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자의 슬픔

20190701

by 라작

A는 자신이 뻐꾸기 새끼 같다고 생각한다

남의 둥지에서 태어나

다른 새끼새의 죽음을 깔고앉아

천연덕스레, 내 것 아닌 모이 먹으며

영영 그 둥지에 뿌리 박힐

날개가 비뚤어진 뻐꾸기 새끼


그가 어쩌다 다니게 된 지금의 회사를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과 4대보험과 테두리 안에 있다는 안도감도,

그는 그렇게 끝장날 것이다

평생토록 내 자리가 아니라는 불편함을 안고

한번도 원한 적 없는 생을,

아니, 그조차도 서서히 잊어버린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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