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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Dec 31. 2021

'환상동화' 강상준 "붕어빵 같은 낭만 찾으러 오세요"

강상준©스토리피

다음은 12월 9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로 연극 '환상동화'의 배우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올겨울 연극 ‘환상동화’가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준비를 하고 있다.


12일 개막을 앞둔 연극 ‘환상동화’(제작 스토리피)는 서로 다른 성격과 사상을 가진 사랑광대, 전쟁광대, 예술광대가 등장해 '사랑', '전쟁', '예술'에 대한 속성을 모두 담은, 전쟁 속 피어난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를 만들며 전개된다. 광대들이 보이는 마임, 마술, 음악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음악가 '한스'의 피아노 연주, 무용수 '마리'의 서정적인 무용 안무가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사랑과 슬픔을 상징하는 ‘사랑광대’ 역에 이시강과 재윤(SF9), 백동현이, 전쟁과 대립을 상징하는 ‘전쟁광대’ 역은 손호영과 장지후, 강상준이 캐스팅됐다. 예술과 광기를 상징하는 ‘예술광대’ 역은 마현진과 안창용이 맡았다. 세 광대가 펼쳐지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전쟁으로 인해 상처 입은 ‘한스’ 역은 최정헌과 박선영이 연기한다.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무대 위에서 섬세한 무용을 보여주는 ‘마리’ 역은 발레무용가 윤문선과 배우 송채윤이 맡았다.


열린뉴스통신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전쟁광대’ 역의 배우 강상준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회사에서 작품 제안을 주셔서 흔쾌히 수락했다. ‘환상동화’는 스테디셀러 작품이고, 개인적으로 고정적인 느낌의 이미지로 계속 소개되는 걸 싫어하기보다 안 그럴 수 있으면 그래보지 말자고 생각한다. 올해 했던 뮤지컬 ‘나빌레라’, ‘트레이스 유’에 이어 ‘환상동화’에서 이미지가 다 다르다. ‘환상동화’ 제안이 왔을 때 제가 키가 커서 ‘한스’는 아닐 것 같았고, 어떤 광대를 하든 좋을 것 같았다. 올해 연기를 하며 ‘작은 연기’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그런 형식적인 연기의 재미를 살릴 수 있을 거 같아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고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앞서 ‘작은 연기’에 관심이 있다던 강상준. 그 ‘작은 연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서울예술단에 있을 때 대극장에서 공연을 해서 제가 작은 연기를 해도 사람들이 못 알아보고 보지를 못하더라. 마이크를 통해 내가 슬프다는 걸 표현해야 객석 끝에 있는 관객이 느낄 수 있었다. 목소리를 슬프게 내지 않고 표정과 눈빛으로도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소극장에서 연극도 하고 매체 활동을 하면서 저의 작은 연기를 알아봐 주시기 시작했다”고 미소 지었다.

©스토리피

강상준은 ‘환상동화’의 김동연 연출과 남다른 인연을 말했다. 궁금증을 자아낸 그는 “제가 김동연 연출님과는 센 캐릭터 밖에 안 했더라. 뮤지컬 ‘신과 함께’에서 악귀로 만났다가 두 번째 시즌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공연이 취소되었지만 ‘강림’으로 연습을 했다. 이번에는 ‘전쟁 광대’로 만나 강렬한 캐릭터만 주시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제가 키와 몸이 커서 그렇지 않을까. 제가 사랑광대나 예술광대의 느낌은 아니다. 이 공연은 라이선스이다 보니 라이선스 작품에서 만들어진 폼과 원하는 그림이 있기 때문에 전쟁광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광대’를 준비하며 중점을 둔 부분으로 “연습하면서 조금씩 시도하는 건 디즈니 만화를 보면 다크한 매력의 악역이 가진 전형성이 있다. ‘라이온킹’에 스모키 화장을 한 삼촌이나 ‘알라딘’의 마법사를 보면 전형적인 제스쳐나 톤이 있는데 전형적인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 뻔한 걸 뻔하게 하는 재미도 있는 것이다. 전쟁광대로 완전 새로운 것을 하면 이 흐름 안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전형적인 것을 전형적으로 해내려고 노력 중인데 사실 이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고 생각을 전했다.


