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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Dec 11. 2020

'시데레우스' 이창용-정욱진 "관객에게 감동받는 시기"


(사진=주식회사 랑)

다음 내용은 11월 13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작년 초연에 이어 올해 8월에 재연으로 돌아왔다. 무대 조명과 영상이 실제 우주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줘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역사 속 실제 인물 갈릴레오와 케플러의 실제 사건들에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창작 뮤지컬이다.


극은 케플러가 갈릴레오에게 보낸 편지에서부터 시작된다. 17세기 당시 금기시 되었던 지동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갈릴레오와 케플러는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진실을 마주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위로를 전한다.


최근 아시아뉴스통신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카페에서 뮤지컬 ‘시데레우스’에서 ‘갈릴레오’ 역의 이창용과 ‘케플러’ 역의 정욱진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았다.


정욱진은 작년 초연에 이어서 재연에 다시 오른 소감으로 “1년밖에 안 지났지만 케플러가 갈릴레오와 마리아의 깊은 감정을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초반에 에너지를 끌어 올려서 등장해야 한다. 그런데 제가 1년 사이에 성숙해진 건지 작년만큼 에너지가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공연 전 안내 멘트가 나올 때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감정을 끌어 올린다”며 “또한 창용이 형은 저의 서울예대 학교 선배이신데 제가 정말 팬이었다. 창용이 형의 팬카페에 가입해서 쪽지를 보낸 적도 있었는데 공연을 함께하게 되어서 정말 좋다”고 전했다.


이어 이창용은 이번 재연에 합류한 소감으로 “초연 때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고 소소한 아름다움이 있는 따뜻한 극이다. 재연이지만 초연 같은 마음으로 참여하고 싶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이거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초연 때 올라온 프레스콜 영상을 찾아보고 음악을 들어봤을 때 ‘이걸 내가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습 초반 때는 암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지만, 공연하면 할 수록이 작품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용.(사진=주식회사 랑)


다음은 이창용, 정욱진 배우와 일문일답이다.
 
Q. 갈릴레오는 과학자, 케플러는 수학자인데 연기를 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


창용 – 과학에 대한 내용을 잘 알면 관객들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지만, 심플하게 다가가서 재미를 살짝 느낀 다음에 드라마의 감정적인 부분을 알면 점점 재밌어지는 작품이다. 물론 초반에 과학자로서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그렇게 다가가면 어려울 거 같아서 케플러, 마리아와 함께했던 기본적인 것들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갈리레오가 이렇게 공부를 해왔고 ‘내가 맞는데, 이게 사실인데 왜 이해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답답함과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거에 포인트를 뒀다. 한편으로 저는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캐릭터 적으로 접근은 쉬웠다.


욱진 – 과학적인 내용은 거들 뿐 두 명의 학자가 무언가를 함께 찾아가는 열정과 그걸 통한 벅차는 마음과 설렘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Q. 갈릴레오와 케플러가 실존 인물이지만 자신이 해석한 각자의 인물은 어떤 거 같나. 서로에게 칭찬을 하자면.


창용 – 갈릴레오는 실제로 자기중심적이고 날카롭고 예민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라고 하더라. 그의 예민함을 보여주고 싶다가도 대본에 나와 있는 텍스트 위주로 갔다.


욱진 – 실존 인물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작년에 공부할 때는 케플러 사진도 찾아봤지만 수염도 있더라. (웃음) 저와 이미지가 다른 거 같아서 실존 인물 고증은 안 했고, 갈릴레오와 마리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집중했다. 또 그런 인물이라면 별에 대한 연구에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하고, 사람 자체도 순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연 때부터 제가 농담 삼아서 한 말인데 제 자체가 별이 되어야겠어서 눈에 펄을 발랐다. 별의 요정이 되어 디즈니 영화의 한 장면처럼 판타지를 끌고 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창용 – 욱진이는 확실히 초연을 했던 친구라 편하다. 이 공연을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겠지만, 저는 초반에 재미있고 편하게 풀어나가야 관객들이 쉽게 따라오고 뒤에 감정도 따라온다고 본다. 그런데 욱진이는 하나를 하면 둘 이상을 해내는 배우라 함께 하면서 재미있다.


욱진 – 창용이 형이 정말 잘하고 웃긴데 연습할 때 ‘더 가까이’ 씬에서 되게 겸손했는데 지금은 그 누구보다 즐기고 있더라. 형의 장점은 무엇을 해도 집중을 하셔서 같이 연기하는 배우로서 더 집중하게 된다. 저는 사람대로 연기한다고 생각한다. 평소 모습은 별로지만 연기할 때는 잘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결국에는 그 사람대로 연기하는 거 같아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 같다. 창용이 형은 농담도 진짜처럼 하고, 진짜가 농담 같은 묘한 매력이 있는데 그게 연기에서 드러난다. 모든 순간순간이 정말 진지하고 진짜 같은 매력이 배울 점이다. 그래서 연습 초반에 배우 중에 분석이 많이 안 돼도 뻔뻔하게 하는 사람들 있는데, 형은 이해가 되는 순간 그 누구보다 진짜가 나오는 사람이다. 또한 형은 자기만의 엄격한 기준이 있는데, 개막 3주 전에 휴대폰을 새로 샀는데 “오늘 런쓰루 다 외우면 집에 가서 축하하는 의미로 휴대폰 개봉하겠다”라고 하고 공연에 들어가서 개봉을 하더라.


