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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Dec 10. 2021

잘하는 것보다 꾸준한 것에 박수를

꾸준함도 큰 능력이라는 것을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연말이 왔다는 신호다.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자신과 주변을 돌아본다. 연초에 계획한 일들에 대해 떠올리며 나는 어디쯤 와있는지 점검한다. 다음 해를 준비하며 새로운 일들을 계획하고, 서점에도 들러 동기부여가 될 책을 몇 권 구입 하기도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무언가 새롭고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나는 직장도 취미도 자주 바꾸었다. 익숙해지는 것이 금방 싫증이 나기도 했고, 나의 모든 것을 헌신해서 쏟는 성향 때문에 번아웃(burnout)이 빈번하게 찾아왔다. 기존의 틀에서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어야 했고, 배울 것이 있어야 했다. 사실 어느 직장이든 늘 새로운 것을 할 수는 없을텐데 말이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취업이 되었기에 가는 곳마다 최연소 타이틀을 달았다. 최연소 신입직원의 메리트는 분명 존재했다. 해맑고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어려서 잘 모른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성숙한척 대처한 일이 많았고, 안 보이는 곳에서 자주 울었다. 그 시절에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어른들의 말이 전혀 와 닿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어디에 있든지 성과는 늘 좋은 편이었다. 어느 대기업 또는 회사가 그렇듯, 한 팀에서는 동일한 직급에게 모두 좋은 성과를 부여할 수 없다. 신입 직원으로 있을 때, 내가 받은 좋은 점수로 인해 한 선배가 승진을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시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어려서 잘 몰랐다. 그 선배는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가족들은 내가 좋은 직장을 그만둘 때마다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뜬금없이 대학원에 가겠다고 할 때도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의 소신과 의지로 새로운 분야에서 다시 시작하고 그 과정을 반복했던 나의 삶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 


"꾸준히 한 곳에 머문 동료들, 친구들이 참 대단했구나. 잘 참고 견뎌냈구나!"


요즘은 한 자리에, 한 분야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내는 사람들을 참으로 높이 산다. 그들은 지루함과 반복되는 일상을 이겨냈고, 마주치기 싫은 순간과 내외적 갈등을 견뎌냈다. 인고의 세월을 지내온 사람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삶의 깊이가 있고, 배울 것이 있다. 


이 글의 마지막으로 존경하는 심리학 박사 Angela Duckworth의 강연 중 일부를 소개하길 원한다. 그녀는 학교에서 그리고 삶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연구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 것은 바로 Grit, 한국어로 번역하면 근성이라는 것이다. 근성은 목표를 향해 오래 나아갈 수 있는 열정과 끈기이며, 마라톤처럼 인생을 사는 것이다. 


"Grit is passion and perseverance for very long-term goals. Grit is having stamina. Grit is sticking with your future, day in, day out, not just for the week, not just for the month, but for years, and working really hard to make that future a reality. Grit is living life like it's a marathon, not a sprint. " 


                                                                                - Angela Lee Duckworth의 TED TALKS 강연 일부 중 -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그리고 내년과 향후 미래를 계획하면서 마라톤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한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한 가지를 진득하게 하는 내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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