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은 작지만 강력한 출발점이다

공부법#3

by 의지박약사

새는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 헤르만 헤세


"작심삼일이 뭐 어때서?" 괜찮아.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나라고 처음부터 공부를 잘 한 것 같니? 아니야. 절대 아니야. 갑자기 코흘리개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너 혹시 '아이템플'이라고 들어봤니? 당시 유행한 학습지였어. 매일 집에 한 부씩 배달되었지. 나 한 달 신청했다가 바로 취소했잖아. 왜냐고? 솔직히 처음 하루 이틀하다가 그 이후로 한 번도 안 풀었거든.


또 한 번은 운동회를 앞두고 매일 아침 학교 운동장을 달리겠다고 결심했는데, 한 번도 안 했어. 운동도 꾸준히 해야 실력이 늘잖아. 그런데 나는 노력하지 않으니 결국 그 어떤 운동도 잘 하지 못하는 몸치가 되어 있더라. 공부도 마찬가지였어. 우리 집에 책이 없어서 그랬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어. 매일 오락실에 가서 오락하거나 남들 뒤에 서서 하루종일 구경하곤 했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하나 있어. 나 때는 중학교 배치고사라는 게 있었거든. 배치고사 성적에 따라 전교 석차가 결정되고, 순서대로 반이 배정되었어. 예를 들어 1반부터 12반이 있으면 전교 1등은 1반, 전교 12등은 12반, 전교 13등은 또 1반 이런 식으로 말이야. 물론 내가 몇 등인지 다 알게 되지. 이 시험을 6학년 겨울방학이 되면 다들 문제집을 사서 준비했어.


아빠도 문제집을 사서 내게 매일 한 회씩 풀라고 내게 명령했어. 그리고 만약 90점을 넘지 못한다면 혼이 날거라 경고하면서 답안지를 찢어 가지고 갔어. 오픈 테스트나 다름 없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천천히 풀면 충분히 90점을 받을 수도 있었어. 그러나 나는 공부를 너무 하기 싫고, 또 맞기도 싫어서 묘수를 생각해냈어. 바로 모아둔 비상금으로 문제집을 한 권 더 사는거야. 나에게 필요한 건 답안지니까 나는 답안지만 찢어 보관하고 문제집은 동네 친구에게 선심쓰듯 선물로 주었어. 그 친구는 약간 당황한 눈치더라. 하여튼 그렇게 나는 위기를 넘겼어.


그런데 중1 담임선생님은 속일 수가 없더라. 담임선생님은 수학선생님이었는데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전에 예비시험을 꼭 치르셨어. 그것도 우리반만. 시험을 치른 뒤에 꼭 이 말을 덧붙이셨지. "중간고사 성적 나와서 지난 번 배치고사보다 성적이 떨어지면 맞을거야. 그러니 열심히 공부해와." 물론 내가 이 말을 들을리가 없었지. 나는 공부를 안 했고 석차가 2배로 떨어졌어. 선생님은 내 이름을 불렀고 나는 앞으로 나가 엎드려서 5대를 맞았어. 그 때만 해도 체벌이 허용되던 야만적인 시대였거든. 무지 아프더라.


그런데 이상하지? 나는 선생님께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죄송했어. 나는 엄마가 없어서 모성애가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지만, 뭔가 따뜻한 감정을 느꼈어. 나를 아끼고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진심은 꼭 말을 안해도 통하기 마련이니까. 다음 예비고사는 공휴일인 현충일 다음날이었어. 그래서 나는 쉬는 날 꼭 독서실에 가서 공부하기로 결심했어. 스스로에게 계속 이렇게 되뇌었어. "딱 오늘 하루만 진심으로 해보자"


새는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아침에 독서실로 가겠다는 작은 결심은 '기존의 나'를 깨고 새로운 나로 나아가는 강력한 출발점이었어. 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 나를 둘러싼 세계는 '자포자기'라는 알껍질이었어 . 그 안에서 나는 모든 걸 미루고, '나중에'만 외쳤지. 하지만 어느 날, 딱 하루만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어. 그 결심은 알을 깨는 일이었어. 작지만 아팠고, 그래서 진짜였어.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이지성은 "위대한 변화는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는다. 한 권의 책, 한 줄의 문장, 단 한 번의 결심에서 비롯된다."라고 말했어. 그날의 작은 결심은, 내가 다시 나를 믿게 된 시작이었어. 그리고 그 작은 시작이 일으킨 파장은 생각보다 강하고, 오래갔어. 오늘 하루만 공부해보자고 결심했던 내가, 결국 서울대에 간 거야.


사람들은 나니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다들 말해. 내가 머리가 좋아서, 내 유전자가 좋아서, 내 체력이 좋아서, 내 인내심이 타고 나서 또는 내 환경이 절박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말해. 그러나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 당시의 결심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거든. 처음한 그 공부의 결과도 그리 좋지 않았었거든. 단지 나는 진심이었어. 그 진심을 담임선생님은 알아주시고 나를 칭찬해주셨어. 나는 그 순간 인정받은 것 같아 너무 행복했어.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된 순간이지.


말도 제대로 못 할 만큼 어눌했던 내가 해냈다면, 엄마아빠도 없고 가난했던 내가 해냈다면 너도 분명히 해낼 수 있을거라 믿어. 단지 시작하겠다고 결심만 하면 돼. 그 결심을 딱 한 번만 실천하면 돼. 하루 아니 단 한 시간이라도 좋으니 당장 시작해 봐. 내가 장담하건대, 분명 네 태도가 변하고, 네 인생이 빛나기 시작할거야. 오늘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수학 문제를 한 문제만 푸는 것은 어때? 아니면 자기 전에 영어단어를 5개만 외워보는 건 어떠니? 누군가는 결심만 하고 끝나지만, 누군가는 행동을 시작해. 처음의 그 차이는 작지만, 쌓이고 쌓이면 그 결과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나게 된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어.


메시지 : 결심은 반드시 위대한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작은 결심이 매일 쌓이면, 결국 인생을 바꾼다.


실천 루틴 제안 : 오늘이 출발점이다. 오늘 딱 1 시간, 정해진 시간동안 집중해서 공부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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