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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Aug 10. 2021

[인터뷰] 김서형 "난 강하지만 약한 사람"

김서형.(제공=kth)

다음은 6월 28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대한민국 공포 영화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여고괴담’ 시리즈가 12년 만에 돌아왔다.


1998년 첫선을 보인 ‘여고괴담’ 시리즈는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으로 이미연, 김규리, 최강희, 박혜진. 박한별, 오연서 등 스타 여배우를 탄생시켰다. 17일 개봉한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제작 씨네 2000, 각복/감독 이미영)는 ‘여고괴담 1’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다시 모교로 돌아온다는 스토리로, 기억을 잃은 채 모교로 돌아온 교감 선생님 ‘은희’(김서형 분)가 학교의 비밀을 알고 있는 학생 ‘하영’(김현수 분)과 함께 특정한 장소에 얽힌 끔찍한 진실을 알게 되며 기이한 일을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서형은 ‘여고괴담 4 – 목소리’ 편에서 출연한 뒤 16년 만에 ‘여고괴담’ 시리즈를 만나 감회가 새로울 터.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2년 만에 영화가 개봉하게 돼서 되게 뿌듯하다. ‘은희’는 감정선이 힘든 역할이라고 생각했지만 몸으로는 힘든 것을 잊을 만큼 촬영 현장이 좋았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서형.(제공=kth)

‘여고괴담’ 네 번째 시리즈 이후 여섯 번째 시리즈에 함께하게 된 이유로 ‘여고괴담’ 시리즈 제작사 ‘씨네 2000’ 故 이춘연 대표와의 인연으로 “이번에 선생님 역할이라고 하길래 제가 ‘SKY 캐슬’에서 김주영의 ‘쓰앵님’ 때문이냐고 여쭤봤더니 일단 대본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대본을 본 지 이틀 만에 참여하겠다고 연락을 드렸다. 이춘연 대표님을 오랜만에 뵀는데 다시 만났을 때는 ‘세월이 지나가긴 했구나’ 생각이 들었고, 시즌 10까지는 대표님께서 계셨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그게 유지가 되는 바람으로 이번 시즌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여고괴담’ 4편과 6편에 나온 거로 의미 부여할 수 있지만, 대표님께서 10년은 더 버텨주길 바라셨다.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돼서 누구라도 ‘여고괴담’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김서형.(제공=kth)

‘아내의 유혹’ ‘기황후’, ‘SKY 캐슬’, ‘아무도 모른다’, ‘마인’ 등 김서형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강한 인상만큼이나 감정 소모가 큰 인상적인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김서형은 “저에게 센 캐릭터와 강한 모습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변화를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그걸 해내서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있던 게 사실이다. 이것을 버텨내야 제가 배우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에 더 다그치다 보니 감정 소모가 더 컸다. 저는 감정 소모의 소용돌이에 많이 무너졌다. 지난 10년간 이런 캐릭터를 만나면서 감정 소모가 매년 반복한다. 일주일씩 울거나 술을 잘 못 하지만 혼술도 해보는데, 감정 소모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여서 넘어야 작품을 온전히 끝낼 수 있더라. 저는 이런 걸 끌어안을 만큼 강하지만 약한 사람 같다. 약하다는 게 잘못된 게 아니고, 강하다고 이상한 것도 아니다. 에너지 소모는 많지만 죽을 듯이, 그리고 쓰러질 듯이 연기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이게 제가 살아가는 이유다”며 담담하게 밝혔다.

김서형.(제공=kth)

김서형은 27일 종영한 tvN 드라마 ‘마인’에서 정서현 역으로 동성애 멜로를 선보이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는 “멜로를 해보니까 멜로가 쉽더라. 제가 멜로가 가능하다고 말을 해도 대중이 만든 한계가 있었다. 제가 만든 한계는 아니지만 ‘김서형이 멜로가 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 있을까. 동성애라고 해서 고민하거나 무언가를 준비하지 않았고, 공평하고 평등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저는 ‘나에게 멜로가 왔으니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멜로를 잘하면 또 다른 멜로가 오겠지?’라는 기대가 컸고, 16회 동안 다채로움을 가진 정서현이라는 인물에게 감정이입이 쉬웠다. 이번에 멜로의 목마름을 어느 정도 풀었고, ‘김서형이 이것도 되는 배우였구나’ 생각하시면 또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서형은 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있는 원동력으로 “배우를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여태껏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안에 끼가 있는 것을 떠나서 배우를 갖고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감정 소모의 소용돌이가 와도 피하지 않고 버텨야 하며 평생 해야 할 거라고 느낀다. 또한 제가 반려견을 16년간 키우다 보니 잘 키우고 책임져야하는 마음에 연기를 열심히 하게 한다”며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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