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보내는 신호, 나 좀 보살펴 줘.

냉장고를 들어 올리던 1.5초

by 치유언니 최미교


야채 찜과 엄마가 보내주신 도가니와 잡뼈로 끓인 도가니탕 한 그릇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허리에 복대를 하고 천천히 움직인다.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구부리게 된다. 의식적으로 구부리지 않으려고 하면 허리는 세우고 무릎을 꿇어야 한다. 그렇다고 허리에 너무 힘을 많이 주면 근육이 경직된다. 그러다 보면 주위의 다른 근육도 아프게 된다.


아프지 않고 무리 없이 생활하려면 모든 행동을 천천히 가볍게 해야 한다.




2월 한 달 동안 프라이빗 라운지, 감정 스튜디오 '치유' 공간을 정리했다. 월세 임차인이 들어왔다. 사무실로 사용한단다.


4년 2개월의 여정을 마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감정적, 물질적 정리를 혼자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삿짐센터에 의뢰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물건 하나하나 버릴 것과 가져올 것을 분리해야 했기에 혼자 천천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한 달을 캠핑용 수레를 접어들고 계단을 내려가고 짐을 가득 싣고 언덕길을 끌고 올랐다. 경사가 심한 곳은 아니지만 꽤 많은 짐이 실린 수레는 바퀴가 삐걱거릴 정도로 무거웠다. 그걸 하루에 한 번 또는 두 번을 날랐다.



재미있었다. 물건을 정리하면서 지난 4년간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쓰지 않는 물건을 '당근'에 판매하거나 무료 나눔 했다. 에너지와 열정을 가득 담은 물건들을 보내면서 아쉬운 마음과 더 좋은 곳에 쓰이길 바라는 응원의 마음이 교차했다.


한 구역 한 구역 공간에서 있었던 치유 여정을 추억하면서 정리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던 용기가 스스로 대견했다.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했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한 편으로는 감정적, 물리적으로 몸과 마음 영혼이 고달팠다. 중간중간 부딪히는 문제들이 꽤 있었다. 나 혼자 처리하면 아무 문제없겠지만, 둘 이상이 되면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기 마련이다.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아침마다 108배 호흡 명상하면서 마음 챙김 했다. 내가 먼저 이해하고 이해시키면서 차근차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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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모든 게 끝나는 날이었다. 바 테이블 철거하고 냉장고를 집으로 옮기는 일만 남았다. 한 주일 동안은 정해진 날짜에 모아놓은 분리수거와 쓰레기만 처리하면 되었다.


냉장고가 손상되지 않도록 테이핑 처리하는 데 복대를 하고 있는데도 허리가 묵직했다. 전 날 비 오고 기온이 내려가면서부터 몸이 굳는 것 같았다. 허리도 아프기 시작했다. 수레에 마지막 짐인 책을 가득 싣고 낑낑대며 올라왔다. 정리하고 있는데 남편이 바 테이블 철거 도와주신 백 소장님과 함께 냉장고를 집으로 들여왔다. 중문 턱에 냉장고 바퀴가 걸려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걸 먼저 발견한 나는 도울 마음에 허리를 급하게 숙여 냉장고 아래를 힘껏 들어 올렸다.


그게 문제였다. 전날부터 내 허리는 신호를 보냈다. 테이핑 할 때 그만하라고 또 신호 보냈다. 중문의 턱을 못 넘는 냉장고를 들어 올리는 순간 디스크는 참을 수 없었다. 그동안 쌓였던 디스크의 피로감을 회복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더 짓눌러 버린 거다.


샤워하고 옷을 입는데 '우두둑'하는 소리가 나더니 그대로 멈췄다. 허리를 필수도 구부릴 수도 없었다. 어기적 어기적 벽을 짚으면서 간신히 옷을 입었다. 금방 샤워했는데 식은땀이 온몸에 흘렀다.


3.1절이 끼어 있는 주말이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3월 2일 대체 공휴일 오후 2시에 진료를 시작한다고 했다. 주말 동안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있었다.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아팠다. 허리도 아프지만 온몸 마디마디가 아팠다. 손목도 시큰 거리고 무릎과 발목 목뼈까지 아팠다. 돌아누울 수 없을 정도로 허리는 끔찍하게 아팠다.


남편에게 근육 이완제와 진통제를 사다 달라고 했다. 진통제 덕분에 일어나서 화장실 갈 수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덜 아프게 일어나는 방법을 연구해야 했다. 일어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방광이 가득 차오르고 배가 아팠다. 복대를 하고 밀대 청소기를 지팡이 삼아 한걸음 한 걸음을 옮겼다. 간신히 일어나서 화장실 다녀오면 잠이 다 깬다. 다시 잠들 수 없었다. 뜬 눈으로 고통을 견디다가 새벽녘 잠깐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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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오후 2시 남편과 병원에 갔다. 엑스레이와 CT를 찍었다. 꼬리뼈를 통해 주사를 맞았다. 물리치료받고 약 타서 집으로 왔다. 다음 날부터 좀 살만했다.


검사 결과 기다리면서 '나는 디스크는 아니야.'라고 중얼거렸다. 3번, 4번 디스크가 심하게 눌렸단다. 목 디스크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우선 허리가 급하니 허리 치료부터 하자고 한다.


의사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냐고 물었다. " 그냥 좀, 요즘 무리했어요." 하고 얼버무렸다. 속으로 웃음이 터졌다. 참 미련했다. 참 몰입했다. 너무 몰입했다 싶었다.



