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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Jul 30. 2019

세계문화유산도시, 루앙프라방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구인 루앙프라방은 수도 비엔티엔에서 비행기 혹은 미니밴으로 갈 수 있는 지역이다. 나는 난닝에서 날아온 중국인 친구와 비엔티안-> 방비엥> 루앙프라방 코스로 미니밴을 타고 여행하였고,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엔으로 돌아올 때는 작은 헬리콥터 비행기를 이용하였다. 미니밴을 타는 코스는 많이들 여행하는 코스이지만 3-4시간 동안, 더 싼 미니밴을 이용하면 6시간을 차로 이동하는 것은 정말 지치는 일이다.


루앙프라방은 프랑스 식민지 시대 건물이 거의 남아있다고 하는데, 서양스러운 건물과 불교 건물, 내가 동남아시아에 와있다는 것을 한껏 느끼게 해주는 자연과의 조화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방비엥은 제2의 한국 땅 같았다면 루앙프라방은 서양인 관광객이 훨씬 더 많아 동양이지만 서양같은 묘한 분위기의 장소였다. 라오스에서 가 본 세 도시 중에서는 가장 좋았던 곳이기는 하나 현지인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니고 관광객들의 휴양지같은 곳이어서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꼽지는 못하겠다.


중심부의 거리 곳곳

중심가의 거리를 걸으며 색색의 낮은 집들을 구경하며 걷는 재미가 있고 사진 찍기도 좋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구경할 만한 아기자기한 샵들도 있고, 식당과 카페가 많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시원한 음료 한 잔 마시면 더위도 가시고 여유가 생긴다. 사람이 많지 않고 한적해서 좋다.

걸을 수 있는 거리에 모든 것이 있어서 교통비가 들지 않고 편리하지만 너무 작아 매일 똑같은 길을 반복해서 걷자니 지루하다. 대신 반나절 이상 외곽으로 떠날 수 있는 관광상품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시내 곳곳에 관광상품을 파는 여행사 같은 곳이 있는데 영어가 잘 통한다. 코끼리 타기(동물학대같기도 해서 하고 싶진 않지만), 소수민족 마을 방문 체험, 꽝시 폭포 가기 등이 있는데, 우리는 꽝시 폭포만 다녀오기로 하고 저렴하게 미니밴을 예약했다.

밤이 되면 거리의 집들은 조명을 받아 아름답게 변하며 활기를 띤다.

야시장이 열리고 사람들도 몰려든다. 생과일주스, 얇은 팬케잌, 코코넛 빵을 파는 노점상이 열리고, 기념품이 될 만한 다양한 것을 살 수 있다. 흥정은 일정 가격 이하로는 잘 통하지 않는 편이다.



모두가 꼭 가보라는 푸시산


루앙프라방 내에 있는 관광객이라면 "푸시산 갔었어?"를 안부 인사처럼 들을 것이다. 우리도 추천받은 대로 푸시산 일몰을 보러 4시 반쯤 산에 올랐다. 산은 가볍게 공원에 오르는 정도로 그리 높지 않은 위치에 있었고, 적당히 힘들 즈음에 뷰 포인트에 도착했다. 5시 전후로 사람들이 속속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앉아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작고 가벼운 누런 종이책을 펴고 책에 열중하고 있는 여성도 보이고, 우리 앞에는 동유럽에서 온듯한 억양을 쓰는 네 명의 아이 가족이 앉았다. 갈색 머리의 꼬마 여자 아이 둘이 꽁냥꽁냥 하는 모습이 귀여워 보았다. 그렇게 우리도 대다수의 서양인들의 틈 속에서 해가 지는 것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땀도 거의 식고 선선해졌다. 마을 전체가 내려다 보인다. 일몰은 언제 봐도 좋다.

푸시산 정상에서 만난 아기 고양이


자연 속에서 식사

밥 먹다 고개 들었을 때 보이는 것

어떤 식당은 실내 식당으로 생각하고 안으로 들어가 직원을 따라 더 안쪽으로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넓은 야외 공간이 나오고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벌레가 조금 느껴졌지만 너무 좋았다. 밤은 어둡고 이국적인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야외도 실내도 아닌듯한 곳, 주위는 온통 이방인들. 표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느낌이다.

강변에도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 흘러가는 강과 이국적인 풍경을 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테라스에서 시원하게 한 잔
도톰한 면과 뜨끈한 국물, 돼지고기덮밥


관광지의 색감

몇백 년 전에 지어진 사원들이 가진 색과 문양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그냥저냥 할 일 없을 때 꽝시 폭포


숙소 앞으로 데리러 오는 미니밴을 타고 꽝시 폭포로 향했다. 우리처럼 미니밴을 신청한 사람들을 모두 태우고 가야 했기에 미니밴에 탄 이후에도 여러 숙소를 거쳐야 했다. 다양한 머리 색의 다양한 외모의 사람들을 태웠다. 저 사람은 어느 나라 사람일까궁금해서 관찰하게 된다. 미니밴은 우리를 내려주고 3시간 정도 후에 데리러 오기로 했다.

입구 근처에서부터 수영복을 입고 물에 몸을 담근 사람들이 많았다. 다이빙을 하기도 하고 시끌벅적했다. 계곡에서 수영하는 상쾌함을 느끼기에는 좋은 곳이지만 광활한 대 자연 속 에메랄드 호수를 봐 본 사람이라면 조금 아쉬울 것이다. 중국인 친구는 나보다 훨씬 더 감흥이 없나 보다. 폭포가 너무 시시하다면서 중국에도 이런 폭포가 많다고 그냥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하며 쉬었다. 나는 좀 한가한 곳에서 잠깐 들어갔다. 신났다. 시원했다.


작은 비행기를 타고 다시 비엔티엔으로

공항 안과 밖의 풍경


공항은 정말 정말 작았고, 거의 5분 만에 모든 표, 짐 검사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왔다. 비엔티엔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두 개인데 더 싼 항공도 편도 7만 원 정도로 상당히 비쌌다. 더 비싸고 안정적인 비행기는 10만 원이 넘었던 것 같다. 비행기까지는 햇빛이 강해 우산을 쓰고 갔다. 도착할 때까지 덜덜거리던 비행기는 생각보다 좌석은 편했고, 물과 빵도 제공되어 좋았다.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는 나에게 영어로 계속 말을 걸었다. 영어를 연습하고 싶다고 했다. 퐁이라는 이름의 아저씨는 루앙프라방에 있는 대학교를 나와 루앙프라방 내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호기심이 생겨 현지 중학교에 가보고 싶다고 하니 언제든 환영이라며 다음에 루앙프라방에 오게 되면 연락 달라고 테이블에 놓인 내 노트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주었다.


관광보다는 휴식의 장소여서 좀 지루했던 루앙프라방. 아직까지는 좀 더 많이 돌아다니고 매일 매일 다양한 것을 볼 수 있는 활기찬 분위기의 도시를 좋아하는 걸까. 휴식을 마음 먹고 혼자 간다면 또 다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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