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41
하도 오랫동안 곁에
한사람 자리를 남겨둬서,
나는 (그 자리가 원래부터 채워져있던 것처럼)
옆구리가 한껏 벌어진 채로
늘어져가는 채로,
겨드랑이를 있는 힘껏
날갯죽지를 들어, 벌린 채로
그 공간이 허공으로 초침이, 분침이, 시침이, 일력이, 달력이
지나가는 (괄호)마다
달리 (대신해) 채울 말을 찾지 못하고
어깨가 얼얼해져
벌서는 기분이 들고나서야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얼마나 멀리 간지
두리번거린다
가늘게 늘어진 거미줄이
저어어어어어
멀리서
툭
끊어진 채로
햇살에
참
예쁘게도 빛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