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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Sep 08. 2024

예쁜 여름 드레스, 비키니, 주얼리 천국 발리

발리(4)

“어머, 원피스 너무 예쁜데 어디서 산 거예요?” 하고 우연히 만난 한국 여자 두 분이 물었다. 두 분은 카페에서 동행을 만들어서 일정 구간 여행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었다. 외국에서 굳이 한국인과 만나고 같이 여행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같은 투어에서 우연히 만났고 먼저 호의를 가지고 말을 걸어주시니 고마웠다.


“아 네. 그 사누르 비치 근처에서 샀어요!”라고 약간은 경계심이 풀리지 않은 채로 말을 했지만 혼자 여행 중이냐며,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적극적으로 제안을 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결과적으로 너무 좋았다. 한국에서는 만나는 사람들과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직업군이 제한적인데 새로운 업계,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굉장히 즐거웠다. 여행지에서 굳이 한국인을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을 꺼린 것은 오히려 나의 편협한 생각이었던 것이다. 발리는 장기 여행하는 한국인이 많은데 퇴사여행이거나 프리랜서 혹은 자영업자가 많은 것 같다.


“우붓도 돌아다녀보고 그렇게 이쁜 게 없던데 정확히 어디서 사신 거예요?” 하고 구체적으로 상점까지 물어보셨다.


“이게 그렇게 이쁜가요? 음 그냥 숙소에서 사누르비치까지 걷다가 사누르 비치 입구에서 할머니들이 하는 허름한 옷가게가 많은데 잠깐 기웃거리니 호구 왔다 싶은지 현란한 말솜씨로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면서 이것저것 보여주는 거예요. 할머니들이 영어는 왜 이리 잘하는지. 발리 여행 거의 첫날이라 여기저기 둘러보고 가격도 보고 싶은데 너무 붙잡고 안 놔주고 조금만 관심보이면 바로 입어봐라, 하는 거예요. 그렇게까지 하는데 안 살 수는 없어서 그나마 노출 적은 걸로 골라서 사는데 어차피 원피스 사 입으려고 옷을 거의 안 가져와서 세벌을 골랐어요. 다 고르고 나니 십만 원을 달라 해서 거의 강매당하는 느낌이 들고 좀 심한 거예요. 하나에 만원 대면 사겠는데. 결국 한벌에 만오천 원? 정도에 산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 제가 다사고 나오니까 주변에 상점 아줌마 할머니들 대여섯 명이 기다리고 있더니 서로 끌고 데려가려고 하는 거예요. 그냥 구경만 해라 제발 한 번만 들려달라. 마음이 약해서 한 곳을 갔는데 질도 별로고 이미 산 옷 스타일이랑 비슷해서 그럼 해변에서 쓸 사롱이나 하나 사자, 하는데 또 무슨 3만 얼마를 부르는 거예요. 알아보니 5천 원-만원이면 사던데 황당해서 안 사고 나가겠다 하니 자기는 로컬 샵이고 생계도 어려우니 제발 하나만 사달라고 애원을 해요. 그래서 전 만원 이상은 살 생각 없다고 해서 핑크색 사롱 하나 사가지고 나왔는데, 빨래하니 핑크색 물이 너무 빠져서 힘들었어요.


그리고 나오는데 또 아줌마들이 세 명이 기다리고 있어요. 너무 덥고 지치고 현금 뽑은 것도 다 털리고 이제 좀 가고 싶은데 또 한 번만 들어와서 봐달라고 사정을 해서 그럼 마지막 집이다, 하고 들어가는데 쇼핑할 마음이 끝나서인지 눈에 안 들어오고 결국 모자 하나 사서 나왔는데 그것도 깎아서 120k에 샀는데 정찰제 매장 가보니 40k에 팔더라고요.“


롬복에서 진주가 나고 발리에서 난 스톤들로 만들어진 팔찌


사누르 보다 우붓이 쇼핑하기에 종류도 많고 에어컨 나오는 샵도 많은데 아주 약간 더 비쌌다. 우붓은 쇼핑거리에 샵 하나하나 들어가서 보기에 바쁘다. 예쁜 액세서리 샵이 많은데 진주가 있는 스톤 액세서리 사기에 좋다. 팔찌 하나당 만원 초반대! 정찰제 아닌 곳은 깎는 게 힘들지만 그래도.. 지역 경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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