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경문 Mar 31. 2023

로봇 커피 vs 스타벅스 커피

지난 주말에 쇼핑몰에 갔습니다.

날씨가 풀린 봄을 맞아, 많은 분들이 밖에 나오셨더라고요. 그중에 제 눈에 띄는 곳이 있었습니다.


로봇카페


커피 머신 앞에 있어야 할 사람은 온 데 간 데 없고, 작은 모니터가 달린 로봇 팔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커피를 만드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어떠신가요? 맛이 어떤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한번 드시고 싶으시죠?


세상에 없던 로봇이 타주는
일관된 고퀄리티 커피


처음에는 신기해서 이래저래 보았지만, 결국 구매를 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희한한 광경이 보였습니다. 로봇카페에서 20미터 정도 떨어진 바로 앞 스타벅스 매장에 바깥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 vs 로봇 커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말해보세요. 하나! 둘! 셋!

여러분은 어떤 커피를 드시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로봇 커피는 매장에 쓰여있는 표어처럼 로봇이 만들어 주는 커피는 장점이 많아 보입니다.

① 프로세스가 일관되고, ② 양이 정확하고, ③ 빠르고 ④ 저렴합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사람들은 스타벅스에서 오래 기다려서 나오는 커피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요?


첫째, 자동으로 만든 커피, 처음이 아니다.


잘 생각해 보겠습니다. 과연 로봇이 타주는 커피는 세상에 처음 등장한 것일까요?


로봇이 만들어 주는 커피

= 사람의 개입 없는 커피

= 동으로 판매되는 계 커피

= 자판기 커피


사람들은 자판기 커피에 열광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독서실 앞이나 군대에서는 꽤나 인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잘 생각해 보면 구글의 딥마인드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전에도 컴퓨터와 사람이 바둑을 두는 일은 매우 흔했습니다. 오락실(아케이드)에 가서도 컴퓨터와 대결을 합니다. 하지만 늘 사람 대 사람으로 대결을 하는 것이 더 재미있습니다.


모든 것은 두 가지로 귀결됩니다.


경험 또는 이익


모든 것은 사용자가 경험하는 것과 이익을 얻는 것 두 가지에 귀결됩니다. 사용자 경험은 다시 재미, 감성, 오감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처음 보는 자판기, 컴퓨터 바둑, 오락기, 챗봇이 신기하고 재미있어 보일지 몰라도 익숙해지면 감성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결국에 이 모든 인공지능 서비스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서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느냐?(재미 또는 감동) 아니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느냐?(유익) 둘 중 하나에 귀결됩니다.


로봇 커피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의 신기한 경험은 재미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그 경험이 두 번, 세 번의 재구매로 이어지게 만들려면 분명 다른 요소가 필요해 보입니다.


둘째, 커피는 단순히 커피가 아니다.


커피 머신에서 고온고압으로 추출되는 커피 외에도 핸드드립 방식이 최근에 다시 프리미엄(고급, 고가)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추출할 때마다, 만드는 바리스타마다 물을 붓는 시간과 방식에 따라 산미와 향기가 달라집니다. 바로 그 부분에 커피의 매력이 있습니다. "여유, 향기, 그리고 특별함" 이 바로 그것입니다.


바쁜 매장에서도 나만을 위해 바리스타가 직접 만들어주는 특별함 그것이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는 편리함에 앞서는 요소입니다. 그럼 모든 사람이 다 인공지능을 앞설까요? 초등학생 아들과의 대화가 이 질문에 답을 주었습니다.

"서준아(가명), 로봇이 타주는 커피 마실래? 아니면 사람이 타주는 커피 마실래?
"사람"

"왜?"
"로봇은 감정이 없잖아"

"감정? 감정은 꼭 좋은 것만은 아닌데? 기쁨이나 웃음도 있지만 화남이나 짜증도 있어. 일하는 사람도 언제나 기쁠 수는 없고~"

"자, 그럼 로봇이 타주는 커피 마실래? 아니면 불친절한 사람이 타주는 커피 마실래?"
"그럼, 로봇"


부등식이 성립하겠네요.

로봇 < 사람
로봇 > 불친절 사람


선호 순위는 아래와 같고요.

① 친절한 사람
② 사람
③ 로봇
④ 불친절한 사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은 감정이 있어 완벽할 수는 없어도, 그 감정 덕분에 로봇을 앞서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결국 우리가 사람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따뜻한 커피가 아니라 따뜻한 감정이 담긴 커피입니다. 그것이 배우자가 나만을 위해 타주는 커피 두 스푼, 설탕 한 스푼이 스타벅스 커피 보다도 향기가 진한 이유입니다.


DALEE 2에서 생성한 이미지 <지나쥬르 작가님 글에서 참고>



우리는 500만 원짜리 안마의자에게 안마를 받는 것과 손자나 자녀들에게 안마를 받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후자를 선택할 겁니다. 물론 손자손녀가 늘 곁에 있을 수는 없고 손자손녀는 안마를 30분 이상 지속할 수도 없습니다. 바로 그 장점이 가치가 되어 안마 의자가 살아남았습니다.


이상 커피를 마시는 사람(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커피를 공급하는 사람(점주), 커피를 만드는 사람(바리스타)의 입장이 남아 있습니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 극도로 구하기 힘들어진다거나, 인건비가 비싸진다면 다른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입니다.


스타벅스와 로봇카페의 대결은 현재까지 스타벅스가 우세해 보입니다.  상황이 스타벅스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닐지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또는  커피숍은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다음시간에는 인공지능이 우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사라질 직업 은 무엇인지 이로 인해 우리가 인공지능 시대에 키워야 할 역량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울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