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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Aug 09. 2021

[인터뷰]김준수 "주연배우만 고집하지 않아"

김준수.(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다음은 6월 22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로 해당 공연은 종연했습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판타지 뮤지컬의 정수인 ‘드라큘라’가 흥행불패의 신화를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2014년 국내 초연 후 2개월 만에 10만 관객 돌파를 이룬 뮤지컬 ‘드라큘라’(제작 오디컴퍼니)는 2016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전석 매진과 2020년 프리뷰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매회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올 5월 20일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드라큘라’와 함께 또 한 번의 신화를 쓸 배우는 바로 뮤지컬 배우 김준수이다. 김준수는 초연부터 빨간 머리 ‘드라큘라’로 분해 ‘샤큘’이라는 애칭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치명적인 비주얼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김준수는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뮤지컬 ‘드라큘라’ 인터뷰에서 “초연부터 함께하며 저의 생각이나 바람이 녹여진 극이다 보니 애착도 크고, 이번 시즌에 참여해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네 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만나면서 작년과 비교했을 때 극 자체만으로 세트나 대본에 변한 게 없다 보니 관객들의 기준치가 높아져 있을 텐데 이 기준 이상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이 함께 있는 것 같다”며 부담감과 감사함을 함께 전했다. 이어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입소문이 나다 보니 ‘나도 한번 봐보자’라는 마음으로 오는 사람이 많다. 팬들뿐만 아니라 인생 첫 뮤지컬을 ‘드라큘라’로 시작하는 분들이 있더라. 또 김준수가 뮤지컬을 한다니까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마음으로 오신 분도 계실 테고, 뮤지컬을 처음 접하시는 분께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부담감이 있다”며 덧붙였다.

제공=오디컴퍼니

‘드라큘라’의 팬이라면 ‘Fresh blood’에서 노인의 모습이었던 드라큘라가 조나단 하커의 피를 빨고 젊은 모습으로 변하는 모습이 재미 포인트일 것이다. 노인의 모습과 젊고 치명적인 드라큘라의 모습으로 변할 때 분장이 주는 외적인 차이도 있지만, 배우로서 강약을 주는 부분도 있을 터. 김준수는 “노인으로 대사를 할 때는 좀 더 힘을 빼고 병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조금 긁히는 목소리로 하려고 한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한 건 공연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이고, 드라큘라는 피를 흡혈하지 못해서 그대로 늙어버렸지만 단순한 노인의 느낌은 아니다. 젊은 드라큘라보다는 병약하지만 일반 성인 남자보다는 세다. 이때 가장 큰 차이점은 걸음걸이로 노인일 때는 약간 절뚝거리면서 걷는다. 또한 웃음소리나 제스처가 ‘인간은 가소로워’라는 느낌으로 하고, 그에게 성인 남자 한, 두 명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 노인의 모습이지만 초월적인 존재를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고민했다. 드라큘라의 모습을 떠올리면 블랙의 포마드 헤어스타일이 있지만, 이 극은 자율성이 허용되기 때문에 제가 빨간 머리로 하고 싶다고 했다. 젊은 피를 빨아 마실 때 시각적인 것이 중요해서 머리까지 빨개진 것처럼 표현했는데 관객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이어 함께 드라큘라 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배우 전동석과 신성록에 대해서 “동석이는 매체로 접한 비주얼적인 드라큘라 같다. 중후하고 클래식한 매력이 있다. 신성록 배우는 드라마에서만 뵈어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는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노래를 들어보고 너무 잘하셔서 놀랐다”고 칭찬했다.

김준수, 박지연.(제공=오디컴퍼니)

드라큘라가 400년 넘게 사랑한 단 한 사람 ‘미나’에는 배우 조정은, 임혜영, 박지연이 분하고 있는 가운데 김준수는 “엘리자벳사와 미나를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조정은 배우는 드라큘라에게 가면 안 되는데 끌릴 수밖에 없는 미묘한 연기를 잘한다. 임혜영 배우는 드라큘라를 만날 때도 웃음을 주고 발랄하게 연기를 하다 보니 나중에 드라큘라와 함께하는 삶을 선택했을 때 바뀌는 삶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박지연 배우는 가장 강단 있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선택을 하는 느낌이다. 트란실베니아에서 노인 드라큘라가 위대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할 때 조정은, 임혜영 미나는 낯설어서 밀어내지만 박지연 미나는 밀어내지 않고 대사도 다르게 하더라. 두 명의 미나는 "지금 여기에서요?"라고 하는데 박지연 미나는 "좋아요"라고 대답하는 걸 보고 어떤 미나를 표현하고 하는지 알겠더라. 그래서 저도 각기 다른 미나를 만나면서 색다르게 매회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준수.(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드라큘라’가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매 시즌 함께 해온 김준수에게 물었다. 그는 “두 가지 요소가 있는 거 같은데 첫 번째는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소재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로 쓰이고 있으며, ‘드라큘라’에서는 일반적인 인간의 사랑이 아닌 400년이 넘도록 사랑을 하는 인간이 아닌 뱀파이어의 사랑을 다룬다. 게다가 "당신의 아름다움은 내 모든 혈관을 멈춰 세우는군요"라는 표현이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두 번째는 영화나 드라마보다 뮤지컬이라는 장르와 판타지가 만났을 때 가장 큰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한다. 저는 뮤지컬이 시나리오로만 흥행이 좌지우지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관객이 가장 좋아하는 건 넘버이고, 미국은 밝은 이야기의 극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저는 ‘드라큘라’의 판타지적인 요소와 시각적인 효과가 좌지우지한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드라큘라와 미나의 사랑은 예상대로 해피엔딩은 아니다. 슬픈 결말에 대해서 김준수는 “초연과 재연 때 미나가 동반 자살을 하자도 말도 나왔지만 너무 과해서 드라큘라만 죽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큘라는 미나를 기다리면서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극 중 복선으로 줄리아도 반헬싱이 죽이고, 루시도 아더한테 죽고,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에게 죽어야 생을 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드라큘라도 미나를 통해서 죽을 수밖에 없다. 미나가 뱀파이어가 되고 있는데 자기와 같은 삶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제가 죽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준수.(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김준수는 뮤지컬 ‘드라큘라’와 ‘모차르트!’가 제일 각인이 많이 된 작품 같다는 말에 “군대 2년을 빼면 생각보다 작품을 많이 한 거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모차르트!’와 ‘드라큘라’를 많이 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시는 거 같은데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폭넓게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뮤지컬 ‘엘리자벳’의 ‘토드’를 한다고 할 때는 시작도 안 했는데 20대 배우가 한다니까 욕을 먹었다. ‘데스토느’의 ‘엘’은 영화, 드라마, 만화로 많이 나오다 보니 뮤지컬로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코스프레처럼 보이면 웃길 것도 같아서 정말 큰 도전이었다. 저에게는 매 작품이 도전이었다”며 쉽지 않았던 작품을 선택할 때 마음을 전했다.


“저는 주연배우만 고집한 것은 아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연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제가 나이를 먹어서 ‘드라큘라’에서 반헬싱 역을 할 수도 있고, ‘모차르트!’에서는 아빠나 대주교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훗날 제 모습에 걸맞은 역할이 주어진다면 세월이 흘러도 무대 위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편, 뮤지컬 ‘드라큘라’는 8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하며, 김준수의 차기작은 뮤지컬 ‘엑스칼리버’로 주인공 ‘아더’역을 카이, 서은광, 도겸과 함께 맞는다.


http://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7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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