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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문 Jan 10. 2023

홈런볼 클라쓰

홈런볼이 알려주는 20가지 경제와 데이터 이야기

<Homerun Ball Class>

하나. 홈런볼과 슈링크플레이션


홈런볼에 진심입니다. 그래서 홈런볼 디깅(Digging)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어떠한 방법(t검정)을 통해서 "홈런볼의 중량은 표기된 중량과 같은가?"에 대해 데이터 리터러시 관점에서 알아보았습니다. 1편에서는 데이터와 통계에 대해 설명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보려고 합니다.


그거 알아?
아빠 어렸을 때는 떡볶이 1인분에
 1,000원이었다.


아이들과 떡볶이를 자주 먹으러 갑니다. 요즘 저렴한 프랜차이즈 떡볶이를 먹으러 가면 1인분에 3,000원 정도 하더라고요. 떡볶이 전문점에 가면 10,000원이 넘기도 합니다. "아빠, 나 친구들이랑 떡볶이 먹게 2만 원만 주세요"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떡볶이 1인분은 어느 정도 먹어야 되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1인분은 먹고 배가 심하게 고프면 안 되잖아요. :)


반면에 과자는 상대적으로 양의 차이에 덜 민감한 식품입니다. 지난 시간에 알아본 것처럼, 기업이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대신, 제품의 양을 줄이는 것을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제가 연구 중인) 홈런볼은 슈링크플레이션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란,
'줄어든다'는 의미의 영어단어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입니다. 기업이 판매량과 수익유지를 위해,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대신 양을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조사한다는 것은 가격과 중량에 대해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홈런볼의 가격과 중량의 변화 역사를 살펴보아야겠네요.


홈런볼의 가격과 중량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고 어려웠습니다. 제품의 과거 가격 데이터가 기록되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조사기간은 2004~2023년(20년)이고, 조사방식은 인터넷 구글링을 통해 소비자 가격(정가)을 수집하였습니다. 제가 조사한 홈런볼의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2004년 : 440원(+260원)

2005년 ~ 2006년 : 700원(+300원)

2007년 ~ 2008년 : 1000원(+200원)

2009년 ~ 2011년 : 1200원(+200원)

2012년 ~ 2013년 : 1400원(+100원)

2014년 ~ 2021년 : 1500원(+200원)

2022년 ~ 2023년 : 1700원


홈런볼 25%·고소미 20% 등 원가보다 과도하게 올리고 “10% 미만만 올렸다” 생색
인기제품 팍팍 올리고, 비인기제품만 동결

2011년 한겨레 기사중에서

제가 조사한 20년 동안 홈런볼의 가격은 440원에서 1700원으로 올랐습니다. 횟수로는 6회, 가격으로는 1260원이 올랐습니다. 단순히 계산해도 20년 전 4 봉지를 살 수 있었던 돈은 이제 겨우 1 봉지 밖에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일까요?

혹시 가격뿐만 아니라 중량도 변화한 것은 아닐까요?


2004년 : 55g(-4g)
2004년 ~ 2008년 : 51g(-5g)
2009년 ~ 2019년 : 46g(-5g)
2020년 ~ 2023년 : 41g(번들제품 등장)


맙소사! 중량이 55g 에서 41g으로 무려 14g이나 줄었습니다. 더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마트에서 사는 홈런볼과 편의점에서 사는 홈런볼의 중량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마트 홈런볼은 번들(4개 묶음)로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1 봉지씩 살 때의 제품과 4 봉지 번들 제품은 다른 제품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3장에서 알아보겠습니다.(홈런볼의 독립표본 t검정)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04년 가격인상 +260원, 중량절감 -4g

# 2006년 가격인상 +300원

# 2008년 가격인상 +200원, 중량절감 -5g

# 2011년 가격인상 +200원

# 2013년 가격인상 +100원

# 2019년                  중량절감 -5g

# 2021년 가격인상 +200원


홈런볼은 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중량 감소도 같이 이뤄졌습니다. 20년 동안 가격은 440원에서 1700원으로 상승하였고, 중량은 55g에서 41g으로 감소하였습니다. 결국 가격의 인플레이션의 영향도 받고, 우려했던 데로 슈링크플레이션에서도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저의 30년 최애과자 홈런볼에게 홈런을 한방 맞은 기분입니다.

