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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Aug 10. 2021

[인터뷰]유준상 "Show Must Go On"

유준상.(제공=CJ ENM, (재)세종문화회관)

다음은 7월 7일에 나온 인터뷰 기사로 해당 공연은 종연했습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저 세상 텐션! 유준상 ‘비틀쥬스’의 매력 보러 오세요”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뮤지컬 ‘비틀쥬스’가 개막했다. 팀 버튼 감독의 초기 대표작인 동명 영화 ‘비틀쥬스(유령수업)’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비틀쥬스’는 2019년 4월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이며 저 세상 텐션으로 마니아 팬덤을 형성했다. 그뿐만 아니라 제37회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뮤지컬’, ‘남우주연상’, ‘스코어(작곡/작사)상’, ‘무대디자인상’ 등을 비롯해 총 8개 부문에 후보작으로 올랐다. 또한 같은 해 외부 비평가상에서 4개부문 노미네이트와 함께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을 수상하였으며, 드라마 리그 어워즈 역시 4개 부문 노미네이트, 최우수 연출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는 총 7개 부문 노미네이트,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을 석권하며 브로드웨이 3대 뮤지컬 시어터 어워즈 수상을 휩쓸었다.


뮤지컬 ‘비틀쥬스’의 한국 상륙 소식에 뮤지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98 억년을 묵은 이제껏 보지 못한 캐릭터 ‘비틀쥬스’ 역에 유준상, 정성화가 캐스팅 되어 화제가 됐다. 1995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기 전 유준상은 뮤지컬 무대에서 먼저 얼굴을 알리며 뮤지컬 1.5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거듭났다.


‘그리스’, ‘더 플레이’ 등 대한민국 뮤지컬계의 역사를 쓴 작품들에서 열연을 펼친 그는 2002년 ‘제8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대체 불가능한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 이후 뮤지컬 ‘삼총사’, ‘잭 더리퍼’, ‘그날들’, 레베카, ‘프랑켄슈타인’, ‘로빈훗’, ‘벤허’, ‘영웅본색’ 등 내로라하는 작품들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드라마와 영화에 이어 뮤지컬계에서도 ‘믿고 보는 배우’의 수식어를 거머쥐며 그 저력을 떨치고 있다.

유준상.(제공=CJ ENM, (재)세종문화회관)

유준상은 한국 최초의 ‘비틀쥬스’를 만들기 위해 새벽까지 연습하며 살이 쪽 빠졌다. 그는 “제가 인생에서 고민했던 모든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세팅을 했다. 1997년에 뮤지컬 ‘그리스’를 했을 때가 떠오르면서 지금도 새벽까지 연습하면서 어떻게든 ‘비틀쥬스’ 캐릭터를 표현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이 시간을 버텨내면 관객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선사할 것 같다”고 자부했다.


유준상의 경력이라면 캐스팅 콜이 들어오지, 굳이 자신이 오디션을 보지 않아도 될 정도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비틀쥬스’에 오디션에 지원하면서 함께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오디션에서 보일 대사와 넘버를 보여주고 피드백이 오면 수정해서 다시 시연했다. 몇 차로 진행된 캐스팅이 진행되면서 브로드웨이 시스템 역시 우리나라와 아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고 한다.


종종 해외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웃지 못하는 이유는 문화적 특성도 있다. 미국식 유머를 가득 담은 ‘비틀쥬스’가 한국에서도 먹힐지에 대한 우려로 유준상은 “고민도 많았고 걱정도 했는데 작품 분석 작업을 해보니 전 세계적으로 누가 봐도 이해할 코미디더라. 상황이 주어진 대로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코미디가 나온다. 한국 작가가 단어, 문장들을 잘 선택하고 만들어줘서 번역의 힘도 크게 도움받고 있어서 미국식 유머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유준상.(제공=CJ ENM, (재)세종문화회관)

유준상은 ‘비틀쥬스’의 브로드웨이 연출팀이 한국에 와서 함께 작품을 준비하며 우리나라에서 첫 라이선스 공연을 하는 것에 대해 그들 역시 기대감과 어떻게든 해내려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 스텝들이 미국에 있는 스텝들에게 모든 것을 보고하면서 작업하고 있어서 연습도 체계적이고 연습양도 엄청 많다. 번역 작가와 의논을 통해서 어느 날은 단어가 어느 날은 문장을 다시 시연할 때도 있었다. 단순히 대사를 따라하기보다 체득하고 만들어 가야 해서 분석적인 시간이 오래 걸렸고 ‘왜 이 말을 해야 하지?’라며 찾아가는 연결 고리가 필요했다. 새벽에 자다가도 갑자기 눈을 떠서 대사를 수십 번씩 해봤다. 정말 많은 큐가 있어서 이걸 맞추려면 끊임없는 반복 연습밖에 없더라. 손 하나 올리는 것에 음악과 이펙트 모두가 연결이다 보니 행동 하나하나가 미세하게 연결되어 있는 작품이다. 외국 스텝들 역시 코로나 시대에 브로드웨이 공연은 멈춰있는데 한국은 공연을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거 너네가 따라와’라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초연인 작품처럼 같이 만드는 기분으로 하고 있어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유준상.(제공=CJ ENM, (재)세종문화회관)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가 명쾌해요. 삶이라는 것은 죽었든 살았든 외롭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재미있는 상황들을 만들어 놓는답니다. ‘죽음을 어떻게 이렇게 명쾌하게 담았지?’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하고 연습에 들어갔는데 너무 힘들어서 수백 번 후회했어요. (웃음) 작품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메시지를 주는 과정을 보면서 코로나 시국에 사는 우리의 마음속에 큰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 유준상은 한국뮤지컬협회에 1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저를 뮤지컬 1.5세대라고 해주던데 뮤지컬의 열악함을 생각하면 지금은 대단한 발전을 한 것이다. 지금도 제가 무대를 지키기 잘했다는 생각은 수도 없이 한다. ‘Show must go on’이라는 말처럼 공연이 계속되는 이유는 힘든 시기에 공연을 보면서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인생을 배우기도 하며 그 시간만큼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비틀쥬스’도 진짜 다른 세상인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서 준비했는데 힘닿는 데까지 해보고 싶다”며 작품과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뮤지컬 ‘비틀쥬스’는 8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80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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