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달콤한 홈런볼
데이터 분석으로 알아본 홈런볼의 수명주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과자가 뭐게?
"몰라~ 뭔데? 혹시 홈런볼?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음 글쎄~! 여길 보시라~"
홈런볼 이겨라! 홈런볼 이겨라!
"우와 신기하다!! 이게 뭐야?"
"에헴! 아빠가 만든 거야~(우쭐하며)
"아빠 정말 할 일 없구나!"
"요 녀석이~"
# 01. 홈런볼의 매출액 데이터 수집
해태제과와 홈런볼과는 아무 관련 없는 데이터와 홈런볼 덕후 아빠입니다.
오늘은 홈런볼의 판매 데이터를 가지고 다양한 분석과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데이터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데이터 출처 : FIS 식품산업통계정보(Food Information statistics System)
https://www.atfis.or.kr/home/sales.do
* 조사기간 : 2011년 4분기 ~ 2022년 상반기
* 연간 합계 : 2012년 ~ 2022년(2022년은 상반기 2배수로 산정)
* 원천데이터 제공기관 : 닐슨 코리아
* 산출기준 : 2020년 데이터 산출기준 변경(POS DATA)
FIS 식품산업통계정보 품목별 소매 매출액# 02. 우리나라 비스킷 점유율
과자에 대한 순위를 매기려면, 우선 과자류에 대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데이터 분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마카롱은 과자일까요? 도넛은요?^^
홈런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비스킷이 되었다.
과자란 밀가루나 쌀가루 등에 설탕·우유 등을 섞어 굽거나 기름에 튀겨서 만든 식품*을 말합니다.
*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자(菓子)
과자를 저장할 수 있는 성질에 따라 분류하면 크게 생과자와 건과자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슈퍼와 마트에서 파는 과자는 건과자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건과자는 스낵과자·비스킷·초콜릿·반생초코케익으로 판매 데이터가 분류되어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중, "홈런볼"은 비스킷류에 해당됩니다. 비스킷류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과자는 홈런볼, 카스타드, 에이스, 오레오, 마가렛트, 초코하임 등이 있네요. 반면에 우리가 봉지과자라고 이야기하는 새우깡, 포카칩, 맛동산, 죠리퐁 등은 스낵과자입니다.
그럼 비스킷류의 연간 매출액을 살펴보겠습니다.
가로축은 연도이고, 세로축은 매출액입니다.
막대 하나에서 한 가지 색상의 길이는 해당 브랜드 과자의 연간 매출액(백만원) 입니다. 예를 들면, 2012년 초록색 막대인 홈런볼의 매출액은 462억입니다. 상위 11개 과자를 더해보면 약 4천억원 정도입니다. 약 8.7%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네요.
전체 막대 길이에서 초록색이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시면 홈런볼(또는 개별 브랜드 과자)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겠죠?
# 04. 홈런볼의 수명주기(PLC; Prodect Life Cycle)
사람의 탄생, 성장, 성숙, 노쇠
과자의 출시, 성장, 성숙, 소멸
https://www.twi-global.com/technical-knowledge/faqs/what-is-a-product-life-cycle어떤 상품이 처음 나와서 없어질 때까지 단계를 "제품 수명 주기(Product Life Cycle)"라고 말합니다. 말하자면 태어나서 성장하고 성숙하고 죽는 우리 사람들의 인생 같은 거죠. 어떤 제품이든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가 연구개발과 상품화를 통해 시장에 나옵니다. 그리고 광고 등을 통해 자리를 잡게 되고요. 또 다양한 버전의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판매가 성장하고요, 왕성한 판매를 거치고 시대가 변화하면서 트렌드도 변화하고 쇠퇴하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직접 분석한 홈런볼의 수명주기를 살펴볼까요?
Pre. 출시기(~)
제품을 처음 도입하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확보입니다. 다른 말로 포지셔닝(Positioning)입니다.
가격, 품질, 양, 성능(맛) 등의 측면에서 고급화 및 차별화가 필요한 시기이죠. 이 단계에서 전략은 경쟁제품 사이에서 브랜딩을 확고히 하는 시기입니다. 홈런볼은 1981년 출시하여 촉촉한 슈와 달콤한 초콜릿 그리고 프로야구의 인기와 함께 포지셔닝이 분명히 되었습니다.
① 잠재기(2012~2014)
도입기를 거친 제품은 안정적인 매출과 마진을 확보합니다. 홈런볼의 경우가 그렇죠. 어느 정도 판매량을 확보한 후에는 수익향상을 위해 마진확보에 집중합니다. 홈런볼은 첫 출시 440원을 시작으로 2004년부터 2014년 1,500원까지 10년 만에 300%가량의 가격상승이 이뤄졌습니다. 홈런볼의 역사적 가격변화는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writerjeong/194
1위 마가렛트, 2위 카스타드, 3위 홈런볼이었던 순위는 이 시기에 많은 변동이 생기게 됩니다. 2013년 3분기 홈런볼은 카스타드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더니, 홈런볼은 2014년을 1분기 기점으로 비스킷류에서 기존 1위 브랜드인 "마가렛트"를 제치고 드디어 1위를 탈환합니다.
② 성장기(2015~2017)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비스킷류에서 전반적인 성장이 이뤄진 시기입니다. 이 시기 홈런볼은 비스킷류와 함께 가파르게 성장하였습니다. 홈런볼 크림치즈, 무지방 우유, 티라미수 등 다양한 제품들이 도입기를 거치면서 안정화되고 매출의 성장을 견인한 것도 이때입니다.
③ 부흥기(2018~2019)
2018년 초부터 2019년 말까지 2년 동안은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비스킷류의 전체적인 판매금액이 정체된 시기입니다. 그에 반면, 홈런볼은 이 시기에 차별화된 성과를 드러냅니다.
140도 5분 VS. 180도 3분
2019년에는 인터넷상에 홈런볼을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으면 맛있다는 정보가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해태제과에서 직접 실험을 해보면서 바이럴 마케팅에 박차를 가했죠.
④ 침체기(2020~현재)
2020년부터는 과자 판매액에 전반적인 부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비스킷류 판매 감소세보다 홈런볼의 판매 둔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2021년 가격상승으로 1700원이라는 가격대에 인터넷 등에서 비싼 과자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fmkorea.com/best/4278096684
2021년 5월에는 배스킨라빈스에서 홈런볼 맛 아이스크림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달의 맛 이벤트에 머무르며 흥행을 얻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이상 홈런볼의 Product Life Cycle을 살펴보았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최애과자 홈런볼이 침체기를 잘 이겨내고, 비스킷류와 스낵과자류를 통틀어 장수하는 국민과자로 사랑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으로 인문학적으로 한 말씀드리고 마무리할까 해요.
인생은 과자
달콤하지만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데이터 분석과 관련한 코드가 필요하신 분은 아래 링크에서 더 공부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