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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문 Apr 27. 2022

12 데이터는 ㅇㅇㄱ를 사랑합니다

뉴스와 논문에서 논리적으로 말하는 방식

밤 11시, 모두가 잠든 시간

적막한 거리 위에 등장한 한 그림자가 있습니다. 아빠에게 쫓겨나 거리로 뛰어나온 아이 성준이(가명)입니다. 자신에게 대꾸를 하는 성준이가 맘에 들지 않았던 아빠는 성준이의 몸 이곳저곳을 때렸습니다. 성준이에게 가해진 행위, 아동학대는 옆집, 앞집, 심지어 다른 지역에서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9년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집계된 신고건수는 총 41,389건, 전년대비 약 13.7% 가 증가했습니다.

출처 : SBS 뉴스(한국에서 아동학대가 절대 안 사라지는 이유 / 스브스 뉴스)


학대 아동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은 반복되는 아동학대의 원인을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동학대에 대한 예산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일반 회계 예산이 아니고

범죄피해자 기금, 복권기금 이렇게 운영이 되고 있다 보니 운영에 있어서도 안정을 추구하기가 어렵습니다."


OO에 따르면 아동학대 예산 중 일반회계에 의한 예산은 전체 예산 415억 원 중 10%인 42억 원에 불과합니다.

출처 : SBS 뉴스(한국에서 아동학대가 절대 안 사라지는 이유 / 스브스 뉴스)



# 하나, 뉴스의 흡입력 있는 말하기 비법 "스토리 텔링" + "데이터"

데이터는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안타까운 아동학대 뉴스를 보고 가슴 아팠던 사실을 기억합니다. 저도 아이들 이야기만 나오면 마음이 턱 막히는데요. 뉴스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널리 알리도록 하는 비법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스토리 텔링(Stroy Telling)으로 시작해서 데이터로 힘을 실어주는 방법입니다.


스토리 텔링은 우리의 가슴을 열어주는 열쇠


앞선 뉴스 기사에서 "밤 11시, 모두가 잠든 시간 적막한 거리 위에 등장한 한 그림자가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바로 스토리 텔링 기법입니다.  우리가 모두 기억하고 있는 곰과 호랑이가 동굴에서 마늘과 파를 먹는 단군신화, 아라비안 나이트, 그리고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들을 우리는 왜 기억하고 있을까요? 바로 귀에 쏙 들어오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 미래 학자 롤프엔센은 그의 책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이야기야 말로 사람들을 또 다른 세상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위의 아동학대 뉴스 기사를 데이터만 가지고 봤다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집계된 신고건수는 총 41,389건, 전년대비 약 13.7% 가 증가했습니다.

그 사실 자체는 전달이 되겠지만 건조한 데이터를 통해서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거나 그 강도가 크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반면에 성준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서두에 등장시키면서 우리의 감성을 열고 데이터를 집어넣습니다.




# 둘, 아무런 감흥이 없는 데이터와 눈을 씻고 쳐다보는 데이터의 차이점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전쟁과 코로나 등 어지러운 시기. 요즘 뉴스에 보면 이런 단어가 참 많이 들립니다.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스태그네이션(stagnation, 경기침체)' + '인플레이션(inflation, 물가상승)'의 합성어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과 동시에 물가도 상승하는 경제현상을 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과거에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현상이 있었는지 데이터를 분석해보고 과거로부터 배워서 오늘을 사는 지혜를 얻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제가 운영하는 경제 포스트에 올렸던 데이터 분석을 인용해서 감흥 없는 데이터와 살아있는 데이터를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FED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1912년부터 1920년까지 다우존스 미국 주가지수 데이터를 받아서 직접 분석한 그래프입니다. 여러분들은 다음 데이터 시각화 장표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 미국 다우존스 지수(1912~1920) ]

출처 : FRED 미국 연방준비은행 연구소 데이터를 직접 분석


아마도 "주가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했구나"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실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그래프를 보시겠습니다.


 [ 미국 다우존스 지수(1912~1920) ]

출처 : FRED 미국 연방준비은행 연구소 데이터를 직접 분석


같은 주가 그래프입니다만 이제는 조금 달리 보이실 것입니다. 해석을 해드리지 않더라도 여러분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시고 있을 겁니다.

1914년 7월 28일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은 1918년 11월 11일에 종료되었습니다.
전쟁 시작과 함께 미국 주식시장은 한동안 셧다운 되었고, 재개장과 동시에 -25% 하락했습니다.    

최저점은 전쟁 시작 시점(1914년 4월)이었고,  
2차 대폭락은 미국의 참전 시점(1917년 6월)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참전과 우세 등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주식시장 역시 변동폭이 매우 커졌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약 4년간의 전쟁이 1918년 말  공식적으로 종료되고  
기존 주가 대비 50% 상승, 최저점 대비 2배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무미건조했던 주가 그래프는 세계 1차 대전이라는 "스토리"를 만나면서 새로운 생명을 낳게 됩니다.

'데이터'는 '이야기'를 사랑했고, 둘이 결혼해서 '가치'를 낳았습니다.



경제 이야기를 하나 더 풀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1971년~1981년까지의 미국 주가지수 데이터를 시각화해보았습니다.


 [ 미국 나스닥 지수와 실업률(1971~1981) ]


그리고 이 시기의 역사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드려보고자 합니다.

욤 키푸르 전쟁은 1973년 10월 6일에 시작되었습니다. 1973년 10월 6일은 유태인들에게는 최대 명절 욤 키푸르(Yom Kippur)이었고, 아랍인들에겐 라마단(Ramadan) 기간이었죠.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하고, 소련이 아랍을 지원하면서 전쟁이 심화되었고 전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게 된 오일쇼크를 유발했습니다.

이 전쟁으로 중동 산유국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한 미국 등에 경제적 피해를 주기 위해 석유수출을 금지하였고, 국제유가가 급등했습니다.

산유국 연합은 OPEC 회의에서 원유 가격을 17% 인상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매월 원유 생산을 전월에 비해 5%씩 감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경제가 악화되자 당시 레이건 정부는 엄청난 구조조정을 실시하였고, 그 바람에 실업률이 82년 당시 12% 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당시 레이건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그 처럼 이 시기의 범죄율이 매우 높게 상승하게 되고 저소득층과 부유층이 뚜렷하게 구별되는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 '조커'와 '택시 드라이버'는 우리에게 보다 많은 이야기를 선사해 줄 것입니다.

영화 조커와 택시 드라이버의 스토리는 데이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줍니다.


어떠셨나요? 단순히 데이터를 바라보는 것과 스토리텔링을 함께 듣는 것. 둘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스토리 텔링은 우리의 가슴을 열어주는 열쇠였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감흥이 없는 데이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비법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이 만들어낼 가치는 데이터 + 스토리에 있습니다.

여러분들 손에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그럼 이제 여러분은 무엇을 만드시겠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다음 시간에 더 재미있는 데이터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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