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필
아무리 취미활동으로 매일 쓴 글들이 있다 해도 그것이 책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책으로 내려면 하나의 주제로 30-60꼭지 정도의 글을 써야 하며, 그 글들의 길이가 어느 정도로 일정한 것이 좋다는 사실을 나는 처음으로 알았다. 그리고 나는 편집자가 교정 및 교열 뿐만 아니라 내 글을 예쁘고 매끈하게 고쳐준다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모든 것이 돈이었다. 결국 나의 실력을 인정하고, 퇴고를 몇 번 하는 것으로 만족해기로 했다.
2. 출간
첫 책을 내는 기쁨은 마치 첫째 아이를 낳는 것과 비견될 정도로 흥분되는 일이었다. 책을 실물로 받기 전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책이 내 손에 들리는 순간 나는 마치 책바보처럼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홍보를 하고 리뷰이벤트까지 진행했다. 흩어진 기억의 파편이 모여 만들어진 첫 책은 마치 외장메모리 같았다. 일단 책이 나왔다는 안도감은 나로 하여금 자유를 누리게 했다.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기억이 쑥 빠져나와 책이 된 것만 같았다. 나는 첫 책을 통해 아들이 아빠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누군가 삶의 위안을 얻음과 동시에 도전을 받게 되길 기대했다.
3. 북토크
책을 내놓으면서 감옥 같았던 고통에서 벗어나는가 싶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북토크를 하면서 다시 지난 날을 떠올려야 했고, 청중의 질문에 대답해야만 했다. 그 순간 나는 이게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걸 깨달았다. 처음에는 북토크를 앞에 나가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거나, 청중의 궁금한 점을 해소시키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중심이 아니라 청중이 중심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한 시간을 내어 그 자리에 온 만큼 가치 있는 메시지를 선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 이후로 나는 북토크가 겁이 나서 한 번도 하지 않았다.
4. 방송출연
연예인을 만나서 대화하고,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니 정말 믿기지 않았다. 태어나서 그런 상상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다. 첫책을 출판한 작가의 집 출판사의 황준연대표님이 예전에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작가와 네 시간 정도 통화를 했는데, 이를 통해 나는 방송이 자연스럽고 즉흥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철저히 준비되고 계산된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 방송 전날 대본이 나왔고, 나는 그때부터 긴장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집에 가서도 대본을 읽고 숙지하느라 새벽 2시까지 잠들지 못했다. 아침에 비몽사몽 일어나서 헐레벌떡 준비하다 면도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아마 아내가 옆에서 도와주고, 운전해주지 않았다면 지각했을 수도 있다. 정말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한 두 개가 아니다.
5. 간증
처음에는 교회 집사님의 소개로 간증을 했지만, 새롭게 하소서가 방영된 이후 모르는 목사님으로부터 직접 간증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속으로 내가 무슨 자격이 되나 싶어 벌벌 떨었다. 처음 교회에는 여름 수련회였는데 간증 자리에 서자마자 눈물이 나서 한참 울었다. 몇 번의 경험을 했지만 아직도 나는 긴장되어서 손이 떨린다. 그래서 나는 마이크를 두 손으로 꼭 잡고 말했다. 다시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건 분명 힘들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님이 내게 주신 고난이자 영광이라고 믿는다.
6. 강의
건강과 약물에 대한 강의를 했다. 강의안을 만들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실력과 정성이 부족함을 느꼈다. 조금 더 노력해서 나만의 방식을 찾고, 내년에는 듣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아깝지 않은 유익한 강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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