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5 프리랜서 작가의 직업병

by 풍기정


여태까지 프리랜서 작가에 대해 다방면으로 둘러보았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여러 입장을 가진 체 바라보기도 했죠. 이번 ep에서는 보다 가벼운 분위기로 프리랜서 작가의 직업병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시작하죠!


“프리랜서 작가의 직업병”


우선, 직업병이라고 하여 정말 질환이나 질병을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프리랜서 작가가 가지게 되는 습관이나 버릇에 대한 이야기죠. 대표적인 걸 예를 들어보면, 간호사분들은 병원이 아닌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팔뚝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핏줄을 찾게 된다는 게 있습니다. 병원에서 핏줄을 찾아 주사를 놓기를 많이 반복한 탓에 생긴 직업병이죠. 이렇듯 프리랜서 작가에게도 나름의 직업병들이 있습니다.


가장 크게는 글 자체에 중독된다는 게 있습니다. 동시에 글을 혐오하기도 하죠. 애증의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아무런 글도 읽기 싫고, 쓰기도 싫지만 글을 쓰지 않으면 불안하고 지루한 상황이 딱 그러하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온갖 작업들을 진행하며 글을 읽고 쓰고 꾸미다 보면 당연히 글이 질립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끊을 수 없는 중독도 느껴집니다. 머리는 멈춰서 그만하라고 하는데 손가락이 알아서 움직이는 느낌이랄까요. 와중 머리도 그걸 은근히 허락하고 즐기는 느낌이 있습니다. 좋으면서 싫고 싫으면서 좋은 느낌이죠.


글에 중독이 되어버리면 생기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길거리의 아무 간판이나 광고를 괜히 한 번 더 보게 되죠. 더욱이 짧은 수필이나 카피라이팅도 놓칠 수 없게 됩니다. 단순히 글을 좀 더 본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속으로 감상과 평가를 내놓기도 하죠. 시선에 닿이는 모든 글들이 대상입니다. 그렇다 보니 활자로 가득한 세상에서는 모든 게 탐구 대상이 되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온 세상이 콘텐츠가 되는 겁니다. 그 탓에 쉴 틈이 없다는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정말, 애증의 관계 답죠.


나머지로는 자잘 자잘한 것들이 있습니다. 맞춤법에 유독 집착하게 된다거나, 괜히 사전을 뒤져보며 단어들을 살피는 게 있겠네요. 저는 그 탓에 맞춤법 검사기를 애용하기도 합니다. 쓴 글을 검사기에 넣고, 수정하고 또 넣고, 넣은 걸 또 넣기도 합니다. 가만히 보면 글자 중독이 아니라 맞춤법 검사기 중독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더욱이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면 괜히 사전을 펼쳐보곤 합니다. 평소에 잘 쓰지 않았던 단어, 생소하지만 적합한 단어가 있는지 둘러보며 인풋을 얻는 거죠. 그걸로도 모자라다고 느껴지면 옛날에 썼던 글을 되돌아보기도 합니다. 그런 탓에 메모장 어플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길어지곤 하죠.


위에서 서술한 게 작가가 가지는 직업병이라면, 프리랜서라서 가지는 직업병도 있습니다. 작업이 없을 때면 괜히 서비스를 만져보거나, 다른 서비스들을 구경하는 거죠. 더욱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볼까, 요즘은 어떤 서비스가 인기가 많나 하며 둘러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작업을 찾는 클라이언트에게 직접 컨텍을 하기도 하죠. 저는 일이 없거나 잠깐 정체되면 앞서 말한 활동으로 여가시간을 때웁니다. 뭐랄까, 일과 휴식의 중간에 있는 행동이랄까요. 죄책감은 덜면서 여유는 부릴 수 있는 시간이죠.


이렇듯 프리랜서 작가의 직업병을 다뤄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작가인 탓에 글자에 관한 것들이 많았네요. 하긴 하루에서 꽤나 많은 시간을 글자를 다루는 데 할애하니, 당연한 결과인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 ep에서도 말했듯이, 작가는 결국 이 직업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만 남는 직업군인 탓에, 이런 직업병은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분들이 다수일 듯합니다. 때로는 엄청 단순해 보이면서도 까보면 복잡한 작가라는 직업이네요. 그럼, 다음 ep에서 만나요!


이전 14화ep.14 프리랜서 작가의 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