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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Dec 31. 2021

연상호 "'유지사제'役 류경수가 오디션장에는 왜?"

[인터뷰] '지옥' 연상호 "'유지사제'役 류경수가 오디션장에는 왜?"

연상호©넷플릭스

다음은 12월 12일에 나간 넷플릭스 '지옥'의 감독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오징어 게임’에 이서 K콘텐츠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지옥’은 연상호 감독의 6부작 신작으로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김도윤, 김신록, 류경수, 이레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총출동으로 빈틈없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여기에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라고 불리는 연상호 감독의 세계관이 만나 시너지를 발한다.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지옥’ 온라인 인터뷰에서 연상호 감독은 “‘지옥’이 공개되는 날 하루가 지나면 저녁 즈음에 넷플릭스 순위가 뜨는데 한국에서 2위 정도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1위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잤다.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니까 글로벌 1위를 했다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고 웃어 보였다.

유아인, 김현주©넷플릭스

연상호 감독은 ‘정진수’ 의장 역으로 배우 유아인이 섭외를 받아들이자 그 자리에서 튀어 올라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는데, 유아인과 첫 만남은 영화 ‘버닝’의 고사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버닝’의 촬영 고사 자리에서 이창동 감독님과 유아인 씨와 같이 이야기할 자리에서 아인 씨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버닝’이의 시사회에서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아인 씨를 관심 있게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정진수’ 인물은 내면에 뒤틀리고 단단한 논리가 있으며, 감춰져 있는 그것이 삐죽삐죽 튀어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아인 씨가 세심하고 예민하며 세공하듯이 캐릭터를 만들어줬다고 본다”고 흡족해했다.


‘반도’에 이어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배우 이레에 대해서 “이레는 영화에 나온 것 외에도 현장에서 에너지가 엄청난 배우다. ‘지옥’이 웹툰에서는 아들이었지만 누가 연기했으면 좋겠냐고 할 때 성별의 설정을 바꾸더라도 이레가 해줬으면 좋겠어서 지금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연상호©넷플릭스

연상호 감독은 ‘반도’ 작업부터 배우들의 대본 리딩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웹툰을 실하하는 영화를 하고 리딩 시간을 가지면서 이게 작업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영화를 시작하는 데에 있어서 세레모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보다는 작품의 연출자가 가진 생각을 배우와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반도’ 이후에는 대본 리딩 시간을 갖지 않고 연출에 대한 비전을 브리핑하는 시간을 갖는다. 저는 이때 모든 장면에 대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연출 방향과 어떻게 찍고 싶은지 말을 하고, 배우들과 주요 스태프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고 전했다.

김신록©넷플릭스

‘지옥’의 초반부와 마지막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신록과 연상호 감독의 인연은 tvN 드라마 ‘방법’때였다. 그는 “김용완 감독이 김신록 배우의 연극과 단편 영화에서 모습을 좋게 보고 있었더라. 저는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였고 김용완 감독이 연출자로서 ‘백소진 엄마’ 역할에 맞다고 해서 그 선택을 지지했다. 나중에 ‘방법’을 보면서 ‘백소진 엄마’가 제가 쓴 캐릭터지만 이 정도로 입체적인 인물이었나 싶을 정도로 배우가 연기로 많이 채워졌다. 그 후로 신록 배우의 팬이 되어 ‘지옥’의 ‘박정자’ 역할로 부탁을 했는데, 현장에서 신록 배우의 연기로 놀란 건 저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놀랐다. ‘박정자’의 집에서 ‘정진수’와 ‘민혜진’이 이야기할 때 ‘박정자’의 아이가 소리를 지르면 ‘정자’가 아이를 안고 우는 건데 촬영 상황이 맞지 않을 것 같아서 큰일이라고 이야기했더니 신록 배우가 알아서 해보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카메라가 돌아갔더니 아이들을 방에 넣고 같이 들어가서 혼내는 데 전혀 합의가 된 상황이 아니라 방 안에 녹음이 준비되어있지 않았는데도 그 안에서 연기를 했다. 방문으로 새어 나오는 소리가 아이를 안고 우는 것보다 더 울컥한 감정을 줘서 연기를 창의적으로 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김신록을 칭찬했다.


또한 ‘민혜진’ 변호사 역의 김현주에 대해서 “제가 어렸을 때 노희경 작가님의 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에서 김현주 배우의 연기를 보고 팬이었다. 오랜 시간 연기하면서 보여준 대중에 대한 신뢰감이 초반에 ‘민혜진’을 설명하는 데 좋을 거라고 생각했고, 후반부에 자신의 신념에 혼란을 느끼는 모습을 극대화해서 보여줄 거라고 기대가 있었다.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도전정신을 가지고 해줘서 감사했다”고 떠올렸다.

류경수©넷플릭스

‘유지사제’ 역의 류경수에는 당시 ‘이태원 클라쓰’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라이징 스타가 오디션장에 왔다는 것 놀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배우 담당 연출부가 류경수 배우가 오디션에 왔다고 해서 굳이 왜 보러 왔을까 싶었다. 그런데 오디션 영상을 보니 제가 ‘유지사제’ 역을 통해서 디렉팅하고 싶은 부분이 다 들어있더라. 굳이 디렉팅 없이 이 자체로 연기를 해주면 되는 상황이었다. 경수 씨와 작업을 하면서 처음에 박정민 배우와 작업할 때 느낌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나 연기에 대한 열정, 연구하고 표현하는 모습이 둘이 되게 닮아있다. 두 배우가 이 말을 듣고 싫어할 수는 있지만. (웃음) 경수 씨와 다음 작품으로도 같이 작업 중인데 앞으로 연기로 보여줄 게 많은 사람이다”고 류경수를 치켜세웠다.


연상호 감독은 ‘지옥’을 통해서 희생을 말하고 싶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성 중에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게 희생이라고 해요. 극적인 요소이자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특성이라고 하더라고요. ‘지옥’이 코스믹 스릴러 작품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로 시작하고, 마지막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로 끝나는데 그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런 게 희생 아닐까요?”


한편, ‘지옥’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https://cms.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10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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