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 시나리오 작업의 전부

by 풍기정


여태까지 소설과 스토리텔링 작업에 대해서 알아봤죠. 그 둘은 닮은 게 많아서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작가가 하는 일인 창작과 응용, 기획을 모두 아우르는 내용이었죠. 해당 내용들을 기본기라고 생각하면, 이번 시나리오 작업은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약간의 심화 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죠!


“시나리오 작업의 모든 것”


우선, 시나리오는 쓰는 법이 따로 있습니다. 씬넘버를 매기고, 장소와 시간대를 쓰는 방식이죠. 아마 어디서 인가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카메라 구도와 연출, 기법과 더불어 대본과 같이 적혀있죠. 다만, 이건 영상과 시나리오를 공부해야만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의 고객으로 오는 클라이언트분들 중에는 시나리오를 공부하신 분이 많을까요, 아닌 분이 많을까요? 잘 아시는 대로, 아닌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까, 서비스를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시나리오 작업은 받을 수 있지만, 그 한계는 명확하게 “클라이언트가 시나리오를 공부하지 않았다는 “으로 묶이니까요. 점차 작업 횟수가 늘어나고 자리를 잡다 보면 영화제작사, 영화감독, 기획자 분들에게서도 많은 문의를 받습니다. 모두 시나리오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이죠. 이 분들에게 의뢰를 받는데 공부를 안 한 탓에 어버버대면 당연히 작업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서비스를 개시하고, 성장하는 추세에 따라 맞춰 공부를 하시는 게 좋다는 말입니다.

차후 이야기가 되겠지만, 공부를 너무 깊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 틀과 작성되는 방식, 기법 등만 이해했으면 됩니다. 이유는, 어차피 클라이언트분들마다 요구하는 시나리오 작성 틀이 조금씩 다릅니다. 다들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디테일한 부분들에서 차이를 보이죠. 그러니 너무 깊게 공부를 하여 그곳에 갇히기보다는, 여러 틀에 맞춰 적응할 수 있는 정도를 권장합니다.


이렇게 시나리오 작법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봤으니, 이제는 시나리오는 무엇이고 왜 작업이 생기는 가를 알아봐야겠죠. 먼저 시나리오를 제일 간단하게 이해하려면, 소설을 영상으로 바꿀 건데, 카메라가 위치가 바뀔 때마다 씬이 달라지며 전개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소설의 이야기 뼈대를 카메라로 표현해 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이유에서 작업이 생기는 원인도 알 수 있습니다. 영상은 텍스트보다 표현할 수 있는 게 다양합니다. 한 장면에 많은 변화를 넣을 수 있고, 빠른 장면 전환과 느린 전환, 정지까지도 가능하니까요. 똑같이, 소설보다 영상에서 내보일 수 있는 묘사, 표현, 연출이 더 많다는 겁니다.


그 다양한 것들이 필요하여 시나리오 작업은 발생합니다. 아까 시나리오 작업이 약간의 심화 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소설에 비하여 더 많고 다양하다고 했죠. 비교 대상이 소설입니다. 그 말은 즉슨, 소설을 이미 어느 정도 잘 다루고 익숙하게 써야 시나리오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소설을 쓰면서,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봤을 때 그 그림이 자연스럽게, 어색하지 않게 이어지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걸 너머서, 텍스트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소설이 답답하게 느끼고 영상으로 만들어서 더 풍성하게 내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죠. 다소 잔인한 말이겠지만, 소설이라는 그릇에 물을 거의 다 채워야 시나리오라는 그릇에 물을 채우기 시작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소설을 잘 쓴다 -> 잘 쓴 샘플 소설을 업로드해 놓는다 -> 클라이언트가 소설을 보고 이 사람의 묘사, 표현, 연출 능력을 본다 -> 소설임에도 해당 능력들이 출중하다고 느껴지면 영상화 작업에서는 더 풍부해질 걸 기대하고 의뢰를 한다. 이런 흐름이 됩니다. 소설을 보았는데 앞서 말한 능력들이 부족하면, 당연히 영상화를 기대할 수 없겠죠. 모래주머니를 차고 빠르게 달리는 선수가 모래주머니를 풀고는 더 빠르게 달릴 거라는 예상과 똑같습니다.


그러면 질문이 생길 수 있겠죠, 어떻게 소설을 잘 쓸 수 있냐, 애초에 시나리오 샘플을 업로드하면 안 되냐는, 그런 질문들이 있겠습니다. 답변을 드리자면, 소설을 잘 쓰기 위해서는 상황 자체를 엄청 세밀하게 풀어 해체하며 작성해 보세요. 예를 들어서 인물끼리 싸우는 장면에서 누군가가 맞고, 넘어지며 휘청이고, 그걸 본 지나가는 행인이 어떤 표정을 짓고, 휘청이다가 어떻게 멈춰서 다시 반격을 준비하며, 그동안 때린 인물은 어떤 행위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그 순간에 들려오는 소리와 온도, 때린 인물이 느낄 감정과 촉감, 맞은 인물이 느낄 분노, 감각 이상까지 말이죠. 이렇게 상황 장면 자체를 아주 세세하게 풀어서 쓰는 연습을 하면,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데에 익숙해집니다. 더욱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필력 상승은 보너스죠.


다음으로 애초에 시나리오 샘플을 업로드하면 안 되냐는 질문엔, 시나리오를 잘 쓰신다면 당연히 그러셔도 됩니다. 다만, 클라이언트가 봤을 때 잘 쓴 게 아니고 완성도가 낮게 느껴진다면 그건 꽤나 큰 감점이 될 겁니다. 클라이언트들도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 당연히 고민을 합니다. 다른 서비스들과 비교하며 샘플 글도 다 비교해서 보죠. 그 비교에서 진다면, 당연히 구매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누구나 프리랜서로 서비스를 내걸 순 있지만, 모두가 외주 작업을 받지는 못하는 이유죠. 계속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발전시키며, 성장하는 걸 보여야 클라이언트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시나리오보다 비교적 잘 쓰기 쉬운 소설을 먼저 업로드하라는 말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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