누워 있는 동안 어떻게 하면 빨리 나을지 방법을 찾기로 했다. 5년 만에 재발한 허리 통증이다. 그동안은 에센셜 오일과 휴식으로 어찌어찌 회복이 잘 되었다.


이번은 통증의 강도가 달랐다. 지금까지의 방법만으로는 쉬이 낫지 않을 거라 생각 들었다.


공부하기로 했다. 내 몸 사용 설명서를 만들어야 한다. 내 허리와 목의 디스크는 어떤 상태인지 해석이 필요했다. 빨리 나을 방법이 필요했다. 딱 필요한 책을 발견했다.


백년허리 1,2와 백년 목 1,2 그리고 백년운동




백 년 동안 쓸 수 있도록 물려받은 내 디스크를 너무 부려먹었다. 내 몸을 너무 함부로 썼다. 반성한다.

그제와 어제 이틀 동안 <백년허리 1,2>를 완독 했다.


어제는 시어머님도 내가 다니는 병원으로 오셔서 같은 검사 같은 주사를 맞으셨단다. 어머님은 디스크가 부러졌다가 아무는 중이라고 했다. 아가씨도 어머님 보살피고 밭일하느라 역시나 허리가 아프다. 책에서 본 것들을 아가씨에게 알려주었다. 책도 빌려주었다.



찢어진 디스크가 아물려면 1년 반이 걸리지만, 찢어지는 데는 1.5초 걸린다는 말이 생각난다.

나의 1.5초는 문턱을 넘어오지 못해서 끼어있던 냉장고 모서리를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겠지.



안, 적, 천, 전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최대한 안 구부리고, 피할 수 없다면 적게 구부리고, 최대한 천천히 구부려야 한다. 그리고 척주를 펴주는 전신 자세와 요추 전만 자세로 디스크를 회복해야 한다.



23세 첫아이를 가졌을 때 이사했다. 세탁기 아래 돌을 바치려고 아래쪽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대구 팔공산 갈 때 버스 접촉 교통사고로 허리 치료받았다. 매년 겨울이 되는 환절기마다 무리한 허리에 통증이 생겼다. 마지막 극심한 허리 통증은 2019년 6년 전이었다.


그동안 잘 관리해서 매일 아침 108배와 등산을 거뜬히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랫동안 통증이 없어서인지 잊고 있었다. 감정과 물리적 상황에 매몰되어 내 디스크가 안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또, 몸을 사리지 않았다. 한시도 쉬지 않고 일했다. 6년 전 다짐했던 것들이 물거품이 되었다. 그리고 내 디스크는 주저앉았다.






책에 나온 3 마라, 3 하라를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바꿔 본다.



3 말자!

잊지 말자, 나의 몸의 상태를.

무시하지 말자, 내 몸의 신호를.

자만하지 말자,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이 최상이라고.



3 하자!

기억하자, 내 디스크는 손상이 되었다는 걸 잊지 말고 아기 다루듯이 달래주자.

다시 하자, 내 디스크는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다. 문제를 제거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

공부하자, 내 몸을 관찰하고 기록하자. 몸 마음 영혼이 평안하게 회복할 방법을 찾자. 내 몸 사용 설명서를 만들자.



세상일은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느닷없이 찾아온 고통이나 시련은 나를 돌아보라는 신호다. 앞으로 더 나아가도록 쉴 시간이나, 지혜를 얻는 시간이다.



나는 이번 일로 피곤했던 몸과 지친 마음을 쉴 시간을 얻었다. 허무함에 무너질 뻔한 영혼을 붙잡고 나를 보살필 수 있는 실질적인 지혜를 배울 시간도 얻었다.



당신의 몸이 아픈 이유는 '나 좀 보살펴 줘'라는 신호입니다. 나를 보듬어서 더 나은 성장하기 위해 치유하라는 신호입니다. 지금 당신의 몸 어디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나요?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책상을 높이 조정하여 서서 글을 쓰고 있다. 이제 슬슬 왼쪽 다리와 발이 저릿저릿하기 시작한다. 곧 앉아서 쉬라는 신호다.


짐 정리 다 하면 퇴고도 하고 수업도 잘 듣고 본격적으로 글 좀 써보려고 했다. 또 내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다. 매일 하던 108배도 못하고 도서관으로 퇴고 여행도 못 간다. 바다 산책도 하지 못한다. 창밖을 내다보며 날씨 좋다 하며 몸이 근질근질하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고 흐리면, 찜질하기 딱 좋은 날이네 하며 침대에 눕는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아쉽지만 그만큼 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즘처럼 내 몸만 관리하면서 살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즐기기로 했다. 아프다는 핑계로 누릴 수 있는 이 평온함을.





오랜만에 글을 쓰고 나만의 메시지를 뽑았다. 이 메시지를 본 분들이 지금 현재,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살폈으면 좋겠다.



당신의 몸이 아픈 이유는 '나 좀 보살펴 줘'라는 신호입니다. 나를 보듬어서 더 나은 성장하기 위해 치유하라는 신호입니다. 지금 당신의 몸 어디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나요?



일상생활의 순간에서 친구와 가족과의 대화에서, 사람들의 모습에서,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나만의 메시지를 만든다.


나만의 메시지를 만들면 절대 잊을 수 없다. 나는 오늘 이 글과 내가 만든 메시지로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길 할 것이다. 그들이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도록,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도록, 자기만의 방식이 최고라고 자만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자신을 관찰하고, 제대로 알고, 자신을 치유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적용하도록 도울 것이다.




자기 치유 성장 치유포유

셀프 치유법을 전하는 치유 언니

치유성장 에세이스트 최미교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당신의 빛나는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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