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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Jan 11. 2022

정우성, '이거 정우성이 해야 할 필요 있어!'

정우성©넷플릭스

다음은 1월 10일에 나간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배우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짜릿해, 새로워, 잘생긴 게 최고야”로 잊지 못할 어록을 남긴 배우 정우성이 제작자로 변신한 두 번째 작품을 공개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가 크리스마스이브에 공개되며 한국 우주 SF 장르가 한 단계 발전했음을 증명했다. 배두나, 공유,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 등 몰입감 있는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와 최항용 감독, 박은교 작가, 정우성 제작자가 만나 시너지를 낸 ‘고요의 바다’는 자원 문제, 계급사회, 인류의 미래에 고민하게 만든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로 최항용 감독이 2014년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통해 공개한 이야기를 정우성이 보고 8부작 시나리오로 제작하게 됐다.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정우성은 ‘고요의 바다’의 완성본을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스스로 어떻게 봤냐는 질문이 어렵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전달했느냐에 따라 스스로 평가하고 좋은 평가도 반갑지만 불호에 대해서는 어디서 응답을 놓치고 갔는지 생각하고 있다”며 극명한 호불호 사이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이어 “반응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여서 동시간에 전 세계 팬들에게 보이기 때문에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부담됐다. 12월 24일부터 25일까지 시청자의 반응을 절실히 느끼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미움만 받으면 어쩌나 고민해서 차분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없었고, 부족한 점과 놓친 점에 있어 자기반성으로 돌이켜 봤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정우성©넷플릭스

정우성은 ‘고요의 바다’ 단편영화를 시리즈물로 기획한 것에 대해 물을 찾으러 달로 간다는 역설적 설정이 끌렸다. 그는 “우리는 물이 되게 당연하고, 절실한 것이다. 당연한 게 부족할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이런 걸 달에서 찾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었는데 물이 될 만한 걸 발견하고 찾으러 간다는 게 재미있는 설정이었다. 달은 많은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지형인데, 미래에 우리는 그 모습을 어떤 움직임으로 구현해낼 수 있을까 상상하는 게 재미있는 요소로 다가왔다. 단편에서 다루지 못한 세계관 이면이 보이는 작업이기 때문에 인물의 서사와 관계를 얼마나 타당하게 설정해 집어넣느냐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요의 바다’는 ‘나를 잊지 말아요’에 이어 정우성의 제작자로 두 번째 도전 작이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세상에 작품을 내놓고자 하는 후배 영화인의 갈망을 보고 함께 한 즉흥적 도발이었다면, ‘고요의 바다’는 단편작품을 보고 작품이 좋아서 참여했다. 그는 '나를 잊지 말아요’에는 제작자이면서 배우로 참여해서 과연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제작자로서 임했냐고 물으면 미숙했다고 할 수 있다. ‘고요의 바다’는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제3자로 보는 모든 상황과 돌발적인 움직임을 해결하고자 충실히 임했다. 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상업화된 작품으로 접점을 찾을까, 창작자로 타협을 찾을까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고 돌아봤다.


‘오징어 게임’의 대성공으로 인해 K-콘텐츠에 쏟아지는 관심은 좋지만, 한편으로 그 후에 공개하는 넷플릭스 시리즈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아 있다. 마치 ‘오징어 게임’을 넘어서야 할 것 같고, 그만큼의 성과를 못 내면 실패한 작품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해지기까지 한다. 이에 정우성은 “싫든 좋은 우리의 작품을 전 세계가 보니까 부담은 되지만, 좀 더 확장된 시선을 가질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강점이나 단점에 너무 쫓아가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렇지 않게 했을 때 전 세계가 인정하는 작품이 돌출되는 것 아닐까”라고 차분하게 전했다.

공유, 정우성©넷플릭스

정우성은 배우가 아닌 제작자로 배우들을 만났을 때 오히려 작품에서 만난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배우가 새롭고 신선했다. 그리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캐릭터와 캐릭터로 만났으면 배우로서만 봤을 텐데 제작자로 만나니 다양한 모습을 보고 이해하게 되고, 어떤 점을 배워봐야겠다는 자각도 했다. 작품의 캐릭터로 만난 상대 배우와 끈끈함 외에 소중함도 함께 했다.


‘고요의 바다’를 본 시청자라면 만약 정우성이 제작자가 아니라 배우로 참여했으면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 궁금했을 터. 그는 “사실 목소리 출연을 했는데 어떤 캐릭터인지는 숨겼다. 한윤재 역을 누가 할까 기대감이 있었는데 공유가 해주었고, 그 모습을 보면서 느낀 감동이 있어서 제가 그 역할을 했다면 지금의 한윤재는 될 수 없었을 거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공유는 제작자 정우성에 대해 한 시대를 장악한 청춘스타로 함께 일해서 즐거웠지만, 현장에서 썰렁한 농담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것을 듣고 정우성은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어떤 생각과 집중에 과몰입되면 분위기가 굳어지니까 환기를 위한 청량제 같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제 입장에서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들은 제가 선배 배우이자 제작자여서 제가 진지하거나 무거운 주제로만 이야기하면 힘들 것 같다는 판단 속에서 편안한 관계의 형처럼 대해주길 내심 기대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정우성©넷플릭스

정우성의 최근 필모그래피를 보면 ‘더 킹’, ‘강철비’, ‘증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 무게감 캐릭터 위주로 맡아왔다. 조금은 풀어지고 옆집 아저씨 같은 캐릭터의 갈증은 없을까. 이에 "제가 ‘똥개’에서 너무 빨리 옆집 청년 같은 모습을 보여줬더니 트레이닝 복 입고 김치를 담가야 하냐고 타박도 받았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정우성이라는 배우를 고정적인 이미지로 보지 않고 여러 모습으로 이해해줄 수 있는 시선을 가지고 봐주시는 것 같다. 저는 어떤 역할이든지 할 수 있고 스스로 그런 스테레오타입의 캐릭터를 고집하고 이미지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거 정우성이 해야 할 필요 있어?’라고 생각하는 마음에 정우성의 존재감을 깨고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냐는 질문 같은데 저에게 주어진 캐릭터에 연연한 적은 없고, 앞으로도 늘 도전을 해나갈 것이다”고 답했다.


“제가 일이 많다 보니 개인 정우성으로 소망하는 것과 일이 연관될 수밖에 없었다. 일을 뺀 정우성의 시간은 무엇일까 생각해볼 여지가 있었다.개인적으로 취미생활을 즐기지 못했다. 많은 걸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악기도 연주해 보고 싶었지만 직업적 특성으로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 시도를 못 했다. 그러면 연습할 시간을 따로 빼지 않으면서 연주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휘파람이었다. 제가 휘파람이라도 연습해서 잘 불어봐야겠다고 하니 (이)정재 씨가 옆에서 웃긴 했다. 올해 열심히 연습해보겠다.”


한편, ‘고요의 바다’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107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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