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의 시간
청량 김창성
삼십오 년 전
똑같은 제목의 시를 썼다
박제처럼 굳어 버린 시간
겁 없이 뛰어든 세상에서
염세주의를 동경하다니
어리석은
내 젊음아
참 어리석었구나
고독이린 걸
처음 알았다
혼자라는 게
두려웠었다
바보처럼 말이다
세상밖으로
고개만 내밀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지금도 혼자다
변한 건
시간과 공간뿐
내가 놓아버린 사람들
나를 잊어버린 사람들
이제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
반숙으로 익어가는 인생
용서할 수 있는
세월이 기쁘다
혼자여서 좋다
혼자여서
너를 만났다
떠날 핑계보다
함께 할 이유가 생겼다
네가. 있기에
네가 있어서
혼자여서 좋다
혼자라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