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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 Lucy Feb 20. 2024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하루에 불과하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지요.

불과 어제만 해도 슬럼프를 맞이하는 게 어렵고 두렵다 썼지만, 오늘은 아침을 맞이하는 자세가 조금 더 곧고 단단하다. 어제를 밀도 있게 보냈기 때문일까.


어제 브런치에 생각을 적은 후 내가 한 일은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직접 쓴 글로 누군가에게 첨삭이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전에 스스로 어디가 부족한지를 알아야 피드백을 요구할 때도 "뭐가 문제일까요?"가 아닌 "이런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향상할 수 있을까요?"를 물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인물이 유시민 선생님이었기에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과 '논술 특강'을 e-book으로 구매하여 세 시간 동안 중요한 부분들을 노트에 적어가며 공부했다. 유시민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도 우리가 아는 글 잘 쓰는 방법과 많이 다르지 않다. 주제에 충실하기, 외국어 혼용하거나 남발하지 않기, 문장은 단문으로 쓰기 등.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것 외에도 글의 수준을 전반적으로 향상하기 위한 방법도 참고가 되었다. 인문학 서적을 많이 읽고, 인문학 서적도 (번역본일지라도) 문장의 완성도가 높은 책들을 엄선하여 읽어야 한다길래 그 점을 좀 신경 써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닌, 독해력 즉 비판력과 이해력을 모두 활용하여 읽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공부를 마친 후엔 운동을 다녀왔다. 솔직히 어제도 운동은 가기 싫었다. 근 8개월간 운동을 해왔지만 "아싸, 운동 가야지"하고 체육관에 간 건 손에 꼽는다. 어제 역시 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거실에 엉덩이를 뭉개고 있다가 너무 하기 싫어서 눈물이 나와도 체육관에서 울자는 심산으로 후딱 털고 일어났다. 웃기는 건 꼭 그렇게 하기 싫어 버팅긴 날에 운동이 가장 잘되고, 준비운동으로 예열을 하다 보면 욕심이 드글드글 올라와 대충 하는 건 용납이 안 되는 것이다. 이것도 일종의 완벽주의적 면모겠지만 이런 욕심은 긍정적으로 본다. 결국 늘 하던 대로 세 시간 동안 근력운동과 유산소를 병행하고 집에 돌아올 때 공기는 청명하고 시원했다. 내가 잘 보낸 시간이 촘촘히 엉겨 붙으면 자존감이 된다는 것을 여실히 실감한 순간이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유튜브도 보고 다이어리도 쓰다가 자기 전 영문기사를 읽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뇌과학자 장동선 님의 유튜브를 보다 알게 된 사실인데, 운동을 한 이후 30분간 공부를 하고 잠에 드는 게 가장 이상적인 패턴이라고 한다. 운동을 통해 뇌의 신경이 활성화되고, 이때 공부를 하면 공부할 때 사용하는 뉴런들의 연결이 잘 이루어지며 직후 잠에 들면 공부한 내용들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기 쉽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운동 직후 심리학 공부를 하겠다 다짐했건만 소란스러운 저녁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아 영문기사를 소리 내어 읽는 것으로 대체했다. 이 정도면 꽤나 현명한 대안일 수도?


오늘 아침, 어제의 시간을 복기해 보며 느낀 건 슬럼프라 생각했던 시간도 해결 방법은 늘 있으며, 그 방법은 할 수 있는 것에 성실하게 몰입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 뻔한 걸 나는 이제 알았다. 예전에는 회피하거나 부정하거나 모른척하기 일쑤였지만 이젠 일도 해결하며 나 자신이 작아지지 않는 방법을 알아냈다. 과거가 후회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미 지난 일을 어쩌랴. 지금이라도 알았다는 건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단 증거고, 그걸로 지금은 충분하다. 오늘도 잘 보내봐야지, 성실함과 꾸준함을 두 손에 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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