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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문 Jul 02. 2022

[에필로그] MZ세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길

나는 처세술 대신 데이터 분석을 택했다

# 01.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대학생 시절, 캠퍼스에서 한 중년 외국인 여성분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녀는 학교에 교수로 지원을 하려고, 원서를 내러왔고 행정과가 어딘지 물어봤습니다. 행정과로 동행하는 길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한 가지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영어를 가르치러 왔지만
길을 가르쳐 준 것은 너이다.

I came to teach English,
It was you who taught me the way.


영어로 소통을 했지만 문제는 "행정과로 가는 길"을 알아내는 것이었고, 그 답은 한국인 대학생 안에 있었습니다. 그녀와 저는 잠시 동안이었지만 원 팀(One team)으로 문제를 해결한 셈이었죠.


데이터로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는 앞서 소개한 다양한 능력이 필요합니다.

분야의 전문지식, 문제 해결 능력, 데이터 전처리 스킬, 통계지식, 머신러닝과 딥러닝, 판단력과 추진력까지...


MZ세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위에 나열한 모든 역량을 "혼자서" 다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위에 있는 역량을 모두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직 저 모든 능력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것도 배워야 하고, 저것도 배워야 하고, 그래서 새로 나오는 기술과 언어에 계속 공부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는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혼자서 언제까지나 "준비"만 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더 잘하는 것이 있고,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데이터의 저장소를 설계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백 엔드(Back End) 분야의 데이터 엔지니어,

사용자와 컴퓨터가 소통할 수 있는 화면을 설계하는 프런트 엔드(Front End) 쪽의 웹 개발자,

통계지식을 기반으로 머신러닝과 딥러닝에 대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그리고 현업에 대한 전문지식은 현업 전문가와 비즈니스 분석가.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이 모두와 함께 하나의 팀으로 협업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컴퓨터 공학과를 나온 데이터 엔지니어들이 사용하는 용어와 통계학과를 나온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의 용어, 그리고 건축학과나 경영학과 등 각자 분야의 전문가들과 비즈니스 분석가들이 쓰는 용어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컴퓨터 공학과 출신 엔지니어도 활용 언어에 따라 그 표현방식과 문법이 다릅니다.


한국사람과 미국 사람이 만났을 때 대화를 하려면 말이 통해야 하는 것처럼 위의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려면, 서로서로 말이 통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때 서로 이해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 사고력"입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닙니다. 어깨 위에 모든 짐을 혼자 지고 뛰면, 멀리 갈 수 없습니다. 데이터 사고력과 함께 여러분 만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면, 자연스레 팀이 생기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기고, 재미와 보람도 가지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 02.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라.


바퀴의 재발명 (Reinventing the wheel)


영어에 Reinvent the wheel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바퀴를 다시 발명하다."라는 뜻입니다. 바퀴가 발명이 된 지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이러한 바퀴를 다시 발명한다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세상에 이미 있는 것을 다시 만드느라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표현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해결된 문제를 다시 푸는데 일생을 바치시겠습니까? 지구 상에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바로 직전에 그 문제를 풀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 사고력, 프로그래밍 코드, 연구 이론, 중도에 포기한 실패사례까지도 우리에게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는 놀랍게도 자전거 가게의 수리공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전거 가게로 번 돈을 가지고 치밀하게 공부했습니다. 기존 비행기에 대해 연구했던 정보들을 모았고, 모르는 것은 전문연구소에 물어보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중퇴의 자전거 수리공이라는 타이틀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짐작할 수 있겠지만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는 한 번에 비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805번째의 실패 후 806번째의 성공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나는 999번의 실패를 한 것이 아니라 전구가 켜지지 않는 999가지의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그들이 세계 최초로 무언가를 발명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수많은 실패 위에서 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항상 성공하는 프로젝트만을 맡고 싶어 합니다. 데이터 분석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에 멋지게 성공하고 싶겠지만 그 반대입니다. 입증하고자 하는 가설은 맞지 않을 것이고, 데이터는 여기저기 이빨이 빠졌을 것입니다. 때로는 완벽한 데이터 분석과 모델을 만들었는데도 현업에서 좀 쓰다가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주변의 수많은 선생님들로부터 배우게 됩니다. 배울 수 있는 것은 성공만으로부터가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의 실패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실패일 수도 있습니다.


"그거 내가 해봤는데 안돼"라는 말은 '어제', '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오늘', '내가' 한다면 가능한 것이 오늘날의 기술변화 속도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질문을 통해 스스로 데이터 기반 사고과 활용을 점검해보기를 권합니다.

1) 문제가 무엇인가? 2) 해결에 필요한 데이터는 어디에 있는가? 3) 결론을 행동으로 옮겼는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보다 더 멀리 본다.” 는 말처럼, 앞서 언급한 라이트 형제와 에디슨 그들의 성공은 이미 수많은 인류의 실패 위에 다시 그들만의 실패를 더한 성과물입니다.


이렇듯 우리의 지식은 개인의 것이기에 앞서 인류의 역사와 유산입니다. 우리의 선배들에게서 물려받은 지식과 데이터라는 토대 위에서 무한한 창의를 펼치시고, 성과를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끝으로 제 재능을 알아봐 주시고 힘든 작업을 함께 해주신 편집장님, 마음을 글로 나누고 글마다 댓글로 힘을 주신 브런치 동료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이제 퇴고 작업은 한창 시작이지만, 하루의 소소한 행복을 이어가는 에세이도 다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브런치 동료 작가분들께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미약하지만 소소한 재능이 꼭 보탬 되도록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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