무대에 오르는 배우에게 광대라는 단어는 낯선 단어가 아닐 터. 강상준에게 광대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일까.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일인 거 같아요. 모두와 친구인 사람은 과연 친구가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곤 하거든요. 그런 양면성이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에게 나를 보여주지만 그게 진짜 나일까? 하지만 그 모습도 제가 아닌 건 아닌 거거든요. 나를 드러내고 보여주면 좋고, 그게 진실 될수록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건 맞으니까요. 광대를 떠올리면 그가 쓰고 있는 가면도 생각하듯이, 가면 뒤의 표정이 정말 그 표정일까? 싶고 양면성이 있는 직업인 것 같아요. 하지만 양면성이 나쁜 의미는 아니에요.”


2017년에 서울예술단에 입단한 배우 강상준은 올해 퇴단을 해 독립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매체를 하고 싶어서 결정했다. 서울예술단에 있으며 무대 위에서 존재하는 힘을 배웠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무대 위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건 배우에게 귀한 일이다. 주연이든 앙상블이든 누가 바라보는 무대에서 몇 년간 계속 설 수 있다는 건 귀한 경험이었다. 이제는 드라마와 영화 쪽을 해보고 싶어서 ‘환상동화’도 당분간 무대 마지막 작품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예술단 퇴단 후 뮤지컬 ‘트레이스 유’와 연극 ‘작은 아씨들’에서 “강상준이 서예단을 나오더니 날아다니는 것 같다”는 평을 얻었다고 전하자 그는 “저는 어느 곳에 갔다 두냐에 따라 다른 배우가 된다”며 웃었다. 이어 “저는 공동지향적인 연기를 추구한다. 제 연기도 중요하지만 1차 창작자들에게 합의된 반응 안에서 좋은 걸 보여주는 게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제가 무언가를 해낸다는 마인드보다 이런 타입의 사람이다. 서예단에서는 프로덕션이 원하는 지점에서 연기하는 걸 추구했고, 퇴단 후에는 더 많은 매력을 요구해서 그걸 보여줬다. ‘트레이스 유’에서는 쇼적인 것을 보여 달라고 말해서 프리스타일 랩도 100% 즉흥이었다. 김경수 형과 무대를 할 때 형이 만든 곡을 연습해서 한 번 보여줬고, 그 후에는 다 100% 프리스타일이었다. 관객들이 제가 상대 배우와 연습하면서 미리 키워드를 들은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정말 무대 위에서 처음 듣고 바로 만든 랩이었다. 저는 평소에 스태프들에게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자주 묻고, 그런 부분이 없고 저에게만 맡기면 답답해하는 성격이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강상준 캐릭터 컷©스토리피

강상준의 꿈은 원래 연극배우로 뮤지컬을 많이 하면서 늘 연극에 갈망이 있었다. 그래서 최근 연극 ‘작은 아씨들’에 이어 ‘환상동화’로 그의 꿈을 풀고 있는 상황. 그는 “배우를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말할 수 있는데 예전에는 연극배우라고 하면 어둠이 드리워진 낮은 곳에서 사람의 내밀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 환상이 있었고 그게 멋있어 보였다. 초라한 극장에서 하더라도 열정적으로 하는 게 멋있어 보였다. 쉴 때는 대학로 숨은 골목에 마니아층이 관심 갖지 않은 연극도 찾아보기도 했다”며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했다.


또한 24일 공개되는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1 – 기억의 해각’에서 문근영, 조한선과 호흡을 맞춘 강상준은 “너무 행복했다. 문근영 선배는 오랜 시간 연기를 한 베테랑 선배인데 함께 호흡해서 큰 배움이 됐고, 선배의 연기를 1열에서 즐기고 누리다 왔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강상준은 연극 ‘환상동화’를 12일 개막을 앞두고 공연을 예매해야 하는 이유로 자신이 최근에 본 기사를 말했다. “선진국 17개 나라 중에 행복의 1순위로 돈을 말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대요. 이런 각박한 한국 사회에서 몇만 원과 잠깐의 시간으로 국립극장에서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살 수 있다면, 이 1위의 돈으로 행복을 사는 겁니다. 여러분 2시간 정도의 행복을 살 수 있습니다. 꼭 와주세요. 골목길에서 파는 군고구마와 붕어빵 같은 낭만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편, 연극 ‘환상동화’는 12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하며 2022년 2월 12일까지 공연된다.


https://cms.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102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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