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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지원아.
하루… 또 하루…
꾸역꾸역 살다보면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잘 느끼지 못한단다.
그러다 뒤돌아보면 어느새
남의 일 같던 변화가
내 일상에까지도 들어온 걸 알 수 있지.
어젯밤, 잠들기 전에 문득
3년 전 일기장을 펼쳐보니
종이 가장자리의 빛깔이 바랬더라.
3년밖에 안 되었는데 말이야.
생각이 났어.
지금도 종종 다짐하는 것들.
젊은 지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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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기억나니?
네가 대학생이 된 이후,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등장하고
라이프스타일이 엄청나게 바뀌었던 것.
곰곰이 생각해봐.
스마트폰 없이도 잘 살았는데,
그 때 이후로 그것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었잖아.
(물론, 2070년 지금 ‘스마트폰’은 유물이 되었단다.)
네 차가 처음 생겼을 땐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넣었지만
10년만 더 있어봐.
주유소를 찾아보기 힘들거야.
전기차로 대체되었으니까.
지금은 주유소라는 것도
다 추억이 되었고, 자동차는 이제
여러 자가용들 중 겨우 하나일 뿐이야.
직접 운전하는 사람도 없어.
자율주행 덕에 그럴 필요가 없어졌거든.
젊은 지원아.
네 주변의 것들이
영원할거라는 생각은 버리렴.
네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세상이 변하고 있단다.
그래서 2070년 지금은 어떠냐고?
네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기술들로 인류는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빨리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너 나름대로 살아남으려면...
절대 안주하지 말아라.
뭐가 도움될까,
너무 많이 간보지 말아라.
배운 것은 작든 크든
언젠가 도움을 준다.
배우지 않고 멈춰있는 것만이
경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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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지원아.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게.
내가 지금 80대 할머니라
아무것도 못하고 골골대며
너한테 편지나 쓰고 있다고 생각지 말아라.
10년전, 그러니까 2060년에
늘 배우고싶던 것을 드디어 배웠는데
지금은 그 덕에 아직도
경제활동을 하고 있단다.
지구의 미래는 어마어마하다.
부디,
한계를 짓지말고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겁없이 성큼성큼 걸어나가렴.
그러면
빨리 변하는 것들을 겁낼 필요 없어.
변화하는 세상이 오히려
너에게 발을 맞춰줄 거니까.
2070년 8월 12일
할머니가 된 지원이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