2004년 440원 / 55g => 2023년 1700원 / 41g


홈런볼은 인플레이션과 슈링크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았다.




② 홈런볼의 가격 상승률은 평균 물가상승률을 초과하였는가?  

    (홈런볼 가격 상승률 vs. 소비자 물가 상승률[CPI] )


그렇다면 홈런볼의 가격은 대체 얼마나 오른 것일까요?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얘기할 때 보는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소비자 물가 지수"입니다.

소비자 물가지수란 각 가정이 생활을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예를 들면 쌀, 맥주, 청바지, 월세, 전기료, 병원비 등 2020년 기준 458개 다양한 품목의 실제 소비자 판매가격을 조사한 정부 통계입니다.

이러한 소비자 물가지수는 2020년 1월을 기준점 100으로 잡고 물가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가 조사한 홈런볼과 동일한 기간의 소비자 물가지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소비자 물가지수 데이터는 국가통계포털 KOSIS 데이터를 활용하였습니다.


2004년 소비자 물가지수 : 72.4 →  2022년 소비자 물가지수 : 107.7


소비자 물가지수는 조사기간 동안 72.4에서 107.7로 35.2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2004년 대비 148% 상승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홈런볼의 가격은 얼마나 변화했을까요? 아까 조사한 바로 보면 가격과 중량이 모두 변화했기 때문에 가격을 중량으로 나눈 값(가격/중량)인 1g 당 홈런볼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되겠네요.

여기 홈런볼의 1g 당 가격변화가 있습니다.

홈런볼 1개 당 1.7g으로 계산
[ 1g 당 홈런볼 가격변화(2004~2023) ]

2004년 : 8원/g
2005년 ~ 2006년 : 14원/g
2007년 ~ 2008년 : 20원/g
2009년 ~ 2011년 : 26원/g
2012년 ~ 2013년 : 30원/g
2014년 ~ 2020년 : 33원/g
2021년 ~ 2021년 : 37원/g
2022년 ~ 2023년 : 41원/g

앞서 살펴본 소비자 물가지수와 동일기간 동안 홈런볼의 1g당 가격은 8원/g에서 41원/g으로 36원/g 상승했습니다. 이것은 놀랍게도 2004년 대비 513% 상승한 수치입니다.(5배가 넘는)

이것을 데이터로 나타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런데 홈런볼은 8g/원 -> 41g/원이고 소비자 물가지수는 72.4 -> 107.7로 단위도 다르고, 숫자의 크기(스케일)도 다른 것 같네요. 이렇게 다른 숫자들을 단순히 비교해서 그래프를 그리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아래 그래프의 오른쪽과 같이 됩니다. 어쩜 홈런볼과 소비자 물가지수의 상승률이 딱 맞아떨어지는 우연이..? 있을 리는 없겠죠?!


데이터 리터러시에 대한 강의는 나는 처세술 대신 데이터 분석을 택했다의 20 생존을 위한 데이터 분석# 02 자로 물건의 길이를 재듯이, 동일한 기준으로 '지수'를 측정해요 편을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writerjeong/157


아래 데이터는 홈런볼의 가격과 소비자 물가지수를 동일크기와 시점으로 데이터를 통일해 다음 다시 그린 그래프입니다.

왼쪽 그래프에서 막대의 크기는 홈런볼의 중량을 보여줍니다. 2004년부터 시작해서 20년 동안 3차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초록색 꺾은선으로 표현된 것은 1 봉지 가격입니다. 가격은 시간이 가면서 여러 차례 상승했네요.


오른쪽 그래프는 홈런볼 가격과 소비자 물가지수를 동일한 잣대로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파란색 선은 소비자 물가지수로 그 기울기에 비해 빨간색 선인 홈런볼의 가격 상승이 매우 가파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가 48% 오를 때, 홈런볼 가격은 5배 뛰었다!"라는 신문기사가 내일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KOSPI) 주가지수는 821.26(2004년) -> 2236.40(2023년)으로 2.7배 상승했는데요,  이럴 줄 알았다면..

홈런볼에 투자할 걸 그랬습니다.


물론 홈런볼이 상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다음 장에서는 마트 홈런볼(41g, 번들제품)과 편의점 홈런볼(46g)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파이썬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좀 더 학습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data-scientist-jeong.tistory.com/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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