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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Feb 14. 2020

[리뷰] '클로젯' 하정우-김남길의 '미스터리 신파극'

(제공=CJ엔터테인먼트)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이 영화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서양의 공포영화에 단골 소재인 벽장(클로젯)과 한국의 정서가 만났다. 글로벌 시대에 K-공포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 작년 한해 많은 작품과 높은 시청률로 대중을 만났던 대세 배우 하정우와 김남길이 투톱으로 뭉쳤지만 어느 정도 시너지를 일으킬지 의문이다.


영화 ‘클로젯’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 분)과 딸 이나(허율 분)가 새집으로 이사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평소에 말도 없고 아빠에게 별 반응이 없던 이나가 갑작스러운 변화를 보인 후 어느 날 집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후 퇴마사 경훈(김남길 분)이 상원에게 찾아와 아이가 사라진 이유가 벽장이라고 알려주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김광빈 감독은 “살짝 열린 벽장 틈 사이로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며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경험에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가지 감정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보러 와 달라”고 한 것처럼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시작해 웃기고, 마음 아프고, 긴장도 되었다가 슬프기까지 하다. 감독의 의도가 이것이었다면 성공한 셈이다.


영화의 첫 등장부터 무당이 굿하는 모습이 등장하며 ‘이 영화는 클리셰로 시작해 클리셰로 끝나겠구나’ 직감을 했다. 곳곳에 난무하는 클리셰 덩어리들이 오히려 그 다음에 어떤 상황이 나올지 예측 가능하게 해 공포 영화를 못 보는 사람들은 고맙다고 해야 할 정도이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김광빈 감독이 언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영화를 참고하지는 않았고 서양에서는 이런 영화가 흔해서 굳이 똑같이 따라하지 말자는 계획이 있었다”고 했지만, 어디서 본 거 같은 느낌이 자꾸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정우는 범죄, 스릴러, 액션, 재난 등 1억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첫 미스터리 영화에서도 그의 존재감을 드러낼지 의문이다. 어디서 본 거 같은 스토리에 어디서 본 거 같은 하정우의 연기가 더해졌다. 전작 ‘백두산’의 연기를 잊게 하기에 ‘클로젯’에서 연기가 복사, 붙여넣기의 수준에서 그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김광빈 감독과 같은 대학교의 동문으로 2004년 이후 훗날 같이 작품을 하자고 한 약속을 지킨 우정은 칭찬한다.


김남길의 퇴마사 연기는 어디서 본 거 같지만 전작들과 다른 연기를 보여주려고 한 게 보인다. 김남길 특유의 너스레를 떠는 장면이 유일하게 웃음을 주는 포인트다.


새로운 한국형 공포영화를 만들려는 신예 감독의 도전은 박수쳐주고 싶으나, 이것저것 보여주려는 욕심이 너무 과해 이도 저도 제대로 되지 못한 게 아쉽다.


한줄 평으로는 ‘하정우와 김남길은 코믹 영화에서 만나길 바란다’로 별점은 2.0(5.0)점이다.


한편, 영화 ‘클로젯’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2월 5일 개봉한다.



https://www.anewsa.com/detail.php?number=2057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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