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수정 기자 Aug 10. 2021

[인터뷰]선민 "8년 만의 복귀, 나와 친해진 시간"

선민.(제공=오디컴퍼니(주))

다음은 6월 24일에 나간 인터뷰로 해당 공연은 종연했습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뮤지컬 배우 겸 가수인 선민이 8년 만에 복귀작으로 뮤지컬 ‘드라큘라’를 택했다.


지난달 개막한 판타지 로맨스 뮤지컬 ‘드라큘라’(오디컴퍼니㈜)가 2014년 국내 초연 후 네 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1897년 발행된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소설에서 탄생한 ‘드라큘라’는 12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뮤지컬 외에 영화, 연극, TV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각색된 매력적인 소재로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애절하게 그려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2014년 국내 초연 2개월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고, 2016년에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전석 매진 신화를 이루며 2020년 세 번째 시즌은 프리뷰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매 시즌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는 뮤지컬 ‘드라큘라’에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이 있다. 바로 ‘루시’ 역의 선민이다. 2006년 신혜성과의 듀엣곡 'Keep Holding U'으로 데뷔한 선민은 가수로서 일본과 한국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아르센 루팡’에서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선민은 갑작스레 활동을 중단했다.

선민.(제공=오디컴퍼니(주))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선민은 “캐나다에 오래 살다가 작년에 한국에 왔는데 ‘지킬 앤 하이드’를 했던 오디컴퍼니에서 ‘드라큘라’ 제안을 주셨다. 만약 제안을 안 주셨다면 제가 ‘드라큘라’ 오디션을 보려고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저에게 의심 없이 손 내밀어주셔서 감사하고 관객을 만나게 된 것도 정말 감사하다. 제가 뮤지컬은 몇 작품 안 했었지만 좋은 기억들이 있어서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며 8년 만에 복귀한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첫 공연 날에 선민은 오히려 마음이 차분했다. 그는 “주위에서 안 떨린다고 하는 거 거짓말 아니냐고 할 정도로 물어볼 정도로 떨리지 않아서 정말 신기했다. 그러다 제가 무대 위에 있고 앞에 관객이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은 살짝 떨리긴 했다”고 그날의 감정을 전했다.


“‘지킬 앤 하이드’에서도 ‘루시’ 역이었는데 ‘드라큘라’에서도 ‘루시’네요. ‘드라큘라’의 ‘루시’는 첫 등장부터 깨 발랄하고 정신없다 보니 이 부분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됐어요. 저도 유쾌하고 재미있는 성격이지만 시끄럽고 호들갑 떠는 성격은 아니다 보니 도전이었죠. 저에게도 이런 모습이 어딘가에 있을 테니 끄집어내서 극대화하는 부분이 필요했어요. ‘루시’를 연기하기 위해 호들갑 떨면서 즐거워하고 뭔가에 빠져서 집중하는 모습을 캐릭터로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죠.”

선민.(제공=오디컴퍼니(주))

극 중 ‘미나’와 ‘루시’는 절친한 친구로 ‘미나’는 ‘루시’가 뱀파이어로 변한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하는 사이다. ‘미나’ 역의 조정은, 임혜영, 박지연과 각각 어떤 친구의 느낌인지 묻자 “정은 선배는 든든한 친구다. 저는 항상 업되어 있고 호들갑을 떤다면 상황을 정리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같이 고민해준다. 혜영 선배는 같이 있을 때 같이 수다스러워지는 사람이다. 친구로서 함께 남자 이야기를 할 때는 깔깔거리고 ‘루시’에게 바로 호응을 해준다. 지연 배우는 나이대가 비슷해서 그런지 무언가 더 하지 않아도 편한 느낌이 있다. 차분하지만 그 안에서 발랄한 호흡이 있다”고 설명했다.


‘루시’와 ‘미나’가 한껏 텐션이 높아져 ‘루시’의 남자를 고르는 ‘How do you choose’ 부분에서 ‘루시’는 ‘잭’, ‘퀸시’, ‘아더’ 중에서 가장 소심해보이고 조용한 남자 ‘아더’를 고른다. 선민은 “‘루시’는 본능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잭’과 ‘퀸시’는 남자답고 유쾌하며 애정을 바로 표현해서 헷갈리지 않는 사람인데 ‘아더’는 저를 좋아하는지 모르겠고 표현도 하지 않는다. ‘루시’는 원체 호기심이 많아서 긴가민가하게 만드는 ‘아더’에게 끌린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큘라’라는 인물에도 쉽게 매혹되는 사람인 것 같다”고 전했다.


