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혼자라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시릴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가 찾게 되는 건 어쩌면 누군가의 글일지도 모른다. 글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보이지 않는 다리이자, 우리가 미처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대신해주는 친구가 된다.
어떤 글은 마치 따뜻한 온도를 지닌 손길처럼 다가와 마음을 어루만진다. 한 문장을 읽는 동안, 우리는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나 경험을 발견하고, 묘하게도 위로를 받는다.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고요한 공감이 찾아온다. 이기적인 위로가 아니라, 조용하고도 은은한 공감. 글은 그 자체로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다.
글은 때때로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사소해 보이는 한 문장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지나온 삶의 궤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글은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하고, 글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우리의 마음속에 작은 씨앗처럼 남는다.
삶이 고단하고 무거울 때, 우리는 글에서 의지를 찾기도 한다. 누군가의 경험이 녹아든 글, 또는 긴 시간 동안 축적된 지혜가 담긴 글을 읽으면, 삶의 방향을 잃은 우리가 잠시나마 길을 찾을 수 있다. 글 속에 담긴 타인의 고뇌와 성찰은 때때로 우리의 방황을 멈추게 하고, 앞날을 향한 희미한 빛을 비춰준다. 어려운 순간에 한 문장이 우리의 마음을 붙잡아 주는 것처럼, 글은 그렇게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힘을 지닌다.
글은 상상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세계로 우리를 데려가기도 한다. 한 줄 한 줄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잠시 현실을 떠나 새로운 가능성을 만난다. 글이 지닌 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세계는 글 속에 담겨 있고, 그 세계를 만나면 우리의 마음은 조금 더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의 말은 바람처럼 흩어지지만, 글은 종이에 남아 기억으로 남는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기록된 글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작지만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과거의 한 사람이 남긴 글은 그 사람의 삶의 온도와 함께 우리에게 닿아, 다시금 우리를 따스하게 감싼다.
글이 가진 온도는, 그 글을 쓴 사람의 마음과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온도는 독자의 마음을 녹이고, 때로는 차갑게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한다. 그렇게 글은 단순한 단어의 나열이 아니라, 마음의 표현이며, 우리에게 닿아 힘을 불어넣는 따뜻한 숨결이다.
-명대성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