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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Aug 10. 2021

[인터뷰]이홍내, 결국 배우가 될 수밖에 없던 사람

이홍내.(제공=(주)엣나인필름)

다음은 6월 23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이홍내는 결국엔 배우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명랑하고 유쾌한 감수성을 가진 김조광수 감독과 ‘자이언트 펭TV’의 메인 작가 염문경이 뭉쳐 만든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이’ 금일 개봉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이별 1일 차 ‘하늘’(이홍내 분)과 썸 1일 차 ‘봉식’이 별다를 거 없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쿨하고 힙하게 밀당 연애를 시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이텐션 썸머 로맨스로 밀레니얼 세대인 90년대생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조광수 감독은 라이징 스타를 먼저 알아보는 누구보다 빠르고 감각적인 안목을 가져 이현진, 이제훈, 연우진을 발굴한 가운데 이번에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귀 ‘지청신’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이홍내와 스크린과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정휘를 선택했다.


특히 이홍내는 BTS의 ‘컴백홈’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으로 출연한 모습을 보고 김조광수 감독의 눈에 띄어 영화에 캐스팅된 비화가 있다.


최근 스크린 첫 주연작을 맡은 이홍내와 화상 인터뷰로 만나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홍내는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산업이 힘든데 영화가 개봉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가 대본으로 보면서 상상했던 부분을 관객과 함께 볼 때 웃고 즐기는 걸 실제로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또한 제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감정이 동요될 때는 놀랍고 흥미로웠다”는 영화 소감과 함께 “첫 주연 작품이라고 하니 남다를 줄 알았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단역, 조연, 주역을 할 때도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고 노력했다. 단역과 조연일 때도 역할이 작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했더라. 이번에는 주연이다 보니 영화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고 주연을 맡은 소감과 무게를 함께 전했다.

이홍내.(제공=(주)엣나인필름)

다음은 이홍내와 일문일답이다.


Q.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에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는 어떻게 되나.


"회사를 통해서 감독님의 대본을 접했고, ‘하늘’ 역을 하고 싶어서 감독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전했다. 감독님과 첫 미팅 때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연기를 준비한 태도나 이 대본을 보고 느낀 저의 감정과 순간들을 말씀드렸다. 대본 자체가 새롭고 도전적인 분야였기 때문에 제가 감독님께 질문도 많이 했다."


Q. ‘하늘’의 어떤 점에서 반해서 작품을 하고 싶었나.


"정말 꼽기가 힘들다. 많이 생각해봤는데 어느 한 지점이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과 동성애자라는 개념을 저에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제가 느꼈던 경험을 언젠가 연기하는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늘이가 처한 현실이 제가 겪었던 점과 맞닿아있었다. 배우를 하기 위해서 서울에 왔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게 의식주였다. 지낼 곳도 없고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에 부담을 느꼈지만, 그 시간이 힘들지 않고 즐거웠는데 그 이유가 제가 언젠가 배우를 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이는 주거환경이 없고 남자친구 집에서 같이 지내면서 다툴 때마다 집을 나가는 게 무기이며 그럴 때마다 ‘봉식’이라는 친구를 찾아간다. 저도 옥탑방에 사는 친구가 있고 배우로서 작품을 하는 게 취직하는 거와 같은데 현실에서 취업 준비를 위해 고민하는 게 우리의 모습 같았다."

이홍내.(제공=(주)엣나인필름)

Q. ‘하늘’이가 동성애자인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연기하면서 조심스러웠을 것은 사실이다. 이 고민은 어떻게 해결했나.


"감독님과 만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말투나 행동이 조심스러웠던 부분이 있었고 장난스럽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감독님께 기대게 됐는데 감독님은 저에게 디렉션보다는 마음가짐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다. 특히 ‘하늘’의 남자친구 ‘정민’이가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가는 장면에서 그의 가족에게 연인인 걸 밝힐 수 없는 상황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Q. ‘메이드 인 루프탑’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


"계속 바뀌는 것 같다. 촬영하기 전에는 달랐는데 영화를 볼 때는 아르바이트하러 가는 장면이 와 닿았다. 저의 20대 시절과 닮은 부분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고 지금 문득 드는 장면은 앞서 말씀드린 사랑하는 사람이 병원에 갔을 때 그의 가족들이 왔을 때 마음을 숨겨야 하는 순간을 표현할 때 참 어렵고 슬프고 애절해서 감정이 많이 올라왔다."

이홍내.(제공=(주)엣나인필름)

Q. 20대 시절에 아르바이트했던 경험과 ‘하늘’의 모습이 맞닿는다고 하는데, 어떤 아르바이트를 했었나.


"저는 거의 눈 뜨면 아르바이트하러 다녀서 몇 개를 했는지 셀 수가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아르바이트는 없고 그저 계좌에 돈이 들어올 때가 떠오른다. (웃음)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순간에도 ‘난 늘 배우다’라는 내면의 마음가짐이 있었다. 마치 오늘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연기하고, 지금은 식당에서 서빙하는 모습을 촬영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Q. “면접 보기 싫다, 어차피 안 될 텐데”라고 말하는 취업준비생 ‘하늘’의 미래는 어떨 것 같나.


"저도 궁금해서 감독님가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늘’이도 취직을 했을 것 같다. 규칙적으로 생활을 하며 취미 생활도 하고, 기대하고 들어간 회사이지만 스트레스도 받으며 조금은 사회생활을 통해서 성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홍내.(제공=(주)엣나인필름)

Q.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종영 인터뷰 때 알아보는 사람 때문에 들떴던 모습이 기억이 나는데, 요즘은 어떤가.


"그 인기가 딱 3주 정도였다. ‘지청신’ 역처럼 머리가 짧은 상태에서 3주간은 ‘일상생활이 힘든 게 이런 거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식당과 헬스장에 가면 많은 사람이 알아봐 주셨다. 심지어 헬스장에 운동하러 가서 한 시간 동안 사진만 찍어주고 운동은 못 하고 온 적도 있다. 그런데 다들 친구나 주위 사람이 팬이라고 하지 본인이 팬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못 봤다. (웃음) 머리가 길고 나서는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현저히 없어져서 아쉽다."


Q. ‘메이드 인 루프탑’으로 듣고 싶은 평이 있나.


"영화 시장이 어려운데 시간을 내서 영화를 보러 와 주신다면 그 순간만큼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받은 것이 잊히길 바란다. ‘우리 영화는 이런 영화라서 이런 감정을 느껴보세요’라는 느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서 웃거나 울거나 또는 짜증나는 감정을 편안하게 느꼈으면 좋겠다. 시대를 관통하는 메타포를 찾는 것보다 ‘나 또한 저런 순간이 있었나?’ 하는 작은 공감을 느꼈으면 한다."


메이드 인 루프탑, 러닝타임 87분, 23일 개봉.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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