“‘루시’는 극 전체를 봤을 때 ‘드라큘라’와 ‘미나’의 관계를 빌드업 시켜주고 이야기가 흘러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존재예요. ‘루시’가 ‘드라큘라’의 매력에 빠져 뱀파이어가 되면서 그의 매력을 더욱 크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죠.”

선민.(제공=오디컴퍼니(주))

‘루시’는 ‘아더’의 손에 죽고, ‘드라큘라’는 ‘미나’의 손에 죽으며 뱀파이어의 운명을 끝내고 평생 잠들 수 있다. 선민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대신 죽여줄 수 있을까. 선민은 “그때가 되어보지 않은 이상 모를 것 같지만, 왠지 저는 못 할 것 같고 남을 시킬 것 같다. 아니면 오히려 뱀파이어가 된 사랑하는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생각을 바꿀 것 같다. 인간들의 세상에서나 뱀파이어가 나쁜 거지, 뱀파이어로는 이 삶이 좋을 수도 있으니까. 그 사람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이해하려고 해보겠지만 이런 모습을 지켜보고 싶지 않아서 제가 떠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드라큘라’의 첫 창조물이 된 뱀파이어 ‘루시’. 현재 김준수, 전동석, 신성록의 ‘드라큘라’가 있는 가운데, 선민은 한 명의 ‘드라큘라’만 선택해 그의 첫 장조물이 될 수 있다면 누구를 고르겠냐는 질문에 잠시 고민하다가 전동석을 선택했다. 그는 “‘드라큘라’는 ‘미나’에게 순애보적인 사랑이여서 ‘루시’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는 건 아니다. ‘드라큘라’가 ‘조나단’과 있는 ‘미나’의 모습에 질투심으로 화가 나서 ‘루시’를 찾아오는데 이때 동석 드라큘라는 친절하다. ‘루시’를 첫 장조물로 차갑게만 대하지 않는다. 다른 배우들이 이렇게 대하지 않아서 좋다,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동석 드라큘라는 누구에게나 친절한 젠틀맨의 느낌이라 한 명만 꼽아야 한다면 전동석 드라큘라를 선택하겠다. 김준수, 신성록 드라큘라 역시 매력적이다 보니 ‘루시’가 모든 ‘드라큘라’에게 끌리는 거 아니겠는가”라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전했다.

선민.(제공=오디컴퍼니(주))

선민은 8년 전 캐나다에 사촌 언니가 있어서 놀러 갔다가 그곳에 살게 됐다. 가수로 먼저 데뷔한 팝을 들으며 어릴 때부터 미국을 동경했고, 미국은 아니지만 캐나다에 살면서 열린 시야를 배웠다고 한다.


“같은 지구지만 한국에 없으면서 마치 다른 세계에 살다 온 것 같아요. 어린 나이부터 가수 생활을 해서 이 세상이 전부이고, 이 일이 아니면 안 되는 좁은 시야에서 살다가 캐나다에 가게 됐죠. 저는 그때 ‘이 시기에 열린 시야를 배우는 게 소중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언젠가는 다시 일을 할 수 있어’라는 느낌이 아니고 ‘지금 이 시기에는 이걸 배우는 게 중요하고 느꼈죠”


그가 캐나다에서 살면서 가장 큰 수확으로 자신과 친해진 것이라고 한다. 그는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압박을 받고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 같았다. ‘이 나이에는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한다,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걸 강요받았다. 나에 대해서 알고 싶다가도 너무 바빠서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하다가 캐나다에서 떨어져 지내면서 저에 대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원래 욕심이 크게 있는 편은 아니었으나 가끔 작은 것에 집착할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약간 초월한 느낌이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선민은 오랜만에 복귀했으니 일을 열심히 무조건 많이 하겠다는 마음보다 그때그때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전했다.


“저는 뮤지컬을 많이 하겠다, 올해 음반도 내겠다는 것처럼 목표를 가지고 사는 것보다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싶어요.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죠. 저는 그저 이어나가기 위해서 열심히 할게요.”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8306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8306

매거진의 이전글 [인터뷰]이홍내, 결국 배우가 될 수밖에 없던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