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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Jun 15. 2021

'유리동물원' 김이담 "간절함이 없었다면..."

다음은 5월 11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해당 공연은 현재 종연했습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연습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요."


연극 ‘유리동물원’이 1930년대 이야기지만 현시대 청춘들의 공감을 이끌고 있다.


연극 ‘유리동물원’은 1944년 시카고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에서 16개월가량 꾸준히 공연되었으며, '뉴욕 드라마 비평가 서클 어워즈' 최우수 미국 연극상, '시드니 하워드상', '도널드슨상' 등을 휩쓸며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극은 한집에 함께 살고 있지만 자신이 만든 환상의 세계에서 부유하는 가족과 그들을 찾아온 낯선 손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자녀들에게 자신의 환상을 강요하는 어머니 ‘아만다’와 시인을 꿈꾸지만 현실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톰’, 주로 집에서 유리동물과 축음기를 관리하며 시간을 보내는 ‘로라’로 이루어진 윙필드 가족이 유쾌한 성격으로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손님 ‘짐’을 만나 일어나는 사건을 그렸다.


최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이담은 극 중 ‘짐’ 역을 맡아 ‘톰’의 동료이자 학창 시절 만인의 인기를 받은 인물로 ‘로라’의 학창시절 짝사랑 대상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김이담은 ‘유리동물원’에 함께하게 된 계기로 “시기도 잘 맞았고,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를 할 때 음악 감독님께서 작품을 추천해주셨다. 극단 마방진에 대한 좋은 말도 많이 들어서 같이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공=엠비제트컴퍼니

다음은 김이담과 일문일답이다.


Q. ‘짐’의 첫인상은 어땠다.


"유쾌하고 킹카인 모습에 떠올랐던 배우가 제 친구인 서경수였다. 이미지에 잘 맞고 멋있다 보니 짐을 김이담화 시켜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제 성격으로 잘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저도 뻔뻔함이 있긴 하지만 구멍은 많은 거 같다. (웃음)"


Q. 짐이 로라를 처음 마주하고 점점 끌리게 된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나.


"문을 열 때도 톰의 어머니가 계실 줄 알았는데 예쁜 드레스를 입은 로라가 서있다. 이때부터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다. “너에게 누나가 있는지 몰랐네”라는 말이 설마 하는 부분을 나타낸 말이다. 로라가 한 세계에 집착이 있고 사회적이지 못하지만 유리 이야기를 할 때는 세상 밝게 이야기를 해주는데 제 눈에는 아름다워 보이는 거 같다. 긍정적인 모습이 조금씩 쌓여서 빠진 거 같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다 보면 전혀 이런 매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가끔가다가 그 모습이 툭 튀어나와서 사랑스럽게 보일 때가 있는데 로라에게도 이런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누나가 세 명인데 셋 째 누나가 그런 매력이 있다. 사물에다가 의인화를 시키며 동화처럼 말을 예쁘게 하는 게 있는데 미소 짓게 되는 게 있는 거 같다. 서빈 누나도 약간 그렇다. 혼잣말을 엄청 하시는데 귀여우시다. TV에서 보는 말괄량이 주인공 같은 여리여리한 모습을 보여주신다."

제공=엠비제트컴퍼니

Q. 짐이 봤을 때 톰의 가족은 어떤 거 같나.


"불편함과 어색함이 있다. 이 가족이 나와 로라를 이어주기 위해서 작당한 것을 알지만 모른 척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데 이걸 의식하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톰이 누나를 저에게 소개시켜줄 거라고 말한 게 아니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쉽게 깨뜨리지 않을 거 같고 어떻게 하면 잘 나올 수 있을까 고민할 거 같다."


Q. 짐에게는 로라의 절름발이가 문제가 안 될까.


"저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라 문제가 안 됐다고 말한 거 같다. “자신감을 가져! 괜찮아!”라고 하지만 저와 얽히는 사람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거 같다. 여자 친구 베티가 있었지만 자기 일이 아니기 때문에 깊게 생각은 안 하는 거 같다. 로라에게 키스하기 전까지만 해도 키스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을 거 같은데 순간 분위기에 휩쓸렸다고 생각한다."


Q. ‘유리동물원’을 보면서 가장 와 닿았던 캐릭터는.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만다’인데 엄마가 생각이 났고 가장 이해가 됐다. 톰이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다. 오래된 극이지만 현대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바꿔서 공감이 많이 되지 않았나 싶다."

제공=엠비제트컴퍼니

Q. 톰과 본인이 비슷하다면 울분을 터뜨리는 편인가. 어떤 점이 비슷한가.


"저는 쌓아놨다가 한 번에 터뜨린다. 스물한 살 때 서울로 가출을 한 게 지금은 독립이 되었다. 그때 음악이 하고 싶어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엄마한테 많이 대들었던 거 같다. 집이 교육자 집안에서 부모님도 제가 교육자가 되길 바라셨는데 제가 중학교 때 음악을 하고 싶다 했다. 제가 작심삼일이 강해서 제가 음악을 하다가 그만둘 줄 알았던 거 같은데 이때 엄마랑 2, 3년을 대치했다. 포털사이트에서 부모님을 설득시키는 방법을 20가지 적어서 설득시켰는데 그때 그런 시간과 간절함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Q. 간절하게 이루고 싶었던 일도 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 어떻게 견뎠나.


"그럴 때마다 연습하고 노력을 하는데 그게 배신하지 않는다. 3, 4년 전에 드라마 오디션 보러 다닐 때 엄청 힘들었는데 스스로가 싫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이 시기가 없었으면 지금도 없었을 거다. 이런 시기는 늘 오니까 이번에는 어떤 부분을 노력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게 되더라."


Q. 배우로서 목표는.


"자기 전에 기도하고 자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가 되게 해달라고 했었는데 최고의 배우가 뭘까 생각을 해봤다. 기능적으로 말하면 발음 좋고, 노래 잘하고, 전달력 좋으면 내 마음을 표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배우가 최고의 배우이긴 한데 유명한 배우가 돼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게 처음의 목표였다. 그러다 지금부터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그런 길로 가도 되지 않나 싶어서 유명해진 다음에 하는 게 아니라 조금씩 생각이 변하고 있다. 돈은 많이 벌지 않아도 배우들이 좋아하고 관객들이 믿고 보는 배우가 되면 좋지 않나.


원래 뮤지컬에서 탑이 되고 싶은 게 1번 꿈이었는데 지금은 코로나 시대도 왔으니 제가 이걸 무기로 삼고 다른 것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쪽은 TV를 다녀와야지 이 배우가 무대와 TV를 다 하고 좋다는 인식도 있더라. 그 인식 때문에 하는 건 아니지만 드라마 오디션을 보면 무대와 달라서 참 어렵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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