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9월 24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영화 ‘보이스’가 박스오피스 1위를 선점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 제작 수필름)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범죄액션이다.
변요한은 액션의 99% 이상을 스턴트와 CG 없이 본인이 소화해 리얼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자산어보’에 이어 ‘보이스’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상황에서 관객을 또 한 번 찾아온 변요한을 화상 인터뷰로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코로나 시기에 영화 두 편을 개봉한다는 것에 다른 의미가 생긴 것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영화가 나올 때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도 지금만큼의 감사함보다는 덜했을 거예요. 극장이 많이 줄어들고, 영화를 보기까지 제한되고 억압되는 지점이 있는데, 그 안에서 변함없이 극장이라는 곳에서 영화가 상영된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변요한은 ‘보이스’ 작품에 대해서 처음 들었을 때는 ‘만드시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서두를 열었다. 그는 “대본을 보고 보이스피싱이 우리 가족에게도 가깝게 왔다는 걸 체감하는 순간 더 많은 분에게도 알게 모르게 범죄들이 일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상업 액션 영화이지만 제 몸으로 인해 이런 일이 있다는 걸 알려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영화 참여 계기를 전했다.
거의 모든 액션을 대역 없이 선보인 변요한은 “‘육룡이 나르샤’때는 칼로 하는 액션이고 합이 많지만 수월했고, ‘보이스’는 맨손 액션인데 시스템화된 게 아니라 진흙탕 액션이라서 제가 사리지 않고 하는 만큼 더 절박함이 묻어 나왔다. 과연 ‘한서준’ 같은 인물이 있으면 믿고 응원해줄까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사람이 있다고 믿고 보여주고 싶어서 대역을 안 쓰고 싶었다. 액션스쿨도 2주 정도만 오라고 하셨는데 휴차 때도 연습하고 개인훈련을 하면서 피해자의 절박한 몸부림을 연구했다. 저는 액션도 몸으로 하는 감정연기라고 생각한다. 액션은 하나의 장치일 뿐이지 연기와 다를 게 없다. 제가 ‘한서준’의 몸부림을 통해 피해자의 마음을 감히 다 표현할 수 없겠지만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엔딩 부분에 변요한이 김무열과 격투 끝에 그를 바라보며 흘리는 눈물을 잊지 못할 것이다. 변요한은 “가해자의 얼굴을 보기 위해 무모하게 뛰어들었고,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죽기 싫어서 달려들었는데 마지막에 얼굴을 마주했을 때 예상치도 못한 감정이 들었다. 사실 대본에는 그렇게 안 쓰여 있었는데 마주 보는 순간 너무 허무해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지금도 감정 정리가 안 되고 복합적인 생각이 든다. 죽이고 싶었지만 허무하고, 성취감보다는 허탈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장면을 설명했다.
‘보이스’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낀 장면으로 쿠키 영상을 꼽은 변요한은 “다른 장면은 정신없이 사건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에 만족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 쿠키 영상은 사건이 해결되고 좋은 일을 하려다 은퇴를 했던 서준에게 제복을 입히고 복귀를 하게 도와주는 형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속편 예고가 아닌 ‘이 사람은 여기서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웃으며 전했다.
변요한은 ‘자산어보’에 이어 ‘보이스’도 시사회에서 자신의 연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는 “저는 제 연기를 잘 못 보겠다”며 부끄러워하며 “시간이 지난 다음에 작품을 보면서 정리하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그럼 시간이 흘러 다시 본 작품 중에 다른 느낌을 받은 작품이 있냐는 질문에 “작품과 헤어진 지 5년 이상 된 작품은 다 생각이 나고, 그때 했던 작은 행동까지 기억이 날 때도 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건 본질인데, 본질을 떠나서 다르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늘 진정성을 마음에 품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제가 현재 진행형이라 작품을 좀 봐야 할 것 같은데 5년 이상 지나면 그때가 순수해서 그립기도 하더라. 그때의 순수함을 닮아지게 할 수 없겠지만 그 당시 내가 무엇을 생각했나 변함없이 체크하려고 한다”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무열에 대해서 “이미 베테랑인 배우다. 무열이 형 작품을 보면서 느낀 게 많았다. 첫인상은 까칠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배려 있고, 제 의견을 귀 열어서 들어주시며 같이 움직여주시더라.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무열이 형에게 큰 존중을 표하고 싶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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