창용 – 휴대폰을 산 지 2주 만에 액정 필름을 붙이고 켰는데 기종을 바꿔서 공부해야 할 시간이 많으니까 여기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 제 좌우명이 ‘후회할 일을 하지 말자’로 바꿨다. 휴대폰 이거 뻔하지 않나, 몇 번 만지면 앱 깔아야 하고 신경 쓸 게 생기니까 공연 올라가고 여유 있게 휴대폰을 개봉하고 싶었다.


Q. 케플러는 갈릴레오에게 꾸준히 편지를 보내고, 갈릴레오는 그 편지를 받고 둘의 연구는 시작한다. 편지를 꾸준히 보내던 케플러의 마음과 그 편지를 보고 연구를 시작할 마음을 먹게 된 갈릴레오의 심정이 궁금하다.


창용 – 실레는 어떻게 이뤄진 지 모르지만 처음에는 “야 됐어”라는 느낌이었을 거 같다. 그리고 ‘나도 네 말에 동의해, 하지만 아서라~’ 느낌으로 있다가 종교재판을 받기 위해 정리를 하려는 찰나에 케플러의 첫 번째 편지를 발견한다. 그때 케플러와 비슷한 지점들이 있었을 거고, ‘너 감당할 수 있겠어? 할 수 있겠어? 나랑 같이 해볼 수 있겠어?’라는 마음으로 답장을 한다.


욱진 – 요즘 시대라면 산속에 지내는 공예가가 정말 기가 막힌 걸 만들었다면 혼자만 보고 있지는 않을 거 같다. 사진 찍어서 SNS에 올리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일 텐데, 케플러도 집안에서 연구하던 걸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여기저기 편지를 보낸 거 같다. 그러던 중 공작님이 종이를 낭비하지 말라고 해서 기분이 나쁜데 갈릴레오한테 두 달 만에 답장이 온 것이다. 갈릴레오면 제가 편지를 보낸 사람 중에서 굉장히 공들여서 보낸 편지 일 텐데 답장이 와서 신난 거다.


정욱진.(사진=주식회사 랑)

Q. 함께 연구한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를 내게 되지만 저자의 이름에서 케플러의 이름이 빠지게 된다. 정욱진이었다면 어땠을까.


욱진 – 초연 때는 그 부분에서 케플러의 속마음을 보여줄 게 없었다. 그래서 어떤 배우는 삐치기도 하고 누구는 쿨하게 넘어가기도 했지만, 재연에서는 케플러가 서운해 하는 장면이 생겼는데 정말 서운할 거 같다. 삐쳐있는 상황에서 신문에서는 갈릴레오가 화형당한다고 하니까 케플러는 자신 때문에 죽으면 안 되니까 찾아간다. 또 케플러가 갈릴레오를 존경하기도 했고, 둘이서 순수하게 같은 목표를 갖고 연구한 게 있으니까 갈릴레오를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만약 제가 같이 참여한 작업에서 제 이름이 빠지면 산에 들어갈 거다. (웃음)


Q. ‘시데레우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창용 – 모든 장면을 다 좋아한다. 그래도 하나를 꼽자면 ‘시데레우스 눈치우스’가 가장 좋다. 그리고 케플러가 등장하는 첫 씬부터 다 좋은 거 같다.


욱진 -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리프라이즈’가 가장 좋다. ‘한 해가 끝났구나’라는 느낌으로 인간으로 배우로 정말 기쁘다. “아무도 믿지 않더라도 언젠가 사람들은 알게 될 거에요, 당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말하고 별을 보는데 케플러의 가장 중요한 장면아닐까.


Q. 올해는 관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보고 있다.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거 같은데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창용 – 지금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받는 시기가 아닐까. 코로나19 2.5단계 일 때는 관객들이 공연장에 와도 마음이 그렇고, 안 온다고 섭섭하지 않지만 뭐가 뭔지 모르겠는 마음이었다. 그래도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공연을 보러 와주셔서 오히려 제가 관객들에게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지금은 팬들의 편지도 못 받고 있는데, 늘 받는 편지였지만 유난히 편지가 더 그리워지는 시기이다. 그래서 온라인 우체통을 할 때 ‘이 힘으로 공연을 했지’가 생각나더라.


욱진 – 편지의 주된 내용이 응원과 칭찬인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편지만 읽어도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 온라인 우체통을 하면서 오랜만에 그 기분은 경험했다. 마스크를 쓰면서 공연을 보고 계셔서 별 같은 눈동자를 보면서 힘을 많이 얻고 있다. 무대의 3요소 중 하나인 관객들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기이다. 공연 마지막 날까지 별의 요정으로 빛나겠다.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 선후배 케미를 선보인 이창용과 정욱진은 작품에 대한 애정과 이 시기에 극장을 찾아주는 관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따뜻하게 전했다.


한편,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29일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된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27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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