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과정
저번 ep에서는 브랜딩과 셀프 홍보를 알아보았습니다. 더욱이 프리랜서 작가의 기회, 출판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죠. 아무래도 제가 직접 겪었던 일이다 보니, 여러분들에게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번 ep에서는 보다 출판이라는 과정에 세세하게 들어가 보도록 하죠.
“출판에 대하여”
우선 저는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출판사 대표나, 직원이 아니라는 말이죠. 따라서 제가 풀어갈 내용은, 출판이라는 과정을 작가의 입장에서 참여하며 보고 느낀 것들입니다. 작가친화적인 내용이 된다는 말이겠죠. 먼저, 저 같은 경우는 글쓰기를 시작하고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길어봤자 5년 정도 글을 쓰고 작품을 내게 되었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글쓰기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연습도 잘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5년 중 절반 정도는 작품 활동이 아닌 외주로 받는 글쓰기에 몰두했었으니, 당연한 증상이었죠.
그런 저에게 출판을 앞두고 쥐어진 가장 큰 과제는, 단연코 퇴고였습니다. 썼던 글을 다시 읽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했죠. 이게 더욱 저에게 절실했던 이유는, 제가 글을 써오면서 퇴고를 해보았던 게 손에 꼽았다는 문제가 컸습니다. 더욱이 이 사실을 알게 되신 출판사 대표님은 크게 놀라시곤 했죠. 아직도 기억나는 말은, 썼던 글을 다시 퇴고하지 않으면 그건 그저 글을 배설한 거라는 말입니다. 퇴고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침을 놓으셨던 거겠지만 그때 당시의 저는 예상치 못한 직설적인 표현에 적잖게 놀랐던 기억도 있네요.
그렇듯 작가에게, 출판이라는 과정에서 퇴고는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퇴고는 그냥 한 번 훑어보며 고치기만 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 하는 의문 말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종이에 인쇄되어 적어도 몇 년간은 찍혀 나올 책의 본문은 그런 빈약한 과정을 통해서 마감되면 안 됩니다.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좀 더 가감 없는 표현으로는, 박제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 책에 들어갈 내용은 몇 번씩이고 다시 훑어보며 아주 사소한 것까지 고치고 다듬어야 한다는 겁니다. 적어도 출판이 이뤄진 이후에 책을 읽으며 “이거까지 고칠 걸”이라는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당연히 더욱 퇴고에 열중해야 한다는 말이죠. 저 역시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퇴고에 임했습니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오는 책인데, 작은 실수라도 남아있으면 두고두고 후회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죠. 이렇게 퇴고에 목을 매며 느꼈던 건, 글은 쓰면서 채워지는 게 아니라 지우고 비워내면서 채워진다는 거였습니다.
말 그대로, 글은 더하는 게 아닌 비워내며 완성됩니다. 필요 없는, 과한, 어울리지 않는 부분들을 제거하며 더욱 완성된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저는 퇴고를 거치며 본래보다 분량이 늘어난 글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퇴고를 거쳤던 글들은 모두 기존보다 분량이 줄어들거나, 아예 삭제되었죠. 그렇다고 하여 책 구성의 밀도가 흐려지지도 않았습니다. 되려 쓸데없고 삐져나가던 가지들을 잘라버리니 더욱 본질에 집중할 수 있었죠.
이처럼 비워내는 게 중심인 퇴고를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함축되는 단어와 표현을 선택하게 됩니다. 여러 단어와 복잡한 문장이 아닌, 명료하지만 깊게 울리는 표현과 문장을 쓰게 된다는 말이죠. 그 과정에서 글을 쓸 때는 몰랐던, 이후 시간이 지나 퇴고를 하는 지금에서야 다시금 글의 의도와 구성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글을 쓸 때는 쓴다는 행위에 매몰되어 쭉 이었다면, 이후 퇴고에서는 보다 넓고 다채로운 시선으로 글 자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거죠. 이런 과정을 통하여 글에 대한 핵심과 뜻을 더 깊게 파악할 수 있는 겁니다.
이렇듯, 퇴고는 글쓰기에서 빠지면 안 될 과정입니다. 하나의 마스터피스라고 볼 수 있죠. 여러분도 가능하면 글을 쓰고 며칠 후 다시 읽어보며 퇴고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제가 말했던 대로 비워내고 잘라내며 더욱 빛나는 본질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글을 쓰는 능력도 자라나니, 퇴고를 안 할 이유는 없겠죠. 그럼, 부디 건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