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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Jun 23. 2021

[인터뷰②] 이제훈 "나라면 모범택시 안 탈 듯"

다음은 6월 1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다음은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김도기와 안고은(표예진 분)의 러브 라인을 바란 시청자도 있었는데, 고은이와 도기는 어떤 관계였나.


"대본에 도기와 고은의 캐릭터가 친밀감이 있고 편한 사이로 유일하게 반말을 하는 사이였다. 이런 관계에 대한 설정을 봤을 때 김도기가 외로움이 있고 누군가에게 다가갈 때 워낙 조심스러워서 저는 존댓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가님도 오케이 하셔서 그렇게 표현하면서 제가 기대한 건 아픈 사람들이 뭉치면서 연대의식을 느끼고 서로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존재로 나갔으면 했다. 앞으로 또 다른 이야기가 어떻게 쓰일지 모르겠지만 더 친밀감 있고 가족같이 장난도 치는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


Q. 그나마 약간의 러브라인이라면 왕따오지로 보이스피싱의 우두머리 림여사(심소영 분)와 있지 않았나.


"보이스피싱에 대한 부분이 아직도 성행하고 있고 피해자들이 안타깝게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장면이 희화화돼서 메시지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는데 심소영 배우와 케미가 잘 묻어나온 거 같다. 현장에서 애정 표현과 언더커버의 작업에서 심소영 배우님이 잘 받아주셔서 러브라인에 대한 표현이 잘 되지 않았나. 그때 OST가 크게 한몫한 거 같다. 정말 찰떡이더라."

Q. 작품 초반에 액션 연기 대역 논란도 있었다. 원래도 액션을 잘하는 배우인데 이런 논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또 카체이싱 장면이 멋있게 나온 만큼 위험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감독님과 제작진에게 미안했다. 액션신에서 원신, 원테이크였다. 무술팀과 준비를 충분히 해가고 저에게도 어렵지 않았다. 액션을 염두하고 하고 있고 열망도 컸다.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는데 현장에서 제가 다칠 수 있다는 안전에 대한 우려가 강했던 거 같다. 제가 의욕적이고 다 할 수 있다는 부분을 어필해서 감독님께서 저를 누그러뜨리려고 하신 거 같다. 제가 다치게 되면 완전 스톱이고 드라마가 타격을 입고 방송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의견을 존중하고 조율하면서 갔다. 논란이 있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건 작품으로 보여드리려는 마음이 컸다. 늘 하던 방식으로 저를 다 내던지면서 연기를 해나간 거 같다. 가면 갈수록 강해지는 강도와 카체이싱이 위험했고 해내기 힘들었지만 같이 힘을 모아서 했고 성취감이 강했다. 잦은 부상과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 고충이 있었지만 작품으로 보여드린 측면에서 만족한다."


Q. ‘모범택시’는 매회 엔딩에 나오는 글귀도 인상적이었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엔딩 문구는 무엇이었나.


"엔딩 메시지가 이 드라마가 가볍게 휘발이 되는 게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면서 곱씹어 봐야 할 명제를 말미에 띄워줘서 하나하나 가슴에 와 닿았다. 3, 4부에서 청소년인 고등학생들 상대로 복수를 해준다는 자체가 과한 거 아닌가 싶지만 “어리다고 죄의 무게는 가벼워지지 않는다”는 글이 크게 와 닿았다. 또 웹하드를 통해서 다운로드할 때 50원, 100원으로 받는 게 광산이라고 언급할 때 반성을 하게 된 거 같다. 어떤 걸 소비하고 누리고 있는 게 누군가에게 아픔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큰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게 무언가를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있어서 꼭 생각해야 되겠구나 깨달았다. 16부의 엔딩도 두근거리는 설렘이 있었고 앞으로 강하나(이솜 분) 검사가 함께하지 않을까 이야기가 기대되는 게 있지 않나."

Q. 15, 16부에 김도기의 이야기가 다뤄지면서 도기의 어머니를 살해한 범인의 자식을 만나던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살인자의 자식을 대하는 김도기의 모습을 보면서 ‘모범택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마지막 에피소드가 김도기의 이야기로 마무리가 됐는데 원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 거 같다. 남겨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하는지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남겨진 사람들은 죄가 없다. 어머니는 죽인 사람들에게 복수와 분노가 가득 찼지만 그 범죄를 모르는 사람에게 전가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지 않았나. 김도기가 아픔과 트라우마로 고통 속에서 살아가다가 용서라는 키워드로 해소가 된 측면이 앞으로 쓰일 이야기에서 김도기가 더 확장되지 않았나 싶어서 좋은 결말인 거 같다."


Q.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생각해봤을 것인데 이제훈 앞에 복수를 대신 해주는 모범택시가 온다면 어떤 선택을 내릴까.


"현실의 저는 복수를 선택하지 못할 거 같다. 작품에서도 복수는 복수를 낳게 된다는 고민거리를 안겨줘서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올바른 선택이지 않을까.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토로할 거 같고, 이런 목소리가 많이 나오면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1~16부의 이야기를 보게 되면서 피해자의 상황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그들이 된다면 단순히 복수를 안 하겠다는 건 또 어렵지 않을까 갈등이 큰 거 같다.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이 사회에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최근에 ‘하드컷’이라는 영화 제작사를 설립했는데 배우가 아닌 연출, 제작사로서 힘든 점은 없나. 또 사람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왔는데 앞으로의 행보는 어떤가.


"조만간 거취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드컷’이라는 회사를 통해 기획과 제작을 하는 프로젝트가 있을 거다. 배우로 연기하는 거뿐만 아니라 작품을 만들어가는 거에 의견을 내는 게 재미있는 작업 같다. 어릴 때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꿈을 꾸고 자아를 실현해나갔는데 내가 이걸 못하면 무얼 할까 고민을 하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 배우로 연기하고 의견을 내는 거에서 영화를 만드는 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되면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하고 싶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부족하고 미진할지언정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제 소식이 들리지 않아도 무언가 계속 만드는 과정을 하고 있을 거다. 이걸 꼭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은 하고 싶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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