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수정 기자 Feb 05. 2020

김현진, '쓰릴 미'의 롱런은 관객 덕분!

[인터뷰②] 김현진 “‘쓰릴 미’가 오래 함께한 이유는 관객 덕분이죠!”

김현진.(제공=달컴퍼니)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2007년 ‘쓰릴 미’ 초연부터 시작해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에 김현진이 함께 하는 소감은 어떤지 궁금했다. “첫 번째로는 너무 영광이었어요. 10년 넘게 사랑받은 작품이고 성공적으로 발자국으로 이어가고 있는데 그 발자국을 제가 이어갈 수 있는 게 정말 감사하고 기뻤죠. 처음에 오디션 제안이 들어왔을 때 몇 번이고 되물었어요. ”제가요? 정말요? 진짜요?“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대학로에 ‘쓰릴 미’ 포스터에 제 얼굴이 있는 걸 보고 ‘10년 전에 내가 이 작품을 할 수 있었을까?’생각이 들었던 작품에 함께 해서 너무 감사해요. 정말 좋은 선배님들이 좋은 걸음을 해주신 작품이어서 제가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긴 하지만 열심히 하려고요. 그리고 이 공연이 여태까지 온 이유는 많은 관객들이 함께 해서예요. 제가 모든 분들을 만족 시킬 수는 없지만 여태까지 수많은 관객들이 사랑해준 작품이니 적어도 누가 되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제 공연이 없는 날에도 공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라고 전하는 모습에 ‘쓰릴 미’에 함께하는 기쁨과 책임감이 보이고, 또 관객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에 그릇이 큰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김현진 배우와의 일문일답이다.


-세 명의 리차드가 나온다. 이해준, 구준모, 노윤과의 호흡은 어떻게 다른가요?


“날이 갈수록 달라지기는 하는데, 준모와는 동갑이여서 둘이 주고받는 호흡이 재밌어요. 구준모의 리차드는 오히려 원하는 게 굉장히 분명한 친구라고 느껴졌죠. 그래서 네이슨 입장에서는 오히려 제 손안에 넣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해준 리차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서 저도 머리를 많이 썼어요. ‘이 사람이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까’ 의심이 많이 드는 리차드이죠. 준모랑은 첫 시작부터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육상 경기의 느낌이라면 해준이 형이랑은 펜싱 경기의 느낌이에요. ‘어떻게 들어올까? 어떻게 찔러야하지?’처럼 두 배우가 너무 달라서 재밌죠. 음~ 스포츠로 비유를 했으니 노윤 리차드와도 어떤 스포츠가 어울릴지 생각해볼게요. 윤이와는 2인3각 같아요. 둘이 발을 맞춰서 흐트러지지 않게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는 느낌이죠. 또 서로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채워주는 느낌이에요.”


김현진./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아까 네이슨은 완전 모범생이었다고 하는데 현진 배우는 어땠나요?


“완전 모범생이었죠.”


-아 네이슨 그 자체였다!?


“아니요! 저 나쁜 짓은 안했어요! (웃음) 학창 시절에 저는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아이였던 거 같아요. 친구들과의 관계이든 부모님이라 선생님께도요. 공부를 좋아해서라기 보다 누군가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거 같아요.”


-지금도 그런가요?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있어요. 누군가가 저에게 기대를 해준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고. 공연에 임할 때도 저를 믿어준 스탭들, 제작진들, 회사 사람들, 동료 배우들이 있으니 그것에 합당한 노력을 다하려고 해요. 또 무대 위에서 저를 믿어주는 관객들이 있기 때문에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여전히 애쓰고 있어요.”


-네이슨의 소유욕에 대해서는 현진 배우랑 어느 정도 닮아있나요?


“어릴 때는 갖고 싶은 걸 가져야 했던 성격이었어요. 부모님께서 백화점이나 마트에 갔을 때 제가 원하는 장난감이 있으면 그 앞에 앉아서 꼼짝도 안했대요. 부모님이 사준다고 얘기해줄 때까지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대요. 그런 일이 자주 있던 일은 아닌데 뭐 하나에 꽂히면 그걸 꼭 가져야 했어요. 지금도 그런 모습이 있긴 해요. 레고에 꽂히면 열심히 일을 해 저걸 사려고 노력을 하죠. 저에게 그런 성향이 있기 때문에 네이슨을 이해할 때 저의 이런 모습을 더 극대화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 인간 김현진은 한편으로 포기를 되게 잘 해요. 갖고 싶지만 ‘비싸! 못 사! 내꺼 아니야~’라고 마음을 접죠. 하지만 네이슨에게는 재력도 있고 똑똑한 머리도 있기 때문에 포기가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현진 배우가 네이슨이라면 리차드를 따라서 불을 질렀을 거 같아요?


“제가 네이슨이라면 겁이 많아서 그렇게 못할 거 같아요. 어릴 때 엘리베이터에 갇힌 적이 있어서 아직도 혼자 엘리베이터에 타는 게 무서워요. 공포영화도 못보고 어두운 것도 싫어해서 어릴 때 불 키고 잤어요. 저는 네이슨보다 죄책감도 느낄 줄 아니까요. 네이슨이 죄책감을 못 느끼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신의 욕망 때문에 죄책감을 누르는 사람이잖아요. 저는 절대 못해요. 친구한테 말실수만 해도 마음에 너무 걸리거든요.


-그러면 감옥에 같이 들어가려고도 안했겠네요?


“저는 거기까지 가지도 않았을 거예요. 창고에 불 지르자고 했을 때 ”헤어져“라고 했을 거 같아요.”

김현진.(제공=달컴퍼니)

-오디션 때 리차드 역을 탐냈다고 하던데 이유는 뭔가요?


“리차드의 차갑고 냉한 매력이 너무 좋았어요. 저의 평소 모습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어서 무대 위에서 도전해보고 싶어죠. 하지만 오디션에서 음악감독님이 힘 빼지 말라고 하셔서 리차드의 모습은 보여드릴 수도 없었어요.”


-그래도 처음부터 네이슨 역할로 딱 불러줘서 기쁜 마음도 있을 거 같아요.


“그럼요. ‘저에게 네이슨의 모습이 있어서 불러주신 거구나, 그런 캐릭터가 제 안에 있나보구나’ 생각이 들었죠. 저는 오디션의 과정에서 제 안의 확신을 만들어가요. 공개 오디션이든 비공개 오디션이든 제 안에서 그 역할의 모습을 찾아내는 게 재미있고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종종 연습할 때 막힐 때가 있는데 그 때 생각하는 게 ‘나를 오디션에 부르셨잖아! 할 수 있으니까 부르셨겠지’라고 떠올려요. ‘나를 뽑아줬으니 나 이거 할 수 있는 거야~’ 계속 생각하면서 연습을 해나가요.”


(다음은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050692


매거진의 이전글 ‘쓰릴 미’ 김현진 "디테일 부자라는 수식어 감사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