 정도로 이어 붙이며 전개하면 됩니다. 결국 무엇이든 설득력을 챙기기 위함이라는 걸 인지하면 더욱 편하겠죠. 이야기는 무엇이든 소비되며 이해를 통해 감상될 수 있는 것이니, 그 이해를 위해서 설득력을 잘 끼워 넣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전개를 짜보면서 연습한다면 금방 익숙해지실 겁니다. 그럼, 건필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