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1
좋은 문장은 미사여구나 수식어를 치덕치덕 바르지 않아도 물 흐르듯 조화롭게 균형 잡힌 아치를 이룬다
단어들이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그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단정하게 팔짱을 끼고 단단히 결속한다
그런 문장을 재료삼아 지은 집은 아름다울 것이다
군데군데 울퉁불퉁 튀어나오고 빈곳을 메꾸느라 시멘트며 실리콘을 지저분하게 들이부은 집과는 다를 것이다
이렇게 마음 써도 그게 모자란지, 아니면 지나친 건지, 덜걱대고 비고 애초 채워진적도 없는듯한 관계는 되어봤자 지저분한 집에 불과하지 않나
그말을 백번도 넘게 되뇐 것 같다
망각이라는 이름의 지우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