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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Aug 10. 2021

[인터뷰] '마돈크' 김찬호, 순간순간 느껴지는대로

제공=알앤디웍스

다음은 6월 29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창작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프로듀서 이성일, 오훈식 / 연출 오루피나)가 10+1주년 기념 공연으로 돌아왔다.


2010년 초연한 ‘마마, 돈크라이’는 지난해 초연 10주년을 맞아 공연장의 규모를 키우고, 무대 디자인 리뉴얼 등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상황의 심각성,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여파로 제대로 막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공연 연기와 취소의 아쉬움을 날려버릴 10+1주년 공연으로 다시 돌아온 ‘마마, 돈크라이’는 사랑을 얻고 싶었던 프로페서V와 죽음을 갈망하는 드라큘라 백작의 치밀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두 캐릭터의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한 번만 들어도 귓가를 맴도는 중독성 강한 넘버가 작품의 인기 요인이다.


여섯 번째 시즌의 ‘마마, 돈크라이’는 ‘10+1주년’ 기념 공연답게 프로페서V 역에 송용진, 허규, 조형균, 백형훈, 양지원, 최민우, 박좌헌, 드라큘라 백작 역에 고영빈, 박영수, 김찬호, 고훈정, 이충주, 장지후, 이승헌, 노윤으로 역대 시즌 가운데 가장 많은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다.


최근 열린뉴스통신은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드라큘라 백작’ 역의 배우 김찬호를 만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김찬호는 ‘마마, 돈크라이’ 2018년 다섯 번째 시즌부터 참여해 그만의 드라큘라 백작을 만든 가운데 “2018년에 오훈식 대표님이 작품과 함께 소속사 계약도 같이 제안해주셨다. 그때 소속사 계약은 안 하더라도 ‘마마, 돈크라이’는 꼭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둘 다 하게 됐다. 저는 이 작품이 정미소에서 공연했을 때부터 작품을 봐왔는데 작품이 점점 성장하면서 변해가는 게 재미있다 보니 흔쾌히 하게 됐다”고 작품을 선택했을 때를 회상했다.


이어 “작년 10주년에 드레스 리허설까지 다 하고 공연 전날에 작품이 못할 것 같다고 들어서 정말 아쉬웠다. 그러고 1년이 지나서 이번에 다시 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지난번에 연습했을 때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왔다. 10주년 때 보여드리지 못한 것을 10+1주년으로 더욱 스페셜하게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제공=알앤디웍스

하얀 피부에 날렵한 이미지가 ‘드라큘라 백작’과 찰떡인 김찬호는 자신의 성격은 ‘프로페서 V’와 어울린다고 한다. 그는 “제 성격 자체는 V랑 어울리는데 제 이미지가 있어서 드라큘라를 추천해주신 것 같다. 제가 갖고 있는 이미지나 캐릭터성이 있을 텐데, 남들이 봤을 때는 저의 본 모습보다 이런 모습을 원할 수가 있지 않나. 이런 점을 잘 조합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공연을 할수록 이미지 캐스팅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죽음을 얻고 싶어 하는 ‘드라큘라 백작’이 사랑을 갈망하는 ‘프로페서V’를 만날 때는 어떤 생각이 들까. 그는 “제가 등장한 순간부터 안경을 끼고 꼬질꼬질하게 있는 V를 보는데 ‘저 얼빵한 놈이 나를 죽음으로 이끌 수 있겠다’ 생각이 든다. 드라큘라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데 V는 뭐 하는 사람인가 싶게 행동도 모자라 보이고 천재라는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먹잇감처럼 생각하게 된다”고 웃으며 밝혔다.


‘마마, 돈크라이’를 보면 초반부터 프로페서V가 나와서 혼자 극을 끌어가고, 드라큘라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드라큘라 역의 배우 팬이라면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을 터. 김찬호는 “V들이 드라마를 잘 끌고 와줘서 고맙다. 내용이 절정으로 가려는 중간 단계에 드라큘라가 등장해서 시선을 확 사로잡아서 미안하기도 하며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은유나 비유로 표현도 많이 되는데 지금이 괜찮은 것 같고, 드라큘라의 비중이 더 생긴다면 신비감이 떨어지지 않을까.”라며 ‘프로페서 V’가 있기 때문에 ‘드라큘라 백작’이 멋있게 보일 수 있는 점에 고마움을 전했다.

백형훈, 김찬호.(제공=알앤디웍스)

뱀파이어는 밤중에 무덤에서 나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전설상의 귀신으로 오랜 시간 전 세계적으로 소설, 영화, 드라마. 무대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사랑받는 소재이다. 김찬호는 ‘마마, 돈크라이’의 뱀파이어의 차이점으로 “클럽을 다닌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죽지 않고 살아가는 드라큘라는 무료한 삶을 해소할 곳이 없다. 다른 작품에 드라큘라는 춤을 추지 않지만, 백작이 클럽에 가서 춤을 춘다는 설정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백작이 클럽에서 춤추는 ‘클럽 세라’ 장면의 안무를 변형해서 춰요. 2018년 버전보다 새로운 춤을 추가했죠. 올해는 10+1주년으로 축제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다시 할지 기약이 없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생각하면서 춤을 추려고 해요. 지루한 일상 속에서 클럽을 다니는 드라큘라 백작을 요염하고 섹시하게 디벨롭하고 싶은 마음에 새로운 안무를 제안했고 저는 매회 순간순간 느껴지는 대로 할까 생각 중이에요.”


만약 드라큘라처럼 영생을 준다고 한다면 누군가는 기쁘게 받아들이고, 또 누군가는 끝이 있는 삶이 좋다고 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고민이 될 만한 이 질문에 김찬호는 “늙지 않고 건강한 상태면 좋다. 늙어서 병든 상태로 오래 살고 싶지는 않다. 영생을 살게 된다면 저는 지금 나이가 더 좋다. 20대 때는 하루에 약속을 5~6개를 잡을 정도로 정신없이 살았다. 지금 모습으로 500년을 살고 있어도 아마 주위 사람들이 늙어서 죽어가는 모습을 계속 지켜봤을 테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처럼 슬플 것 같다. 그래도 저는 무료한 삶에 나태해지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맞추는 성향이다 보니 그들의 속도에 맞춰서 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찬호는 내년 마흔을 앞두고 다가온 40대에는 진중한 역할을 많이 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활기차고 에너제틱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면 이제는 진중한 배역을 찾아서 해볼 것이다. 특히 연극도 많이 해보고 싶은데, 메시지 있는 연극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는 8월 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9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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